선생님의 말씀에 의하면 또 감기에 걸렸다고 했다.
반에서는 공식 베스트 프렌드의 위치였기 때문에(이 쯔음에는 다른 친구들도 예전만큼 그녀를 피하지는 않았다) 당연한 듯이 내가 프린트를 건네주러 가게 되었다.
나는 싫었지만 안갈수도 없는 노릇이어서 저번과 마찬가지로 터덜터덜 그녀의 집으로 향했다.
우편함에 넣어둘까. 그녀도 그걸 선호할거같은데...
그러는 사이 그녀의 집에 도착했다.
현관문 앞에 누군가 쭈그리고 앉아있었다.
그녀였다.
"어떻게된거야?"
나는 깜짝 놀라서 말했다.
그녀는 새파랗게 질린 얼굴로 나를 보고는 옅게 웃었다.
"프린트. A쨩이 가져다주러 올줄 알았거든..."
"아니 아무리 그래도."
"아무튼 고마워."
이건 누가봐도 너무 이상하다.
무언가를 숨기고 있는게 분명해.
그녀는 내 손에서 프린트를 낚아채고 현관문을 열고 들어가다 급하게 프린트로 입을 막더니 토하기 시작했다.
"괜찮아. 나 정말 괜찮다고."
"괜찮긴 뭐가 괜찮아. 일단 잠깐 여기 있어봐."
다시금 쭈그려 앉는 그녀 손에 들린 프린트는 이미 더러워져 있었고 옷에도 토사물이 뭍어있었다.
친구가 이렇게 아픈데 이런저런 생각하며 망설일 때가 아니다.
나는 현관 안을 들여다보며 그녀의 어머니를 불렀다.
"저기요!!!아무도 안계세요?"
"제발 부탁이야, A쨩. 나 정말 괜찮다고..."
그녀는 거의 울면서 나를 잡았지만 나는 솟아오르는 우정에 불타있었다.
이렇게나 아픈 아이를 그냥 두고 갈수는 없었다.
엄마가 어떤 사람이던 친구임에는 틀림없다고 생각했다.
이렇게나 불러도 나오지 않는 그녀의 어머니에게 화가났다.
아픈 딸을 두고 도대체 뭐하고 있는거야?
"집에 잠깐 들어갈게."
"안돼!!"
그녀는 나를 저지했지만 나는 그녀의 집으로 들어갔다.
"저기요!!!!!"
여전히 반응이 없었다. 할수 없이 일단 그녀가 토한것을 치우려고 화장실로 추정되는 곳으로 향했다.
닦을만한 것을 찾고 싶었다.
그때 무슨 소리가 들려왔다.
현관 왼쪽의 그 다다미 방에서 들려왔다.
뭐야, 집에 있는거야?
타오르는 우정 파워로 거의 무서울게 없었던 그때의 나는 주저없이 그 방의 문을 열었다.
결과적으로 어머니로 추정되는 그 여인은 있었다.
저번과 같은 포즈를 하고 서 있었다.
죽은 고양이를 들고 있었다.
하지만 그 이상한 포즈는 신경조차 쓰이지 않을 정도로 더욱더 이상한 것이 그방 안에 있었다.
그녀의 어머니는 나의 존재도 눈치채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손에 들려있는 죽은 고양이가 향한 곳을 따라 나도 천장을 쳐다보았다.
천장에는 커다란 얼굴이 있었다.
눈. 코. 입. 그뿐이었다.
눈썹도 없고 머리카락도 없었다.
마치 고기를 납작하게 펴 붙여놓은 것 같았다
머리가 어질어질 했다.
갑자기 몸이 말을 듣지 않아서 나는 미동도 못하고 '그것'을 바라보았다.
진짜인가? 저게 뭐지?
눈썹도 머리카락도 없는 그 얼굴은 성별조차 분간하기 힘들었다.
감정없는 눈은 밑은 똑바로 쳐다보고 있었다.
눈도 못떼고 '그것'을 쳐다보고 있노라니 그녀의 어머니가 잰 걸음으로 다가와서는 나에게 죽은 고양이를 내밀었다.
나는 한계에 다달았다.
소리도 못지르고 나는 문밖으로 달려나갔다.
밖에 있던 그녀는 내 얼굴을 보고는 모든 것을 깨달은 듯 말했다.
"A쨩!!!그게 아냐!!!!!저건 모형이야!!!만든거야!!!!엄마가 미쳐서 그래. 엄마가 미친것 뿐이야!!!!"
나는 그녀의 목소리를 뒤로하고 달렸다.
아픈 그녀를 뒤로 하고. 더 이상은 상관할 수가 없었다.
그건 결단코 모형이 아니었다.
다다미방에서 도망치기 직전에 나는 '그것'이 눈을 깜빡이는 것을 봤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다음날 부터 그녀는 학교에 나오지 않았다.
죄책감도 느꼈지만 당시의 나는 그저 두려워 잊기위해 애를 쓸 뿐이었다.
그 사건 이후로 그녀와 나의 인연은 끊겼고 그 날의 진상은 밝혀지지 않은 채로 남아있다.
그 다다미 방은 무엇이었을까.
그녀의 어머니는 고양이의 시체로 무엇을 하려던 것일까.
자살했다던 소문 속 그녀의 아버지는 정말로 죽은게 맞는걸까.
오 재밌다~ 그것에게 제물을 바치는건가 [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