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할아버진또 뒤질세라 초를 그것의 머리쪽에다 문에대고 빙빙 돌리시더랍니다.

한참을 돌리고 있으니 그것이 팔을 한짝 들고 손으로 창호지를 살살 긁더랍니다.

생각지도 못했던 이것의 뜬금없는 행동에

양반다리를 하고 초로 원을 그리시는 외할아버지는 

파르르 떨리는 팔과 함께 엉덩이가 흠칫, 들썩거리셨답니다.

어린 저희 어머니의 눈에는 그것이 무엇인지도 몰랐고 저렇게 집밖만 돌아다니다 가겠지

이런느낌이었는데..집안으로 까지 침입할려는 느낌이 들자 순간
 고요하던 심장이 요동을 쳤답니다.

맨첨엔 손가락
 한개로 살살 긁어대던 소리가 손가락 여러개로 문을 긁어대니

서걱서걱 대는 소리로 바뀌었답니다. 이때는 한기가 느껴지는 것이 아니라 

정확히 알수 없는 눈에 보이지 않는 어떤 걱정이 턱하니 밀려오더랍니다.

얼마안있음 뚫릴텐데..듣고있는 저까지 그때의 상황
이 걱정이 되었습니다.

한번씩 숨소리가 간간히 들렸는데 그소리는 짐승소리마냥 거칠었다고 합니다.

외할아버지는 저희 어머니가 깨셨다는걸 눈치채셨는지 뒤도 안돌아보시고

"퍼뜩 눈감고 자그라" 하시며 조용히 말씀하셨답니다.

어머니는 덜렁 누워 억지로라도 눈을감았지만 쉽사리 잠이 오셨을까요..

방안을 죽 훓어보시고 옆에서 아무일 없다는듯 

너무나 평온히 잠들어 있는 나머지 식구들을 한번 보셨답니다.

그것이 자리를 뜬후에도

날이 밝아 왔음에도 

외할버지께서는 방문앞을 묵묵히 지키고 계셨고

어머니는 횡한 천장만 멀뚱히 쳐다보고 계셨답니다.

무엇이었을까요...

어머니는 끝까지 보지 못하셨다고 합니다.

그것의 모습은 외할버지만이 보셨을겁니다.

다만 다음날...창호지문에는 손톱
자국이 여러개 있었다고 합니다. 

이때 저희 막내 외삼촌 꼬꼬
마 시절 동무들중 한명이

마을에서 갑자기 사라졌다는 흉흉한 소문이 돌고있을 때였다고 합니다.

어쩌면 한명뿐이 아니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다시 저희 어머니가 처녀때로 돌아와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