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어도(異魚島):제주도 서쪽 바다에 위치해 있는, 예로부터 고기잡이에 나선 선원들이 거센 풍랑이
칠때면 어김없이 모습이 보였다고 전해지는 전설이 있는 섬.





시간은 빠르게 지나갔다. 준비는 순조롭게 되어갔고, 마침 출항하기로 결정한 날이 다가왔다.이어도로 첫 탐사를 가기로 한 계획은 화창하게 떠오른 아침해와 함께 순조롭게 진행됬다. 바다물결 또한 잔잔해서 배를 띄우기에는 최상의 날씨였다. 출항예정은 1시였고, 사람들은 저마다 준비를 하며 분주하게 시간을 보냈다. 김주완이 이번 탐사를 위해 거금을 들여서 만든 최신식 중형 보트는 왠만한 사람 스무명도 충분히 탈 수 있을 정도였고, 그 보트는 12시경에 제주도 서쪽 바다의 항구에 정박되었다. 출발하기로 한 예상 인원은 원래 9명 이었다. 우선 사장 김주완을 비롯하여 보트조종사, 김비서, 그리고 김주완이 특별히 고용한 1급 경호원 2명과 건설업자 황민주, 지리학자 김정식과 무당 정지혜, 그리고 마지막으로 인근에서 섭외한 지역 방송국 pd와 카메라맨 이렇게 총 9명이다. 근데 모인 사람의 숫자는 10명이었다. 김비서는 초대받지 않은 인물이 누군지 살폈고, 이내 처음보는 젊은 여자 한명을 발견해 낼 수 있었다.

"이분은.. 누구죠?"

"제가 데려왔어요. 수진아 인사드려."

무당 정지혜가 나서서 말했다. 그러자 수진이라고 소개받은 여자가 앞으로 나섰다.

"안.. 안녕하세요? 이번에 무당님이 위령제를 잘 치르실 수 있도록 도우려고 왔습니다. 박수진이라고 합니다."

자신을 박수진이라고 소개한 여자가 다소 숫기 없어 보이는 말투로 말했다.

"한명이 더 온다고 지난번 미팅때 미리 알려주시면 더 좋았을 텐데요..?"

김비서가 못마땅하다는 표정으로 정지혜와 박수진을 바라보았다.

"뭐 문제 될건 없으니까 신경쓰지 말게 김비서. 어차피 보트 크기도 넉넉하니까."

김주완이 옆에서 불쑥 끼어들자 김비서는 묵묵히 물러났다.

"하하. 무당님. 이 친구가 워낙 원리 원칙을 따지는 사람이라.. 너무 신경쓰지 마십시오. 오늘 잘 부탁 드립니다."

"아닙니다. 이해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아직 젊으신 분 같은데 지역에 유명한 여러 무당들도 꺼려하는 일을 나서서 해 주신다니, 제가 다 고맙습니다. 하하"

정지혜는 손으로 입을 가리며 호호 웃었다. 정지혜의 말투나 태도가 자신을 대할 때와는 사뭇 딴판이라 김비서가 인상을 찌푸렸다. 그리고 그동안 봐왔던 김주완의 모습에 의하면, 김주완은 절대로 무당 같은 인물한테 친한척을 할 인물이 아니었다. 지난번에 봤을 때와는 다르게, 정지혜는 나름 꾸미고 온 것 같았다. 얼굴은 화장이 되 있었고, 나름 한복 비스무리 한 옷을 입고 왔는데 몸에 착 달라붙어 있어 몸매가 부각되었다. 누가 보기에도 전통적인 무당의 모습은 아니었다. 아무래도 카메라를 의식하고 있는 것 같았다. 김비서는 김주완이 정지혜를 힐끔 힐끔 바라보고 있다는 사실을 눈치챘다.

"저.. 김사장님 사실 이번에 저도 한명 예기치 않은 동행이 있습니다."

황민주가 안경을 만지작 거리면서 김주완에게 다가왔다.

"그래요? 그게 누굽니까?"

"마침 제 마누라가 제주도에서 묵고 있었는데 제 소식을 듣고는 같이 가자고 난리를 치는 바람에.."

"하하하 보트 크기는 넉넉하니까 신경쓰지 마세요 황사장님. 어차피 이어도는 관광휴향지로 만드려고 계획하고 있는 것 아닙니까? 황사장님의 부인 정도 되시는 분이면 미래의 VIP 고객이니 얼마든지 환영입니다."

"그렇게 생각해 주시니 고맙습니다."

대략 10분정도가 지나자 고급 승용차 한대가 항구 근처로 다가왔다. 그곳에서 내린 사람은 황민주의 부인이었다. 화려한 디자인의 검은색 드래스를 입고 있었고, 굽이 꽤 높아 보이는 단화를 신고 있었는데 척 보기에도 상당히 사치스러워 보였다. 그렇게 총 인원은 11명이 되었다. 비록 뜻밖의 인물들이 몇명 더 오긴 했지만 그때 까지만 해도, 아무런 문제는 없어 보였다.

그러나 첫 문제는 모든 준비가 끝나고, 보트에 탑승할 일만 남았던 시간인 12시 30분 경에 벌어졌다. 그토록 맑았던 태양 아래로 조금씩 구름이 드리우고 있었던 것이다. 항구에서 담배 한대를 피우고 있던 김주완은 인상을 잔뜩 찌푸렸다. 사실 그는 이번 탐사에 대한 기대가 매우 컷다. 비록 꺼림찍한 소문과 흉흉한 미신이 나돌고 있는 섬이었지만, 그는 그런 말도 안되는 헛소리에 놀아날 정도로 감성적인 인간이 아니였다. 철저하게 이윤을 추구하는 이성적인 인간.

그게 바로 김주완 이었다.

그토록 기대했던 탐사였고, 개발될 지역의 모습을 직접 보기 위해서 일부로 몸소 이 탐사에 참여했던 그였다. 하지만 갑작스럽게 하늘을 뒤덮는 구름때문에 그는 심기가 불편했다. 만에하나 구름이 폭우의 징조라면, 출항이 연기될 것은 불을 보듯 뻔했기 때문이다. 보트조종사는 뭔가 찜찜한 표정이었다.

"어떤가? 배를 띄울수 있겠나?"

보트조종사는 한동안 하늘을 바라보더니, 조심스럽게 대답했다.

"바다물결이 여전히 잔잔하고, 구름색이 진하지 않은 것으로 보아 그리 걱정할 수준은 못됩니다. 충분히 배를 띄울수 있습니다. 하지만 갑자기 구름이 낀 것은 이해할수가 없군요. 기상뉴스에서도 별다른 말이 없었는데 말입니다."

조종사는 이해가 안간다는 표정이었다. 그는 내심 불안한 표정으로 하늘을 보았다. 하늘 저편에서 구름은 마치 독가스처럼 꾸역꾸역 밀려오고 있었다.

"배를 띄우겠네."

김주완은 결정을 내렸다. 딱히 문제가 없다면 즉시 계획을 실행하고 싶었다. 다른 이들도 약간 불안한 얼굴로 연신 하늘을 힐끗거렸다. 아무리 미신따위와는 거리가 먼 사람들이라 해도, 소문이 하도 흉흉하게 나 있어서 자신도 모르게 조금씩 두려움이 똬리를 틀며 조금씩 자리를 잡아가고 있었다. 헌데 출항의 시작부터 뭔가 느낌이 좋지 않았다.

"응? 김노인님.. 이곳엔 어쩐일로..."

김비서가 문득 뒤를 돌아보며 목소리를 내자, 사람들은 시선을 김비서가 바라보는 쪽으로 향했다. 척봐도 60은 넘어보이는 노인이 어느새 다가오고 있었다.

"어쩐일이라니.. 자네. 내가 틀림없이 경고했지 않나? 자네들이 이친구가 말한 그 사람들인가 보구만."

노인은 김비서를 바라보며 나무라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내가 그토록 경고했건만.. 힘없는 노인의 말이라고 별로 신경을 쓰질 않는겐가?"

김비서는 눈이 충혈되어 말을 꺼내는 노인의 태도에 얼어붙어서 당혹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노인을 호기심 가득한 얼굴로 살펴보던 김주완이 천천히 다가왔다.

"무슨 일입니까? 무슨 문제라도 있습니까?"

냉정한 표정과 착 가라앉은 목소리는 김주완의 성격을 잘 드러내고 있었다. 노인은 약간 화가 난다는 말투로 소리쳤다.

"지금 당신들이 무슨 일을 하려는 건지 알기나 아시오? 사람 목숨이 달린 일이오. 내가 그토록 경고했잖소."

김주완은 다소 재밋다는 얼굴로 말했다. 문득 바람이 조금씩 거세지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아.. 아주 잘 압니다. 저희는 지금 이 제주도를 위해서 아주 큰 개발계획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아마 이 개발이 성공 하면 이 마을에도 상당한 관광객이 몰려서 큰 이윤이 생기는 건 당연한 일입니다. 저는 이 계획이 피차에게 서로 좋은 것인데 어째서 이리도 문제가 있다고 하시는지 궁금하군요."

그 때 김비서가 다급하게 끼어들었다.

"저기 잠깐만요. 김회장님이 신경 쓰실 일 아닙니다. 어제 노인장과 저하고 잠시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제가 다시한번 이야기를 잘해 보겠습니다. 김노님 잠깐 저하고 저리로 가서 얘기하시죠."

"아니야.. 자네는 내가 한 말을 전혀 알아먹지 못했어."

"잠깐, 김비서. 무슨 일인지 궁금하지 않은가. 한번 이야기나 들어보도록 함새."

다급해 하고 있는 김비서에게 김주완이 딱 잘라 말했다.

"아... 죄송합니다."

김비서는 무언가 할 말이 있는지 입을 들썩이다가, 이내 뒤로 물러섰다.

"자. 그럼 노인장이 하려고 하는 말이 무엇인지 한번 들어보도록 합시다. 다들 모이세요."

그러자 보트 근처에서 무슨 일이 생겼는지 이쪽을 힐끔힐끔 바라보고있던 탐사대 일원들이 모두 모여 들었다. 노인 주위로 일행이 모두 다 모여들자 김주완이 냉소를 지었다. 미신이나 믿으며 오래 살아온 노인이 꺼낼 이야기야 불을 보듯 뻔했다. 그는 자기 자신만을 믿는 철저한 인물이었고, 그런 점에서 노인의 모습은 가난하고 어리석은 인간폐물로 밖에 보이지 않았다.

"우리가 출항하기전 알아야 할 뭔가 중요한 사실이 있는 듯 하군요. 한번 들어 보십시다."

김주완이 이죽거리는 투로 말하자 노인은 속으로 분노가 치솓았다. 생각같아서는 이대로 돌아가 버리고 싶
었다. 하지만 사람 목숨이 달린 일이기에, 그는 기침을 한번 한 후 말을 꺼내기 시작했다.

"좋소. 내 이야기를 주의깊게 들으시길 바라오."





출처 밑에 닉을 안썼네여 웃대 페어리드래곤

장편들은 한 작품당 맨처음 한번씩 꼭 출처 씁니다
단편들은 웃대 오유 블로그명 이런 식으로 쓰고요
불펌이라고 고나리 ㄴㄴ해여 출처는 꼭 밝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