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 실은, 지금 생각해보면 소대 차량(쿠터)가

확실히 있었는지에 대해선 아무런 기억이 없다...

그냥 그쪽에서 검은 남자 두명이 걸어오고 있었는데

그 모습이 나와같은 헌병 가죽장구였고,

새벽 4시 35분에 이쪽으로 올 남자 두명이라고는

상번자밖에 없었으니까...

둘은 초소 가까이 오더니 일제히 나에게 경례를 했다.

초소 주변은 그리 밝지않아 자세히 보지 않으면

그들이 누군지 알수 없었지만 일단 두명다 나에게

경례를 했기 때문에 둘다 나보다 후임이구나 하고는

\"수고해라\" 한마디 던져주고는 바로 발길을 서둘렀다.

눈이 소복소복 쌓여 걸음걸음마다 발자국이 남았다.

그렇게 1~2분 걸어 쿠터가 있는, 아니 있어야 할 장소에

도착했는데... 아무것도 없었다.

\"야 씨발 이거 뭐냐, 차 어딨어\"

\"일병xxx, 알아보겠습니다\"
(우리소대는 모르겠습니다를 못쓰고 알아보겠습니다를
써야했다)

\"아 뭐야 이거.. 야 가서 상번자한테 물어봐봐\"

\"네 알겠습니다\"

후임은 뒤돌아 초소를 향해 몇걸음 걷더니 멈추고는 말했다.

\"저... xxx상병님..\"

\"어? 왜\"

\"이것 보시기 바랍니다... 여기...\"

\"뭐가\"

\"저희 걸어온 길 말입니다. 발자국이.. 저희꺼밖에 없지않습니까?\"

\"...어?\"

상하번한지는 겨우 2분여가 지났다. 눈이 아무리 많이 오더라도

상번자가 초소까지 걸어간 발자국이 적어도 티는 나야 했다

그런데 진짜... 지금 생각해도 좀 좆같은데..

진짜로 방금 우리가 걸어온 발자국만 선명하게 남아있었다.

\"씨발..\"

\"뭐야 이거.. 씨발.. 뭐야\"

\'난 지금 누구랑 상하번 한것인가\'

\"아, 씨발...야 xxx\"

\"일병 xxx\"

\"야 돌아가자.. 저새끼들 우리소대 아니면 좆됐다\"

\"네 알겠습니다\"

난 진짜 지리게 무서웠다. 진짜 지렸다..

초소까지 돌아가는 100m가 그렇게 무서울수가 없었다.

난 눈에 젖은 k-2를 되도않게 거총하고 초소까지 다가갔다.

\"씨발 야! 나와! 나와봐\"

\"야 선임이 부르는데 대답없냐? 야 나오라고. 쳐자냐 벌써?\"

난 무서워서 초소 안으로 못들어가고 밖에서 개지랄떨었다.

\"아 씨발...야 xxx\"

난 같이 근무섰던 그 일병을 불렀다.

...

\"야! xxx!\"

\"야 대답없냐?\"

뒤돌아봤다.

아무도 없었다.















땅바닥을 보았다.

내 발자국, 내가 갔다 온 발자국들만 있었다.

난 진짜 멘붕이었다. 멘탈붕괴는 유행어가 아니었다.

진짜 있었다...

난 멘탈이 제대로 붕괴되어서 그런지

이상한, 용기 비슷한게 나서는... 초소 문을 박차고 들어갔다.

거기엔 같이 근무서던 후임이 여전히 포대에 앉아

코를 골며 자고 있었다.

그냥 갑자기 모든게 수긍이 되었다. 그게 뭔지는 몰라도

이상하게 그냥 이 상황이 납득이 갔다.

시계를 보았다. 3시 50분...

그리고 그제서야 저기 저 100m 밖에 쿠터가 멈추는 소리가 들렸다.









나는, 분명히, ... 문을 열어달라 소리치던

그 하사를 데려다준것이 틀림없었다...













그 다음날 무섭고 화가나서 후임 개털다가

소문나서 정신병자 취급받을까봐 티안내고 정상생활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