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부터 하던 일 그만두고 잉여거리면서 지내고 있다가
여기 괴담글 하나하나 읽으면서 시간 보내고 있는데 생각난 김에
제가 겪은 일 한번 써봅니다ㅇㅇ
내용이 좀 길어서 반말로 하겠습니다^^
때는 내가 고등학교 3학년 여름방학
보통 방학이면 여기저기 놀러다니기도 하고 그러는데 난 친구도 많은 편이 아니고
매번 방학때마다 집에 붙어서 티비보고 게임하는게 일이었어ㅇㅇ
우리 가족이 아빠, 엄마, 누나, 나 이렇게 4명인데 누나는 대학때문에 다른지역에서 따로 살고있었고
집에는 아빠랑 엄마랑 나랑 살고 있었는데 우리집엔 티비가 안방에만 있었음ㅇㅇ
그래서 아빠랑 엄마랑 주무시는데도 난 늦게까지 티비보다가 안방에서 자는일이 다반사였는데
어느 날 부터 내가 가위를 눌리기 시작했지. 그 전까지는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했던 일이어서
처음 가위 눌린 다음날엔 일어나자마자 엄마한테 막 신나게 떠들었던거같애ㅇㅇ
"가위라는걸 처음 눌려봤는데 짱 신기하당ㅇㅇ" 뭐 이런정도로.
당연히 어머니는 그게 좋은게 아니니까 걱정하시지.
그런데 이상했던건 매일, 똑같은 시간에 가위를 눌린다는거였어.
어렸을때 TV옆에 VTR같은거 같이 놔두면 왜 거기에 전자시계가 있잖아?
가위눌리면서 내가 몸은 못 움직이는데 방안이 다 보이는.... 그때 시계가 늘
02:00을 가리키고 있었어. 그리고 가위를 풀려고 별짓 다하다가 02:30이 되면 풀렸지.
일주일 내내 똑같은 시간에 가위를 눌리고 나니까 이게 좀 기분이 더럽더라고-_-
그래서 엄마한테 또 얘기를 했지(그때 당신 가장 친한 친구가 엄마였던거 같다...)
엄마가 그 당시 풍수지리 책 같은걸 좀 좋아해서 잘때 머리를 두는 방향, 수맥같은 거에
관심이 많았었거든. 그래서 그 날부터는 내 방에서 자기로 하고 내 방에서 잤는데...
뭐 그런걸로 어떻게 될 건 아니었나봐. 내 방에는 일반 벽걸이 시계가 있었는데
마찬가지로 새벽 2시에 시작해서 2시 30분이 되면 가위가 풀렸어ㅇㅇ
이때의 전자시계에 적힌 02:00라는 이미지랑 시계가 2시 정각이 될 때의 이미지는
아직도 나한테 깊이 박혀서 2시가 되면 요즘도 느낌이 좀 이상함ㅇㅇ
어머니가 또 절에 굉장히 열심히 다니셨는데 아들이고 걱정되니까
거기 스님한테 여쭤봤나봐. 아들이 요즘 이러이러한데 왜그러냐고.
뭐 스님이 어찌알겠어. 아무튼 뭐 뾰족한 수가 없으니
그냥 여름이라 더위를 먹었나보다, 몸이 허한가보다
하면서 엄마가 삼계탕같은것도 해주고 고기도 많이 주니까 나야 신났지
딱히 눈에 띄게 살이 빠졌다던가 아픈건 없었거든ㅇㅇ
그런데 어느 날엔가 여전히 02:00에 가위가 눌리고 가위에 익숙해져서 별로
풀려는 시도도 안하고 30분이 지나가길 기다릴때쯤.
내 가슴위에 사람 발 하나가 보이는거야. 그리고 그 다음날 부터 점점
내 눈에 보이는 부위가 늘어났어. 발에서 발목, 무릅, 허리...
결국엔 내 가슴을 밟고서는 가위를 일으키는 여자의 얼굴을 본거지ㅇㅇ
특별할거 없이 굉장히 클래식하게 하얀소복에다가 풀어해친 검은 긴머리.
소복이라기보단 뚜렷하지 않았다고 해야하나? 아무튼 뭔가 명확하진 않은데
그때의 기억은 그 여자의 눈동자만 기억나.
눈동자가 없고 그 안쪽으로 뭔가 무한한 공간이 있는 느낌?
이건 뭐 딱히 글로 설명하기가 힘드네... 아무튼 그때도 무섭다는 느낌은 안들었어.
내가 겁이 굉장히 많은 편인데 아직까지도 이때의 일은 무섭다는 기분이 안드네.
역시 다음 날 일어나자마자 엄마한테 또 신나서 주절주절 얘기를 했더니
이번엔 스님이 나를 한번 데려와 보라네??
뭐 딱히 전이랑 다른건 없고 너무 공부에 스트레스 받지 말아라,
먹는거 잘 챙겨먹고, 광명진언이라는걸 알려주면서 무서울때 한번씩 외워라.
뭐 그런얘기를 하셨던거 같애.
긍데 일단 난 공부도 안하는 타입에다가 기분만 나빴지 무섭진 않았거든.
그래서 그냥 대충 흘려듣고 말았는데 결정적인 일이 생겨.
어차피 가위 똑같이 눌리는거 TV나 더 보다 자야지- 하는 생각에
안방에서 자고 있는 날이었어. 아버지가 약간 장난기(?)가 있는 성격이라
특이한 행동 하는거 좋아하시는데 엄마랑 나랑 나란히 누워있으면
아빠는 내 옆에서 위아래를 반대로 하고 주무 셔ㅇㅇ
그니까 아빠 얼굴쪽은 내 발 옆에 있고, 아빠 발이 내 머리 옆에.
그런데 그날은 가위를 눌리지 않았어. 어째서인지 모르겠는데
평소처럼 잠들었다가 갑자기 눈을 떳어. 나도 모르게ㅇㅇ
막 자고 일어났을때 흐리멍덩한 상태가 아니고 굉장히
또렸한 상태로 눈을 딱- 하고 떳는데... 그때도 시간이 기억남
이번엔 04:30였음ㅇㅇ
내 다리 옆에 있는 아버지 얼굴쪽에서 그 여자의 몸이 나왔어.
나타난것도 아니고 나왔다고 표현하는게 제일 맞는거 같아ㅇㅇ
그리고 아버지쪽에서 나온 그 여자가 천천히... 아주 천천히 내쪽으로
다가와서 나랑 종이 한장차이로 얼굴을 맞대고 날 쳐다봤음.
이때는 얼굴을 정확히 봤는데 30살 전후의 미인형이었음.
또 눈동자가 예전과는 다르게 사람같았어.
아무튼 그렇게 눈이 마주친 순간, 눈을 한번 깜빡였는데
왠일인지 아침이 되어있었음ㅇㅇ
아빠는 출근하고 없고, 엄마는 밥먹으라고 하고.
역시 이번에도 엄마한테 얘기를 했지. 그래서 또 한번 스님을 찾아갔어.
스님이 나를 한번 스윽- 하고 보시더니 나는 내보내고 엄마랑만 얘기를
좀 오래 하시더라고. 그러고서는 어머니가 해주시는 얘기가...
1. 그 여자귀신은 너네 집안(가문)에 붙어있는 귀신이다.
2. 장남한테 붙어서 타고 내려오는 귀신인데 아버지가 늙고 힘이 없어지자 나한테 오려고 하는거다.
3. 그 귀신은 질투를 하는 귀신이다. 자기 남자한테 여자가 붙어있는 꼴을 못 본다.
아버지는 차남이신데 위에 큰아버지께서 혼인을 하지 않으셔서 슬하에 자식이 없었음.
그리고 아버지가 굉장히 오랫동안 어머니말고 다른 여자를 만나왔는데
어머니 말로는 아버지가 그렇게 변했다고 느낀게 내가 태어나고 부터...라는거ㅇㅇ
보통 아들이 태어나면 잠깐이라도 부부간에 애정이 더 생겨야 정상인데 이상하게
나한테는 애착을 보이면서 부부사이는 멀어졌다고 하셨음.
그리고 그 불륜상대가 또 웃긴게 사랑과 전쟁같은 뭐 그런 막장이 아니고
오히려 어머니 말로는 육체관계도 없이 순수하게 데이트만 하는 그런관계.
그런데 어머니 입장에서는 잠깐의 방황이 아니고 오래 지속되는 그런 관계라서
더 마음고생이 심하셨다고 하셨음ㅇㅇ
마지막으로 불현듯 떠올랐다며 말씀하신게
어머니의 시어머니, 그러니까 아버지의 어머니- 나의 친할머니 되시는 분이
내가 태어나기 전에 돌아가셨었는데 병도 없고 치매같은 증상도 없이
굉장히 정정하시다가 노환으로 돌아가셨다고 했어. 호상이지ㅇㅇ
긍데 가끔 밤에 방에서 누군가랑 다투는 목소리가 들렸다고 함.
"너 이년아! 여기가 어딘데 니가 감히 여길 와! 꺼지지못해!!" 뭐 이런 내용ㅇㅇ
아무튼 뭐 엄마랑 나랑 할 수 있는 추측은 여기까지고,
그걸 말씀해주신 스님이 알고보니 해인사였나 통도사였나...
굉장히 큰 절에 주지스님으로 계시다가 은퇴하시고 지방에 작은 절에
쉬러 오신 거였는데 그게 우리동네였던거ㅇㅇ
그래서 스님께서 귀신을 쫓는 의식을 하자고 하시더라고.
너무 기니까 제령? 퇴마의식? 아무튼 그거랑 그 뒤의 이야기는
다음편에~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