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게가 결심한 듯 입을 벌린다. 그리고 바위의 얼굴을 바꾼 것은 자신이라고 말했다. 나는 [알고 있었어.] 라고 말한다. 놀란 얼굴. 모든 것이 선생님의 추리 대로였다. 그러나 나도 모르고 있었던 것이 하나 있었다. 시게가 그 사건이 있었던 다음날, 안면굴에 붙인 또 하나의 얼굴을 벗겨 낸 후에, 혼자서 옆 도시에 있는 병원까지 걸어갔다고 한다. 타로를 보러 가려고. 병실에서 녹초가 되어 축 늘어지고 있었던 타로는, 이미 그것이 시게가 계획한 장난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타로는 화를 내지 않고 이상하게 멋쩍을 것 같은 표정을 짓고 쓴웃음을 보였다. 깜짝 놀라서 도망쳤다는 사실이 부끄러워서 아무에게도 말하지 말라고, 그렇게 말하면서 머리를 긁는 것이었다. 그래서 시게는 어른들에게 어떤 소리를 듣더라도 가만히 입 다물고 꾸중을 듣고 있는 것이다. 나는 시게가 꾸중을 듣는 것이 무서워서 자신의 소행이라는 사실을 숨기고 있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깨끗하게 책임을 지는 것이 두목이 보여야 할 모습이라고 생각해서 실망했었는데, 시게는 타로의 심정을 생각해서 처음부터 모든 것을 책임지고 있었던 것이다. 역시 시게는 훌륭한 두목이었다. [선생님? 어떤 선생님?] 갑자기 시게가 그렇게 말했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그렇게 말했던 모양이다. 그러고 보니, 열이 나고 있을 때 선생님을 만난 것 같은 생각이 든다. 여기에 있을 리가 없는데도. 서투른 발뺌은 쓸데없는 귀찮음을 낳을지도 모른다. 나는 체념하고, 고장수호신을 모신 수풀의 맞은 편 마을과 여름방학 학교를 이야기했다. 이야기하는 동안, 기분이 좋아지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선생님을 누군가에게 이야기하고 싶었던 것이다. 자랑하고 싶었던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면서 시게의 얼굴을 보자, 의아한 것 같은 표정으로 고개를 갸웃하고 있다. [아직 열이 나는 것 같다.] 시게는, 고장수호신을 모신 수풀 저쪽에는 아무것도 없다고 말했다. 그리고 내가 들고 있던 수건을 들고 방에서 나갔다. 나는 여우에 홀린 것 같은 마음이 들면서도, 어째서 시게는 아직도 거짓말을 하는 걸까? 라고 초조해하면서 잠이 들었다. 얼마나 잤을까? 누가 방으로 들어오는 기척이 들려서, 눈을 떴다. 문을 닫고 이불 옆에 온 것은 할아버지였다. [고장수호신을 모신 수풀 저쪽에 갔느냐?] 라고 할아버지가 물었다. 시게에게서 이야기를 들은 것 같다. 그렇다고 내가 말하자, 평소와 다르게 언짢은 얼굴을 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나의 귀로 믿을 수 없는 것을 들었다. 그 마을은, 할아버지가 어렸을 때 무서운 병이 유행해서 사람들이 거의 다 죽어버렸고, 남은 사람들도 마을을 버리고 뿔뿔이 흩어져서, 지금은 아무도 없는 마을의 가옥만 방치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럴 까닭이 없다. 하지만 나는 실제로 그 마을에 갔는데. 실제로 선생님을 만났고. 실제로... 확실히 저 숲에 있는 맞은 편에는 편안하고 한가로운 산간의 마을이 존재했지만, 선생님 이외의 사람을 만나지 못했다는 사실을 그때야 알아차렸다. 이웃집에 있다는 선생님의 어머니도, 나 이외에 4명이 더 있다고 하는 여름방학 학교의 학생도, 결국 누구 한 사람도 보지 못했다. 그러나 정말로 그렇게 버림받은 마을이라면, 어째서 선생님은 저런 곳에 혼자 있었던 것일까. 그리고 어째서 거짓말을 하고 있었던 것일까. 모르겠다. 생각하고 있으면, 또 열이 날 것 같다. [그 병은 뭐였어요?] 할아버지가 나지막하게 대답했다. [결핵]
결핵. 텔레비전으로 본 적이 있다. 옛날 드라마에서, 요양소에 있는 여자가 기침하고 있었던 장면이 떠오른다. [폐결핵이란다. 진찰할 수 있는 의사가 없었어.] [감기가 유행하고 있어. 감기가 유행해.] 기침이다. 기침. 선생님도 기침하고 있었다. 나는 이유도 모르고, 그 말을 몇 번이나 머릿속에서 되풀이한다. 할아버지는 그런 나에게서 시선을 다른 데로 돌리며 일어섰고, 방에서 나가려고 손잡이에 손을 대는데, 갑자기 생각이 난 듯이 말했다. [나도 어릴 적에, 안면굴이 화내고 있는 얼굴을 봤었지.] 문이 닫힌다. 영문을 모르겠다. 아니, 나의 머리 어딘가에서는 그 사실을 알고 있다. 단지, 알고 싶지 않을 뿐이었다. 나 자신이. 고민하고 있는데, 또 문이 열렸다. 이번에는 할머니가 들어왔다. 나는 할머니에게 말했다. [그런데 선생님은 알고 있었어요. 큰 향나무가 정원에 있는 집이라고 말했을 뿐인데도, 시게가 사는 집이라는 사실을요.] 할머니는 뭐든지 알고 있다는 얼굴로 중얼댔다. 할아버지는 어린 시절, 대단히 유명한 장난꾸러기로, 이웃 마을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었다고 할 만큼 악명이 자자했다고 한다. 이름은 시게하루. 손자인 시게는 그 이름을 물려받은 것이라고 한다. [역시 홀렸었구나. 천벌로 죽지 않은 게 다행이야.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홀린 거라고? 내가? 몸이 떨렸다. 그리고 나도 모르는 사이에 눈물이 흐르고 있었다. 나의 감기는 단순한 감기였다. 무서운 병이 아니었다. 완전히 몸이 나아져도 밖으로 나가지 않았다. 집에 틀어박혀서 숙제하고, 숙제를 전부 다 했을 때는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서 읽었다. 시게와 병원에서 되돌아온 타로가 같이 놀러 가자고 말해도, 흥미가 없었다. 그래도 골판지로 만든 슈퍼카에 올라타서 놀고 있는 친구들을 보고 있는 모습을 보니, 너무 허접스럽게 만든 모습이 웃겼기 때문에, 나도 멋진 페라리를 만들고 놀이에 뛰어들었다. 그냥 서로 부딪치고 놀 뿐이지만, 페라리의 빛나는 모습을 두려워한 놈들이 여기저기 도망쳐다니는 모습은 기분이 좋았다. 마지막에는 시게와 일대일 승부를 하게 되었고 마침내 지고 말았다. 시게의 차에는 [롤스로이스 팬텀]으로 모자라서 [크라이슬러]와 [람보르기니]라는 글자까지 매직잉크로 쓰여 있었다. 역시 이길 수 없었다. 그런 식으로 나는 조금씩 건강해졌지만, 고장수호신을 모신 수풀에는 가지 않았다. [이제 더는 갈 생각하지 마라.] 라고 할아버지에게 들은 소리. 그리고 선생님이 오지 말라고 말한 것. 그러나 무엇보다도 나 자신의 마음속에서 뭔가를, 모든 것을 뺏기고 마지막 남은 그 보이지 않는 그 무언가마저 나 자신 스스로 깨부수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 자신을 합리화하면서 그랬던 건지도 모른다. 생각하지 않아도 여름은 끝난다. 나에게도 돌아가야 할 진짜 집이 있고, 학교가 있다. 이대로 눈을 감고, 귀를 막은 채로 있을 수 없었다. 내일은 그동안 신세를 진 시게의 집에 작별을 고하는 날. 나는 고장수호신을 모신 수풀에 혼자 들어갔다. 여전히 귀가 아파지는 것 같은 매미 소리 속에서, 어둑어둑한 나뭇잎 그늘을 묵묵하게 걷는다. 신사를 참배하러 가는 길을 곁눈질로 바라본다. 그리고 길 안쪽으로 발을 돌린다. 비가 거의 내리지 않으므로, 부드러운 흙이 들러붙은 발자국이 추접스럽게 남아 있는 것이 눈에 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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