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 사실 별 시답잖은 글이지만...

 

오늘은 할아버지 49제를 막 지내고 집에 온 참인데

 

인터넷 뒤지다가 레전설인 가발이야기를 보게 됬다. 제법 무섭더라 ㅋ

 

읽다보니 나도 귀신? 뭐 그런거 살짝 오싹했던 경험이 있어서 한 번 써보려고

 

흠... 일단 난 평소에 상당히 겁이 많다.

 

겁이라기보단... 오싹함을 느끼는 범주겠지만 쨋든 그런걸 잘 느끼는 편이다.

 

중학교 2학년때 쯤이였을까..

 

그때 살고있던 집은 4층에 있던 빌라였는데 내 방은 자그마한 베란다로 이어지는 방이였고,

 

그 베란다 밖에서 들어오는 누런 가로등의 불빛은 제법 을씨년한 분위기를 연출하는 그런 살짝 낡은 빌라의 조그마한 방이였다.

 

그날도 여지없이 밤은 찾아왔고 보통 달빛이 내쪽으로 오는데 그날만큼은 달이 구름에 가렸는지 달은 커녕 달빛조차 볼 수 없었던걸로 기억한다.

 

별 건 아니니 그냥 이불펴고 잠에 들었는데

 

갑자기 눈이 번뜩 떠지더라

 

베개에 머리를 뉘이면 딱 그 베란다 창문이 보이는데 그 상태로 눈만 뜬 채 아무것도 할 수 없더라.

 

몸이 내 마음대로 움직여지지 않고 뭔가가 내 몸에 있다는 이상한 느낌만이 강하게 끼쳐오는데 그때의 섬뜩함은

 

앞서 서술했던 그냥 가끔 어두운 길, 골목길 지나다닐때 느끼던 섬뜩함과는 비교조차 할 수 없었다.

 

'와 ㅅㅂ 뭐지 좆됬다.' 라고 생각한채 어찌해야 할 지 최대한 머리를 굴리다가 항상 줏어듣던 불경을 외우기 시작했다.

 

속으로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

 

이걸 미친듯이 계속 중얼거렸다.

 

그러다 문득 눈이 감기고

 

눈을 뜨니깐 어느새 아침이더라 약간 땀도 흘렸던것 같지만, 명확하게 기억나진 않는다.

 

아 참고로 난 성실한 무교인이다만, 그땐 어째서인지 저걸 외워야겠다는 생각이 강하게 느껴지더라.

 

 

그리고나서 고등학교 1학년.

 

우리집은 제법 돈을 많이 벌게되어 45평짜리 아파트로 이사가게됬다.

 

이사가기 전 아파트를 짓던 중에

 

뭐라고 해야하나... 아직 공사중..?

 

시멘트만 잔뜩 발라져있는 그런 회색인 상태라고 하면 표현이 되려나 모르겠다.

 

그니깐 장판도 벽지도 가구도 아무것도 없는 그런 상태인 아파트에

 

엄마,아빠,나 셋이서 이제 새로 이사가게될 집을 구경하려는 차원에서

 

(정확히 말하자면 엄마,아빠는 이미 보셨고 나를 구경시켜주기 위해서.)

 

한 밤중에 그 아파트로 가는데 그 아파트 옆에는

 

하얀색 석상이 지붕에 장식되어있는 성당이 있었다.

 

앞서 말했듯이 비교적 다른 사람들에 비해 섬뜩함을 잘 느낀는 편인데,

 

그 성당의 하얀 석상에서 그 섬뜩함이 풍겨오더라.

 

차 안에서 봤는데 온 몸에 소름이 돋았다.

 

밤에 그 을씨년한 분위기 속에서 하얀 석상 하나 밤하늘 가운데에 고고하게 팔을 벌리고 서있는 모양에

 

뭐랄까, 알수없는 그런 섬뜩함을 받았다.

 

그러다가 아파트에 도착했고 차를 주차한 후에

 

엘리베이터를 타고 17층 까지 올라가서 방 안으로 들어갔다.

 

그런데 갑자기 답답했다.

 

숨이 콱콱 막혔다.

 

또다시 그 섬뜩함이 내 온 몸을 지배했다.

 

그 아파트엔 아직 불조차 켜지지 않아서 아빠가 손전등으로 이리저리 비춰주고 계셨는데,

 

휴대폰 보조등이라도 키려는 생각으로 휴대폰을 꺼냈는데 휴대폰이 꺼져있었다.

 

차 안에서만 해도 켜있던 휴대폰이.

 

배터리도 분명 충분히 남아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켜지지 않았다.

 

당황했지만 이내 침착하고 휴대폰을 켰다.

 

검은 액정에 lg u+ 가 뜨고 이내 휴대폰이 꺼졌다.

 

다시 켰다.

 

다시 꺼졌다.

 

켰다.

 

꺼졌다.

 

소름이 다시 강하게 돋았다.

 

그래서 옆에 있던 엄마에게 이 상황을 말씀드렸지만, 별로 관심갖고 들어주시진 않았다.

 

아파트 방을 다 보고 나서 차에 탔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차에 타서 휴대폰 전원버튼을 눌렀는데

 

휴대폰이 켜있었다.

 

꺼져있는 상태가 아니고 그냥 화면만 꺼져있는 그런 상태였다.

 

지금은 그로부터 2년이 지났다.

 

지금 내 나이는 고3이고 내 방 창문에서는 그 성당이 올곧게 보인다.

 

가끔 편의점에 갔다가 집으로 돌아올때 보이는 그 하얀 석상을 보면,

 

항상 이 기억이 난다.

 

뭐, 별 문제없이 잘 살고있다.

 

최근에는 그런 섬뜩함,오싹함도 잘 느끼지 못한다,

 

아, 가발이야기 볼때는 느꼇지만 그건 그냥 공포감이였으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