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서울에 있는 모 일본 신문사에서 아르바이트 일을 한 적 있습니다.

시급은 4천원으로, 서류를 정리하고 냉장고의 음료수를 정리하는 간단한 일을 하며 11시까지 자리를 지키는 것이 제 일이었습니다.

저는 월, 수, 금에 아르바이트가 있었고 화, 목은 다른 대학생이 맡고 있었습니다.

아르바이트를 맡는 사람들의 이름과 집 주소, 전화번호를 회사 내 화이트보드에 붙여놓고 있었기 때문에 그 사람의 이름정도는 저도 알고 있었습니다.

남는 시간에는 책을 읽고 공부를 하며 시간을 보내던 어느날, 회사에 온 신문을 배부하던 중 화이트보드에 그 사람이 자신의 개인정보를 써놓았던 종이가 사라져 있는 것을 알아차리게 되었습니다.

금요일날 다시 화이트보드를 확인해보니, 다른 사람의 이름이 적힌 종이가 걸려있었습니다.

쉽게 말해 화, 목요일에 근무하던 사람이 바뀐 것이지요.

바뀐 사람은 화이트보드에 적힌 제 인적사항을 확인한 것인지, 전화번호를 통해서 카카오 톡으로 연락을 보내왔습니다.

그는 이번에 화, 목요일 일을 맡게 되었으며, 혹시 시간이 맞지 않으면 서로 출석해줄 수 있냐고 물어왔습니다.

저는 별 생각 없이 그렇게 하겠다고 말을 했습니다만, 그게 사건의 화두였습니다.

 

 

 

어느 목요일날 저에게 메시지가 왔습니다.

대충 확인해보니 오늘 대신 나가줄 수 있냐는 물음이었습니다.

나가고 싶지 않아서 일부러 확인도 하지 않은채 늘어지게 낮잠을 잤습니다.

그러던 중 갑자기 핸드폰이 울려 잠에서 깼습니다.

화면을 확인해보니 'xxxx상' 이라고 써있어서, 재빠르게 전화를 받았습니다.

지부장이 직접 저한테 전화를 한 것입니다.

전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목소리는 평소답지 않게 상당히 무거웠습니다.

 

 

"xx씨 오늘 회사에 아르바이트 하러 오셨나요?"

 

 

"아니요. 오늘은 xx군이 하는 것 아니었나요?"

 

 

"아...알겠습니다."

 

 

그는 곧바로 전화를 끊었습니다.

혹시 화, 목 근무자가 오늘 제가 나온다고 떠민 것은 아닐지, 회사에 아무도 가지 않아서 화가 난 것은 아닐까 싶어 근로자에게 메시지를 보냈습니다만, 그는 답장하지 않았습니다.

저는 곧바로 외출 준비를 하고 회사로 향했습니다.

둘다 잘리는 것은 아닐지 걱정이 되어 편히 갈 수가 없었습니다.

저녁 식사시간이라 회사엔 아무도 없었고, 배부해야될 신문들도 그대로 놓여있었습니다.

서둘러 신문을 배부하고 아르바이트 자리에 앉아있었는데, 10분 정도 뒤에 회사원들이 들이닥쳤습니다.

제대로 알아들을 수 없는 일본말로 서로 무언가를 말하다가, 저를 보더니 깜짝 놀라더군요.

 

 

"xx군은 오늘 왜 왔지요?"

 

 

"xx씨가 오늘 나오지 않는다고 해서 제가 대신 나온거에요."

 

 

그들은 열띤 표정으로 다시 무언가를 논의하더니, 저에게 물었습니다.

 

 

"oo군 혹시 들어올때 에어컨이 켜져 있었습니까?"

 

 

곧바로 생각이 나질 않아서 잠시 생각을 하다가, 사무실이 시원했다는걸 뒤늦게 깨달았습니다.

그래서 그렇다고 대답했지요.

그들은 '확실히 확인해봅시다.' 라고 하더니 cctv를 본다며 사무실을 나갔습니다.

혼자 자리에 앉아 묵묵히 신문을 자르는 xx씨에게 가서 조심스럽게 물어보니, 그는 섬뜩한 이야기를 하나 들려주었습니다.

사무실의 에어컨은 사무실 안에 사람이 들어오면 자동으로 작동하는 시스템인데, 오늘 6시경에 아무도 사무실에 없었는데 에어컨이 자동으로 켜졌다는 겁니다.

그는 화요일날에도 xx씨가 오기 전에 에어컨이 켜져있었다면 그건 정말 '무거운 일'이라며 혼자 중얼거렸습니다.

이윽고 사원들이 평온한 표정으로 돌아왔고, 그 모습을 보며 저는 단순한 에어컨 고장때문에 일어난 일이었을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다음주 월요일, 여느때와 다름 없이 사무실에 출근한 저는 그 자리에서 얼어붙고 말았습니다.

작은 소형 향로에 지금 막 불 붙인것 같은 향 하나가 꽃혀있었습니다.

멍하게 향을 보는 저에게 지부장이 다가왔습니다.

그리곤 '앞으로 6시에 출근하면 향을 하나씩만 피워주면 고맙겠다'고 말했습니다.

화목 근무자에게 무슨 일이 있었냐고 묻자, 지부장은 '불행한 사고로' xx군이 먼곳으로 떠났다. 고 대답했습니다.

그리고 괴이한 일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반드시 이렇게 향을 피워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지금도 제 옆에 놓인 이 향로가 계속 신경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