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 말 그래도 내가 겪은건 아니고 친구에게 들은 이야기야


본인 입으로는 실제로 겪었고 꿈이나 헛것을 본건 아니라고 하지만


뭐... 이게 소설인지 사실인지는 둘째 치고 그냥 재미로 봐줬으면 해


그럼 친구 시점에서 이야기할께


그래... 이미 몇년 지난 일이진지라 날짜는 기억 안나지만 하나 확실한건


정말 추운 겨울이었어 아마 1월 초였던걸로 기억해


자취방에 쳐 박혀서 과제를 대충 끝내놓고 밖을보니 이미 한밤중이더군 


진짜 그날따라 어찌나 춥던지 자취방에서 담배 하나 피우러 기어나와 왔는데 우와...진짜 부랄까지 얼어버릴거 같더라고


여름에는 간간히 방에서 피우긴 했지만 겨울에는 옷도 이불도 다 두껍고 환기시키기도 싫어서 항상 나가서 피우거든


아무튼 방에서 기어나와서 덜덜 떨며 라이터를 꺼냈지 한겨울밤 칼바람이 뼛속까지 파고드는것 같았고 라이터도


바람 때문에 그런지 엄청 안켜지는거야 


혼자 씨발씨발 거리면서 열심히 라이터를 켜는데 저 앞에 가로등 아래 검은 무엇인가 흔들흔들 하더라고


시간이 늦어서 그런지 주변 건물도 다 불이 꺼져서 골목길이 무척이나 어두웠거든


그래서 그 가로등만 유독 눈에 띄었지


불 붙이기를 멈추고 가로등 아래를 자세히 보기 시작했어


이상하게 그리 멀리 있는것도 아닌데 뚜렷하게 안보이는거야 이상하게 초점이 잘 안맞는다고나 할까??


마치 카메라로 보면 엉뚱한 곳에 초점을 잡아서 흐리게 보이는듯 했어


나는 뭔가 희안하다 싶어서 담배필 생각도 추위도 잠시 잊고 열심히 바라봤어


근데 그게 언제부터인지 모르겠는데 점점 가까워 지는 느낌이나는거야...


모르겠어 분명 저기 가로등 아래 있는데 


내 망막에 맺힌 상은 점점 가까워 지는거 같았어


순간 그제서야 뭔가 잘못됬다 좆됬다 싶었지


정신이 확 드는데 그 가로등 아래 있던게 내쪽으로 서서히 오는거야


걷는것과 뛰는것 중간정도의 속도라고 해야하나? 


그 검은것이 어느새 가로등 불빛 아래를 벗어나 어둠속으로 빨려들어갔지


느껴졌어 여전히 나에게 오고 있단걸


난 뭔가 알 수 없는 공포감에 일단 집구석으로 들어와 문을 닫고 모든 창문을 잠궜지


침대에 올라가 이불을 덮고 벽에 기대어 앉았어 


그리고 아무것도 생각을 안하려고 노력했어


자꾸 귀신이니 뭐니 생각하면 더 무서워지니까


일단 못 피웠던 담배를 방안에서 피우기 시작했어


그래도 따뜻한 온기와 담배가 주는 안도감 덕분인지


서서히 진정하게 되더라고 


담배를 천천히 피우는데 아버지한테 전화가 오는거야


통화내용을 요약하면 방금 정말 기분나쁜 꿈을 꿨는데


도저히 찝찝해서 그냥 못넘기고 전화하셨단거야 


무슨 내용인지 물어봤지만 말씀은 안해주시고 그냥 


밤늦게 어디 싸돌아다니지말고 얼른 자라는 내용이었어


약간 이때부터 다시 무서워지기 시작했는데 우리 아버지는 


각종 미신이나 꿈풀이 해몽 종교 이런거 절대 안믿으시는 분이거든


22년 살면서 처음으로 아버지가 꿈자리에 대해 말씀하신게 


영 찜찜했어


솔직히 좀 혼자 있기 무서워서 친구 한명를 불렀어 남자가 쪽팔리게 무서워서 와달라는 못하고


그냥 방에서 술이나 한잔 하자고 놀러오라고 했지 친구도 마침 과제도 끝냈고 좋다면서 샤워만 하고 바로 온다는거야


맘속으로 내심 안심하면서 티비를 켜고 안주거리를 준비했지


냉동 만두도 굽고 돼지고기 조금 남은거 야채랑 대충 볶아내고 나니 


쿵쿵쿵 주먹으로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나는거야


당연히 친구라 생각하고 들어오라고 말했지


근데 잠깐 친구는 내 방 비밀번호를 알고 있는데???


그리고 시계를 보니 15분정도 지났더라고


이 친구가 나랑 가깝긴해도 샤워하고 올 수 있는 시간이 아닌데...


이 생각까지 하니까 또 다시 문을 때리는 소리가 들리는거야 그것도 안멈추고 규칙적으로 


그냥 계속 두리는거야 쿵쿵쿵쿵쿵쿵쿵쿵쿵 


그제서야 아까 가로등 아래서 보았던 그 무언가가 다시 생각나더라고 


아...좆됬다... 그래도 혹시 뭐 그냥 술취한 사람일지도 모르니 일단 누구냐고 불러봤어


내가 누구세요 물어보자 잠시 문을 때리는걸 멈추더니 


'나야 문열어 나야 문열어 나야 문열어 나야 문열어 나야 문열어 나야문열어나야문열어나야문열어'


말하기 시작했어


남자인지 여자인지도 모를 희한한 목소리로 나즈막하게 반복했지 


진짜 울고 싶을 정도로 무섭더라고


일단 친구가 여기 오면 좆될거 같다는 생각에 


친구한테 전화를 걸었어 말했지


'야 내 현관앞에 미친새끼있는거 같다고 오지마 씨발 '


'뭔 소리야?? 나 지금 니 집앞이야 끊어'


그리고 바로 현관 비밀번호 눌리는 소리가 나더리 그 목소리도 사라졌어


그리고 친구가 넋이 나가 있는 날 보더니 왜 그러냐고 


진짜 걱정스러워했지


일단 친구와 술 한잔 마시면서 오늘 겪었던 일을 말하기 시작했어






아 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