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은 어느새 어깨까지구멍에서 빠져나와 있었고, 그 앙상한 가슴도 점점 모습을 드러내고 있는 중이었어. 그리고 천천히 벽을미끄러져 내려오기 시작했지. 그것은 땅을 향해서 팔을 뻗었어. 여전히 나를 향해 그 소름끼치는 미소를지으면서.
난 잠금장치를 잡고 있는대로 힘을 줬어. 맙소사, 마침내 딱 하고 잠금이 풀리는 소리가 들렸어. 엉엉 울면서, 나는 문을 열어젖히고 Blake에게 달려가서 안겼어. Blake는 문이 열리자마자 바로 그것을 발견했어. “씨발 이게 뭐야?!” Heather는 비명을 질렀지.
그는 나를 잡고 그것으로부터 멀리 떨어트려놨어. 그것의 팔은 이제 땅에 닿아 있었어. 그 뒤로 비틀리고빼짝 마른 다리가 환풍구 구멍에서 스르르 빠져나오고 있는 중이었고. 그리고 우리에게로 점점 가까이다가오고 있었어. Blake는 그 전에 문을 쾅 닫아버렸어.
우리가 차까지 어떻게 도망나왔는지는 잘 기억이 안나. 차에 올라타자마자 다리 쪽으로 질주하기 시작했지. 나는 조수석에서 숨을 몰아쉬고 있었고 Blake는운전을 하고 있었어. 한 손으로는 내 어깨를 다독이면서. Heather는 내 뒤에서 나를 껴안아주고 있었지만 그 애 역시 애처롭게 떨고 있는 상태였어. 내가 그집에서 가져온 노트북은 여전히 내 후드에 감싸진 채로 내 무릎에 놓여 있었어.
우리는 다시 모텔로 돌아왔어. 그리고는 각자 길고긴 샤워를 했지. 그 때 입었던 옷들은 모두 쓰레기통에 버려버렸어. 거기 갔을 당시에 장갑을 끼고 있었기 때문에 뭔가를 직접적으로 만지지는 않았지만, 그게 충분한지는 잘 모르겠어. 어쩌면 벌써 늦었을지도모르지. 그 이전에 충분히 경고를 받았기 때문에 누구를 탓할 수도 없는 상황이지만.
Blake가 삼층에서 사진을 엄청 많이 찍어왔는데, 모두의 예상과 다르지 않게, 제대로 뭐가 나온 건 이거한 장 밖에 없어. 아파트 벽에 있던 곰팡이를 클로즈업 해서 찍은 거. 꽤 실망스럽지. 근데 우리한테 있는건 이게 다야.
난 우리한테 일어난 일을 최대한 빨리 업데이트 하려고 노력하고 있긴 한데, 뭔가 집중하기가 힘드네. 거기 갔다온 다음부터 너무너무 피곤해. 그리고 잠도잘 안와. 밤에 한 몇 시간 밖에는 잘 못 자. 잠을 자면항상 불안하기 짝이 없는 꿈을 꿔. 이렇게 쓰면 너희가 그게 감염된 증상이라고 할 것 같긴 한데, 나도 이제 내가 진짜 감염된 걸까봐 무서워. 한 번 잠이 들면항상 그 얼굴이 나타나. 여기를 떠나는 게 안전한 일인지 이젠 모르겠어.
나머지 일들은 다음 글에 계속 올릴게. 이걸 시작하고 처음으로 아예 발을 들이지 말았어야 했다는 후회가 드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