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자꾸 정신줄을 놓고 있어. 내가 이 글을 쓰려고 한지 벌써 세번째야. 책상 앞에 앉아서 글을 쓰려고 하다가 갑자기 정신을 차려보면 3시간 후고, 나는 현관에서 이미 담배 한 갑을 다 아작낸 채로 있는거야. 다시 컴퓨터로 가보면, 워드 창은 그냥 텅 비어 있어.
근데 문제는 내가 글 쓸때만 이런 일이 생기는 게 아니라는 거지. 내가 가장 처음 기억하는 건, 그 때 Blake랑 Heather랑 처음 마을에 차 몰고 들어갔다가 나온 다음이었어. 그 다음부터는 그렇게 필름 끊기는게 하루에도 두세번 씩 일어나. 그냥 방에 들어가다가 갑자기 내가 바로 30분 전부터 무슨 일을 하고 있었는지 전혀 기억을 못 하는거야. 배고프다고 투덜거리고 있었는데 갑자기 셋이 TV 앞에서 피자를 먹고있다거나. 샤워를 하고 있었는데 정신 차려보니까 불꺼진 방에서 침대에 누워있다거나.
Blake랑 Heather는 전혀 이상한 점을 못 느꼈대. 내가 기억하지 못하는 시간 동안 그냥 완전 정상으로행동했대. 난 내 스스로를 내 방에 격리시켜야 할 필요성을 느끼고 있지만, Blake는 절대 나를 혼자 두지않아. 그리고 되게 고집스럽게 여기 남아있어. Heather를 데리고 다시 San Francisco로 돌아가려고하지도 않아. 걔 말로는 자기들도 아마 감염이 이미됐을 수도 있으니까, 그걸 다시 다른 데로 퍼트리고싶지 않다는거야. 그리고 나를 여기 혼자 남겨두지도않을 거고. 이렇게 말하면 좀 이기적일 수도 있지만,그 말을 듣고 굉장히 안심이 됐어. Blake랑 Heather는 그거 가지고 꽤 심각하게 싸우고 있는 것 같아. 몇분 전에 Heather가 산책 갔다오겠다고 하면서 뛰쳐나갔어. 아마 Blake가 절대 틈을 내주지 않으니까 서운한 거겠지. 근데 어쩌겠어, 자기 혼자 운전해서 가버릴 수는 없는 노릇이니까.
어쨌거나, 나는 너희한테 이 모든 일들을 시간 순서대로 설명해주기로 나 스스로 약속했으니까, 일어났던 순서대로 쭉 설명할게. 근데 중간중간에 필름이 끊겨서 모든 것을 빠트리지 않고 설명해주겠다고는 말 못하겠다.
그 다음날에는 마을에 들어가지 않았어. 난 아직도그 전날 일의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한 상태였고 (사실 지금도 그래) 내가 다시 그 마을로 돌아가고 싶은건지 확실하게 마음을 정하지 못했거든. 하지만 그렇다고 집으로 다시 돌아가고 싶은 건 아니었어. Hillside 아파트에서 가져온 그 노트북은 지퍼백에 넣어서 카운터에 올려놨는데, 아무도 그걸 만지고 싶어하지않았지. 난 그 날 하루종일 술을 마시면서 보냈어. Heather랑 Blake는 계속 여길 떠나는 거 가지고 싸우고 있었어. (“제발, 자기야, 이제 그냥 가자. Claire는 그냥 여기 혼자 두면 되잖아. 우리 문제도 아닌데 왜그렇게 붙잡고 있어?”) 하지만 Blake는 역시 내 절친이었어. 걔는 Heather랑 사귀기 훨씬 이전부터 내절친이었다고. Blake는 절대 나를 혼자 두고 떠나지 않겠다고 분명하게 말했어. 그리고 나처럼 이 마을의 비밀에 대해서 엄청나게 궁금해하고 있었고.
그 날 오후 3시 쯤이었어. 그 때 그 오레건 지역 번호로 나한테 문자가 온 거야. 문자를 그대로 옮겨 적을게. “HEllo beautiful. so Happy youv3 decided to stay. i’m tHrowing a littl3 party in your Honor. wE can’t wait. see you soon!” (안녕, 이쁜이.너가 여기 머물기로 한 것 같아서 기뻐. 너를 위해서 조그맣게 파티를 하려고. 진짜 기대된다. 곧 다시 만나!) 저번과 마찬가지로 대문자와 숫자만 따로 써 봤어. 그리고 쓰자마자 지워 버렸어. “He H3 H3 HE”도대체 “HE(그)”가 누군데 자꾸 언급하는거지?
19일 아침에 나는 좀 나아진 기분으로 일어났어. 그날 밤에는 한 세시간 정도 잘 수 있었거든. 내 머릿속에는 그때의 그 시카고에서 온 문자로 가득했어. 고등학교에 가면 답을 알 수 있을 거라는 그 문자. 난 다시 마을로 돌아가야 했어. 그때 난 내가 감염됐다는걸 거의 확신하고 있었고, 만약 그렇다면 마을을 떠나서 집으로 가는 건 오히려 안 좋은 선택 같았으니까.나에게 남은 유일한 선택지는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아내는 것뿐이었어. 잘 하면 그 마을에 일어나는 모든 일들을 멈추게 할 수 있을지도 몰라. 온 마을에 불을 질러버리는 한이 있더라도, 어떻게든 답을 찾을거야. 어쩌면 이 감염에 대한 해독제가 있을지도 모르지. 아니면 그것에 대항하는 방법이라도. 아니면.. 뭐든간에.
그 날 Blake랑 내가 마을로 다시 돌아갔을 때 Heather는 우리를 따라오지 않았어. 걔는 너무 무서워하고있었거든. 그리고 자기들을 이 일에 끌고 들어온 데대해서 나한테 엄청 화가 나 있었어. 뭐 걔 잘못은 아니지. 안 그래도 걔에 대해서 죄책감을 느끼고 있었으니까. 나랑 같이 여기 오기 전에 분명 걔들한테 내가 알고 있는 모든 걸 알려줬지만, 그래도 어쨌거나긁어 부스럼을 만든 건 나니까.
첫째 날 밤에 차를 타고 지나가면서 고등학교를 한번 봤었기 때문에, 다시 찾는 건 어렵지 않았어. 고등학교는 큰 회색 건물이었어. 가운데에는 빨간 문 두개가 있었고. 도보에는 가로수가 빽빽하게 심겨져 있었어. 한마디로 말해서 되게 그림 같은 학교였어. 학교 입구에는 ‘Charles M. Hadwell 고등학교’라고쓰여 있었지.
저번에 아파트도 그렇게 들어가기 쉬운 곳은 아니었지만, 여기는 더했어. 학교는 진짜 단단하게 잠겨 있었어. 같은 블록에 있는 다른 집들이 문을 활짝 열어둔 것과는 아주 선명한 대조를 이루고 있었지. 정문은 쇠사슬로 칭칭 감겨져서 자물쇠로 잠겨 있었어.우리는 마지막 수단으로 쇠지렛대를 써서 열어보려고 했지만, 체인이 문 손잡이에 너무 단단하게 감겨있어서 문을 열 수 있을 것 같지가 앉더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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