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을 떴을 땐 아침이었어
처음보는 천장이 먼저 눈에 들어왔어
병원이었지
옆에선 엄마가 주무시고 계셨고
낯설은 풍경에 익숙해지기 위해 정신을 차리려고 노력했어
자리에 앉으려고 몸을 일으켰더니
엄마가 잠에서 깨셨어
그러고 나를 보시더니 상당히 놀란 표정으로 괜찮냐고 물어보셨어
엄마의 눈가엔 눈물이 맺혀있었어
무슨 영문인지도 모른채 괜찮다고 대답했어
곧 의사선생님이 오셨고
간단한 검사를 마친뒤 조금있다가 정밀검사를 할거니 준비하라고 하셨어
얘기를 들어보니 병원갔다온날 저녁부터 만 하루를 꼬박 잠든채로 있었던 것 같아
새벽에 내게 무슨일이 있을까 하는 마음에 엄마가 내방으로 오셨는데
내가 또 악몽에 시달리고 있는것 같아 깨우려고 했지만
잠에서 깨어나지 못하고 계속 끙끙 앓다가 축 늘어져 버렸대
그러고 입원을 하게 되었고 지금에서야 일어난거지
병원에서도 의식이 왜 돌아오지를 않는지 모른다고 했다 그러셨어
그러니 엄마는 가슴이 무너지고 속이 타들어 가셨겠지 ㅠㅠ
죄송합니다 엄마 ㅠ
아빠도 내가 깨어났다는 엄마의 전화를 받고 일하다 말고 내 상태를 보러 금방 오셨어
내얼굴을 보시더니 안도의 한숨을 내쉬시면서
이제좀 괜찮냐고 물어보시더라구
오전에 검사를 몇개하고 점심먹고 오후에 다시 검사를 또 했어
피도 뽑고 이런저런 사진도 찍고 하는데 상당히 지치고 피곤했어
당장 알 수 있는건 지금 내 몸상태는 언제 퇴원해도 이상할게 없을만큼 정상이고
좀 더 정확한 검사 결과는 몇일뒤에야 나온다고 그러셨어
그래도 불안하셨는지 엄마가 오늘하루는 더 병원에 있으라고 하셨고
나도 뭐 그냥 병원에 있겠다고 별 생각 없이 대답했어
그러고 엄마는 나를 간호하시느라 피곤하셨는지 집으로 가셨어
병실에는 다른 환자분들도 계셔서 그렇게 무섭지도 않았고
대충 저녁을 먹고 티븨나 보다가 잠이나 자려고 했어
그렇게 저녁을 보냈고 잠자리에 들 시간이 되었지
병원이라 더 무섭거나 할 줄 알았는데
신기하게도 그런마음이 별로 안들었어
오히려 엄마집에 있을때보다 마음이 한결 가벼운 느낌이었지
이날 꾸었던 꿈은 그동안 꿨던 악몽과는 완전 다른 내용이었어
악몽이라고 해야하나 싶을 정도로 다른내용이었지
내가 있었던 곳은 어느 식당이었어
처음보는 남자와 마주앉은채 밥을 먹고 있었어
밥을 먹는 내내
그 남자애는 맛있다 여기,요번주말에 뭐할래? 다음엔 뭐먹자 어디가자 이런 닭살스런 내용의 말들을 다정하게 내게 했어
정말 기분이 나빳어
그야 난 남자니까 남자애가 그런말을 다정하게 하면 기분이 좋을리가 없자나 내가 게이도 아니고 ㅡㅡ
대답도 그냥 건성건성 한것 같아
그렇게 식사가 끝나니
그 남자에가 밥은 내가 살게 뭐 이런 멘트를 하면서 계산대로 가는거야
어휴 재수없어 하는 마음으로 식당을 나오려고 나도 일어섰어
그러고 가방을 들고 일어서려는데
처음보는 가방이야
여자애들이 매고 다니는 무슨 백같은 그런 가방이었어
???
설마하는 마음으로 가방을 들고
가게 입구쪽에 있는 거울을 봤어
헐
꿈속에서 나를 괴롭혔던 그여자애였어
내가...
믿을 수 없었어
멍하니 거울을 바라보고 있는데 그남자애가 계산을 하고 내게로 왔어
'뭐해?'
하고 묻는 남자에게 자기멋대로 입이 움직였어
자기멋대로 대답하고 자기멋대로 몸이 움직이기 시작했어
그제서야
'아 이건 그여자애의 기억이구나 그걸 내게 보여주는 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지'
내 눈에 비친 우리의 모습은 커플한쌍이었어
팔장도 끼고 다니면서 군것질도 하고
같이 노래방도 가고
영화도 보고
행복한 하루를 보내는 한쌍의 커플이었지
남자애의 얼굴은 정말 행복해보였어
내가 그여자애인지라 얼굴이 어땠는지 확인을 할 수 없었지만
가끔씩 남자애의 한마디 말에 심장이 두근두근 거릴때마다
'이 여자도 저남자애를 많이 좋아했구나 '라는 걸 느낄 수 있었어
특별히 잘 생기지도, 키가 크지도 않았지만 둘이 정말 좋아하고 있음을 느꼈어
괜히 부럽더라 난 연애못한지 1년이 넘어가는데 ㅠㅠ
그렇게 달콤한 하루가 지나갔고
날이 저물어 어두워졌어
해가 떨어져서 그런지 날도 슬슬 추워졌고
이둘은 이제 헤어지려고 하는 것 같았어
저녁도 먹고 오락실에서 둘이 알콩달콩 게임좀 하다가 집에 가려는데
내 눈에 인형뽑기 기계가 눈에 들어왔어
역시나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그앞으로 갔지
그 여자애도 인형같은걸 좋아했나봐
갖고 싶은 인형이 많이 들어있었어
인형뽑기인형을 가만히 보고있는 내게 남자애가 물었어 뭐가 갖고싶어? 하고
그 여자애는 쭈구려앉아서 열심히 인형뽑기기계안을 보면서 엄청 고민했어
그러고 결정했지
작은 고래모양의 인형이었어
그 인형이 내눈에 비치는 순간 떠올랐어
내가 몇주일 전에 줏었던 그인형....
아.....
남자애는 인형뽑기를 시작했어
실력이 정말 형편없었지만 계속해서 도전을 해서 결국은 뽑았어
그리고 그걸 선물로 내게, 그여자애에게 주었지
그여자애의 가슴이 또 콩닥콩닥뛰고 있음을 느꼈어
그야 자기가 좋아하는 남자애가 자기를 위해 무언가를 열심히 해서 이루어냈다는 것이 충분히 기분좋은 일이었겠지
그렇게 우린 집을 향해 걸어갔어
밤공기가 이젠 정말 차가워졌고
우린 팔짱을 낀채 집을 향했어
내가 남자다보니 남자와 같이 팔짱을 끼고 다니는 것만 같아 정말 기분이 찜찜했어
가슴은 또 왜 이렇게 두근두근거리는지 참....
그여자가 남자애를 정말 좋아하는구나 하는 생각을 하니 괜히 저 남자애가 좀 부럽더라
나도 연애하고 싶다..
아무튼 큰 대로가 나오고 그앞에 멈춰섰어 이제 둘이 헤어질 시간인가봐
그 둘의 집은 큰대로를 사이에두고 서로 마주보고 있었던것 같아
무슨 견우와 직녀가 은하수를 사이에 두고 칠석날 오작교에서 한번 만났다 헤어지는 것 처럼
뭐라도 되는듯이 이 여자는 엄청 아쉬워 하는 것 같았어
그 남자의 표정도 엄청 아쉬워 보였어
역시 남자라 그런지 속마음이 얼굴에 다 드러나드라ㅡㅡ
내가 남자라 그런 느낌을 받았는지도 모르지
아무튼 그렇게 둘은 작별인사를 나누고
나는 횡단보도 앞에 섰어
주머니에 손을 넣었더니 잠깐 잊고 있었던 인형이 안에 있었어
또 다시 심장이 두근두근 뛰면서 이 여자는 그 인형을
꼬옥 쥐었어
정말로 꼬옥 하고 손에 쥐었어
정말 좋았나봐
그렇게 파란불이 되고 뒤를 한번 슬쩍 쳐다봤어
아직도 그 연인으로 보이던 남자애가 이쪽을 보며 손을 흔들고있었어
나는... 그여자는 행복한 마음으로 길을 건너려고 한걸음 한걸음 횡단보도 가운데로, 길 반대편으로 나아갔어
그 순간....
시야 옆쪽이 순간적으로 밝아왔어
끼이익 하는 소리가 들려왔고 무의식중에 옆을 쳐다본 나는 무언가 커다란 것이 빠르게 내게 다가오고 있음을 느꼈어
쿵
정신을 차렸을 땐
아스팔트 위에 누워있었어
별로 아프거나 하지는 않았어
주변에서는 누군가의 다급한 목소리가 들려왔고
다급한 발소리만이 내 귓가에 맴돌았어
주변을 돌아보고 싶었지만
몸이 움직이지를 않았어
내가.. 그여자가 할 수 있었던 일은 아무것도 없었어
그렇게 누워있는 내 눈에 비친 것은 아까 그 인형이었어
고래모양의 인형...
그걸 보는 순간 가슴이 너무 아파왔어
속상했어..
오늘 선물받았는데...
내 손으로부터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었기에
조금만 더 뻗으면 손에 잡힐 것 같았기에
안간힘을 써서 인형을 잡으려 노력했어
조금만더...
쏟아지는 졸음이 나를 계속해서 방해했지만 나는 노력했어
인형을 손에 쥐었는지 쥐지 못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렇게
나는...
그여자는...
기나긴 잠에 빠지게 되었지
일어나보니 아침이었어
병원이었지
자는동안 울었는지 침을 흘린건지 베개가 젖어 있었어
잠에서 깬 내 마음은 뭔가 엄청 슬펐어
착잡했어
정말 안타까운 일이었으니...
괜히 미안한 마음도 들었어
담배가 너무 피고 싶은 나는 무작정 밖으로 나갔고
담배피는 사람 아무한테나 구걸해서 한대 얻어폈어
죄송합니다.. 누군진 모르겠지만 ㅜㅜ
그렇게 오전이 지나고 엄마가 오시고 퇴원수속을 밟고 퇴원도 하고
집으로 왔어
그러곤 엄마한테
다시 내방좀 다녀오겠다고 했어
당연히 엄마는 반대했지 미친놈이냐고 막 화를 내시는데
이제 뭘 해야할지 알겠다고 엄마한테 사정사정했어
결국 엄마랑 같이 가는걸로 타협하고 시외버스를 탔지
몇일전 막 강도든 것 처럼 어지러진 상태로 놔두고 엄마집으로 갔던 터라 집이 완전 아수라장....
언제 다치우지하는 착잡한 마음에 한숨부터 나왔지만
일단 해야할 일이 있기에 책상쪽으로가서
옷들을 막 뒤졌어
무슨 옷이었는지 지금은 오래되서 기억이 안나지만 주머니속에 인형이 있었어
그 고래모양의 키홀더
그걸 들고 이제 다시 엄마집으로 올라가자고 했지
그게 뭔대 하고 물으시는 엄마한테
나중에 다 끝나면 설명할게요 뭐 그런 식으로 얘기하고 빠르게 내방을 나왔어
그야 아직 그일이 해결된 것도 아니고
언제 그여자가 또 나타날지 몰랐으니...
물론 엄마가 옆에 계셔서 좀 들 무서웠지
아마 엄마랑 같이 안왔으면 또 집앞에서 엄청 망설이고 뭐 그렇게 시간을 또 버렸을거야
그렇게 다시 엄마집으로 올라온 나는
엄청 친한 신부님을 찾아갔어
우리집이 천주교 집안이라 나는 어렸을 때 부터 성당을 다녔는데 중고등학교때쯤 학업때문이기도하고 신같은건 없다는 그런 믿음이 생기기도 하면서
성당에 그냥 친구만나러나 가는 그런 불교의 파계승? 같은 존재였는데
스무살이되고 청년부에서 밴드를 하게 되면서 한 신부님을 알게 되었는데
이사람이 술을 엄청 좋아하시거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무튼 그렇게 술도 먹고 음악도 같이 하면서 많이 친해진 그런 형이 있어
그래서 그동안 있었던일들을 설명하고
이 인형이 원인인거 같다고 좀 도와달라고 얘기했더니
그런건 태워야한댘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성당도 원래 태우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무튼 인형을 태우면서 무슨 기도같은걸 읊으셨어
생각보다 기도가 길었던 것 같아
뭐 잘가세요 그곳에서 편하게 지내시길.. 그런 내용이었대
기도를 마친 그 형이 오늘 밤에 술이나 먹자고 하시더라구
내가 엄마집에 한동안 잘 안와서
이형이랑 또 성당친구들이랑 놀 기회가 없었는데 뭐 하늘의 뜻이네 뭐네 하면서 형이 꼬시길래
오랜만에 술이나 마실까 하는 생각도 들긴했어
그래서 집에 오늘 술좀 마시고 간다고 전화했더니
또 엄마가 노발대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 정말 망나니같이 살긴 했었구나..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무튼 그날 술도 마시고 오랜만에 즐거운 대화도 많이 나누고
좀 일찍 집에 들어가게됬어
술마시는 것도 좀 그런데 너무 늦게 들어가면 엄청 걱정하실테니까
그렇게 집에 들어갔고
대충씻고 누웠어
술기운도 적당히 오르고 피곤하기도 하고 해서 금방 잠이 들었어
그날도 꿈을 꿨어
어두운 내 자취방에서 자고 있던나의 눈이 떠졌어
별로 무섭거나 하지는 않았어
역시나 가로등 불빛이 내방 한구석을 비추고 있었고
그림자 같은 것도 안보이더라구
그래서 난 자리에 앉았어
그런데...
내 발끝쪽에 그여자가 서있었어
현관쪽을 바라보며 서있었어
내가 자리에 앉아서 자기의 존재를 눈치챈걸 알았는지
그 여자는 현관쪽을 천천히 한걸음한걸음 또박또박 걷기 시작하더니
손도 안댔는데 현관문이 열렸고
센서등이 비추는 복도를 향해
뒤도 안돌아보고 나가버렸어
곧 현관문이 천천히 닫혔고
내 방도 천천히 어둠으로 물들어갔어
나의 의식또한 천천히 아주 천천히 흐릿해져갔어
이 이야기는 여기서 끝이야
뭐 그뒤엔 엄마한테 자초지종을 설명하고
다시 자취방으로 왔고
뿌뿌도 데려오고
학교도 몇일간 결석을 했지만 별 문제없이 학기를 마쳤어
정말로 무서운 경험이었고 실제로도 상당히 힘들었던 시기였지만 잘 버텨냈던것 같아
이 이야기는 굳이 따지자면 픽션이야... 내 경험을 좀 더 무섭게 하려고 각색을 해서 쓰긴했으니깐 말이야
아무튼 여태까지 재미있게 읽어줘서 너무 고마웠고
다음번엔 내 자작 소설로 찾아오도록 해볼게
땡큐베리감사!!
오오 잘읽었어요 수고하쎳ㅅ숩니다
재밌었다ㅋㅋㅋ
소설 재밌게 잘읽었습니다~^^
이게 소설이라도 상당히 재밌었음
원래 공이갤은 비수기가 제맛
크 수고하셨습니다 재밌었어요
잘읽었습니다 재밌네요~
멋저양
디씨인사이드 개념글 조작 조선족알바(중국공안쫄따구(조선여론(한국인터넷문화의중심지디씨인사이드)통제))들의 횡포
이새끼는 다뒤져가는데도ㅜ담배는 포기를 못하네 ㅋㅋㅋ
ㅋㅋㅋㅋ 유잼이었다
미친 개재밋어 - DC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