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십 년 전, 당시 나는 대학생이었다.
여름 방학 시즌에 차를 타고 시골의 친가로 귀성하고 있을 때였다.
그때는 항상 다니던 길과는 다른 길로 갔다.
끝없이 펼쳐진 산과 논으로 둘러싸인 그야말로 시골 느낌의 길을 잠시 운전하고 있는데
조금 앞에 산의 입구 같은 곳에 붉은 도리이가 세워져 있는 것이 보였다.
매우 오래된 분위기가 좋았기에 차를 세우고 들러보기로 했다.
붉은 도리이를 지나자 경사가 심한 돌계단이 나오고 산까지 이어졌다.
인기척은 전혀 없고 주변은 나무에 둘러싸여 어둑했고
돌계단에는 이끼가 빽빽이 나서 조심스레 올라갔다.
계단을 다 올라가니 바로 눈앞에 작은 사당이 있었다.
이미 수십 년 동안 사람의 발길이 들지 않았던 것일까, 건물은 심하게 낡아 있었다.
모처럼이니까 손을 모아 참배한 후, 돌계단을 내려와 친가로 향했다.
그때는 특히 아무 일도 없었다.
그러나 그날부터 이상한 꿈을 꾸게 되었다.
꿈속에서 나는 그 신사에 가서 도리이를 지나고
돌계단을 올라서 사당 앞에서 참배하고 돌계단을 내려온다는
그때와 같은 행동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 사흘 연속 같은 꿈을 꾸었다.
기분 나빴지만, 4일 이후로는 그 꿈을 꾸지 않았다.
걱정됐지만, 그다음은 딱히 별일 없이 지냈다.
그리고 결혼한 지, 수십 년이 지나서 자식은 없었지만
나름대로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그 신사도 해괴망측한 꿈도 까맣게 잊고 있었다.
어느 해 추석, 아내와 친정에 가게 되었다.
중간에 지름길로 가려고 낯선 산길로 들어선 탓에 길을 잃어버렸다.
망연자실한 와중에 할머니가 길가에서 걸어가고 있길래
길을 묻자 싱글벙글하면서 정중하게 가르쳐 주었다.
할머니에게 인사를 하고 가르쳐 준 길을 잠시 운전하니 낯익은 길이 나왔다.
안심되기보다 굉장한 싫은 기분이 되었다.
왜냐하면, 그 길은 그 신사가 나오는 길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다시 갈 이유가 없으니까 그대로 가기로 했다.
붉은 도리이가 나왔다.
나는 신경 쓰지 않고 지나가려고 했지만, 붉은 도리이 앞에 누군가가 있다.
보면 안 된다고 생각했지만, 보고 말았는데 아까의 그 할머니였다.
할머니는 싱글벙글 웃으며 이쪽을 계속 보고 있었다.
나는 겁이 나서 바로 그 자리에서 벗어났다.
잠시 후 항상 다니는 길로 나와서 조금 안심했더니
문득 조수석의 아내를 보니 얼굴이 창백한 상태였다.
할머니를 본 건가? 마음속으로 그렇게 생각하면서 무슨 일인지 물어보니 뭔가 이상하다.
아내의 이야기는 확실히 도리이 앞에 사람이 있는 것을 봤는데
내가 본 할머니가 아니고, 아내가 고교 시절에 자살한 동급생 여자였다는 것이다.
자살의 원인은 왕따, 아내는 직접 왕따에 가담하지 않았지만
보고도 못 본 척하고 있었다는 것.
그러나 계속 그 일을 걱정하고 있었던 것 같다.
나는 기분 탓이라고 설득하며 다부지게 행동하면서도
그 할머니가 우리를 그 신사에 초대한 건가? 이런 여러 가지 생각을 하면서 운전했다.
나는 그 신사의 일, 내가 본 할머니 같은 시람의 일은 말하지 않았다.
어쨌든 엄청나게 무서웠다.
그날부터 아내가 꿈을 꾸게 되었다.
내용을 묻자 그 신사에 가서 돌계단을 올라가면 사당이 있고...
실제로 신사에 간 것도 아닌데, 내가 일찍이 꾼 꿈과 같았다.
그러나 크게 두 가지 다른 점이 있었다.
하나는 참배하고 돌아가려고 뒤돌아보면 눈앞에
그 자살 한 여자가 나타나고, 거기서 깨어나는 것과
또 다른 것은 수십 일이 지나도 같은 꿈을 계속하는 꾸는 것이다.
아내는 건강도 점점 나빠졌고 병원에 데려가면 우울증으로 진단되었다.
거의 잠을 자지 못한 탓인지 눈도 퀭해 보이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내가 그 신사에 참배하고 나서 수십 년이 지나서야 깨달았다.
나는 계속 화를 당한 것이라고.
지금 생각해 보면 귀성할 때, 그 길은 평소에도 절대 지나갈 리 없는 길이었다.
그런데 왠지 모르게 지나가 버렸다. 뭔가에 이끌렸던 것일까??
어쨌든 친정에 정말 미안한 일을 했다고 생각한다.
몇 년이 지난 지금도 예전의 행복한 날들은 돌아오지 않고 있다.
아내가 자살하지 않도록 항상 배려하는 일상이 계속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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