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눈을 떴을 때는 머리에 두건같은게 씌워져있었다.
몸은 어디인가에 묶여있었는데 팔다리를 옴짝달싹 할 수가 없다.
아니, 전신의 관절을 뭔가로 묶어 놓은 것 같다. 너무 저려서 팔다리에 감각이 거의 안느껴진다.
소리치려고 했지만 입에 재갈이 물려있어서 읍읍거리는 것 밖에 불가능했다.
"강성준씨.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음식이 뭔지 아시나요?"
농부다. 가까히서 농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묘하게 아랫쪽에서 들린다.
그 질문에 대한 대답은 바로 떠올렸다. '인육'이다.
그 맛에 심취해서 이지경까지 오지 않았는가.
"하하. 인육이라고 생각하셨죠? 압니다.
그럼 인육이 왜 맛있는지 생각해보셨나요?
사람의 몸은 자기 몸에 필요한 영양소를 함유한 음식일수록 맛있게 느껴요.
그런점에서 필요한 구성성분이 다 들어가있는 인육은 엄청나게 맛있죠. 그렇지 않나요?"
고개를 끄덕이자니 지금 저 미친놈이 할 말이 너무 쉽게 예상된다.
내 몸을 해체해서 맛있게 먹어주겠다고 할테지.
나는 어떻게 해야 이 난관을 극복할지 필사적으로 생각했다.
"그런 의미에서 자신의 몸과 비슷한 구성성분을 가진 고기일수록 맛있게 느껴져요.
그런데 우리가 보통 먹는 B급은 동남아인이나 중국인이죠.
잘 먹지 못해서 육질도 별론데 거기다가 냉동까지해와요. 맛이 없어요.
그렇다면 A급이나 A+, A++급은 뭘까요?"
지금 내가 저 세 등급중에 하나란건 쉽게 추리가 가능했다.
죽음에 대한 공포때문에 눈물이 흐른다. 어떻게든 벗어나려고 버둥거리지만 불가능하다.
"아, 움직이셔도 소용 없어요. 온몸을 테이프로 감아놨거든요.
하던이야기를 계속 하자면, A급은 신선한 고기를 그 자리에서 바로 먹었을때에요.
역시 신선한 고기가 맛있죠. 냉동하면 아무래도 맛이 떨어지니까요.
그리고 A+급은 사람고기를 먹은 사람이에요.
맛있는걸 많이 먹을수록 더 맛있어지지 않겠어요?
그럼 A++급은 뭘까요?"
부르릉! 하면서 저편에서 기계같은게 돌아가는 소리가 났다.
"한번 맞춰보실래요?"
두건이 벗겨졌다.
주위를 둘러보자 나는 커다란 테이블 위에 의자같은 것에 묶여있었다.
소리가 아래쪽에서 들린건 이것때문이었나.
기계소리의 정체인듯 저쪽에서 정육점에서나 볼법한 정육기가 보였다.
그리고 10명정도의, 눈만 가리는 형태의 가면을 쓴 사람들이 테이블 주위에 앉아있었다.
군침을 꼴깍꼴깍 삼키면서.
농부도 가면을 쓰고 있었는데, 목소리로 그가 농부라는 것이 분간 가능했다.
농부가 손을 뻗어 내 재갈을 벗겼다.
"살려주세요. 살려주세요!! 뭘 원하는거에요? 돈? 다 드릴테니까!!"
"하하. 사실 성준씨는 여기 테이블위가 아니라 아래에 앉아도 됐었는데요... 원래는 그 자리에 다른 중국인이 앉아있을거였거든요.
근데 그 10kg를 다 드셨다고 하니까요. 하하. 설마 그걸 다 드셨을줄은. A+급중에서도 특급인데 놓칠수야 없죠."
"사실 다 버렸어요! 고기만 먹으니까 물려서 다 버렸다고요! 제발....제발...."
"왜요? 먹는건 좋아도 먹히는건 싫으신가요?"
"흐으흐으으윽..."
나는 눈물을 뚝뚝 흘렸다. 애초에 인육같은거 손대는게 아니었는데!
"그건 그렇고 A++급이 뭘까요? 이왕 이렇게 된거 한번 맞춰보시겠어요?"
알것같다.
근데 대답할 수가 없다.
아까부터 저놈이 방금 말했지 않았는가.
자기 몸이랑 비슷한 구성성분일수록 맛있다고!
"눈치 채셨나보네요. A++급은 바로 자기 자신의 고기에요."
극상의 맛이죠. 사실 여기 모인 사람들은 A+밖에 맛보지 못할거에요.
성준씨만 특별히 A++급을 맛보게 해드릴게요.
먹고죽은 귀신이 때깔도 좋다던데 사양하지 마세요.
참. 죄송하지만 마취는 못해드려요. 약이 들어가면 고기가 쓰거든요.
혹시 혀 깨무시면 안되니까 재갈 다시 물려드릴게요."
"제발!! 집이라도 팔아습 읍! 읍!"
다시 재갈이 물려지고 두건이 씌워졌다.
찌지직
털이 뽑히는 따끔한 감각과 함께 오른쪽 다리의 테이프가 떼어지고 여러명이 내 다리를 붙잡고 눌렀다.
그리고 기계소리와 함께 정육이 시작됐다.
볼떄마다 너무무서워요 ㄷ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