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항에 물이 넘친다
이미 수용할수 있는 만큼의 물이 가득 함에도
고인 물을 손쓰지 않고 비우려는 것인지 그 안에 살고있는 모든 것들을 괴롭히려는 심산인지
그렇게 어항에 물이 넘쳐 관상어들이 흘러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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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밖으로 나온 관상어 들은 신부를 처음 본 하객처럼 요란스럽게 몸을 튕긴다
그 큰 환호와 함성이 들리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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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그런 것 따위엔 관심이 가지 않는 듯 무표정한 얼굴로 계속 물을 채우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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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고기의 적정 온도 26도 체온계의 녹색 부분 산소 호스를 넣어주고 박테리아 활성제를 넣어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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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가 입을 열었다.
여전히 무표정한 얼굴로 다 헤집어진 어항 속을 응시하며 계속 어항에 물을 채워 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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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기, 일단 그 이전에 물고기 들을 어항에 다시 넣어 주는게 어떨까요
내 생각에는 저 친구들이 육지에서는 오래 살지 못 할 것 같아.. 게다가 아까 전부터 깨끗한 물은 차고 넘치는 것 같은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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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녀의 비위를 상하게 하지 않으려 최대한 느리고 부드러운 어조로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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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말이 끝나기 무섭게 그녀는 나를 빤히 바라봤다
눈꺼풀의 힘을 뺀 반쯤 덜 뜬 가는 눈은 마치 와인처럼 잔상을 일으키며 나를 조롱하듯 가늠하듯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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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거의 모든 관상어 들은 호흡을 멈추었고
몸통이 검은 관상어와 흰 몸통 중간에 붉은 띄를 두른 듯한 관상어 단 두 마리만 아직 몸을 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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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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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정적이 흐르고 단말마의 신음 같이 조용히 읊조렸고
맹수에게 목덜미를 잡힌 가젤처럼 책상 위에 딱 붙어 겨우 눈만 꿈뻑이는 관상어를 보던 그녀는 배를 잡고 깔깔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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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란한 피로연은 끝났다.
시끄러운 하객은 이미 입을 닫았고
흰 웨딩드레스는 붉은 피로 더럽혀졌다
움직이지 못하는 검은 턱시도는 그저 마네킹일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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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가미는 웃음처럼 헐떡이고
어항에 물이 넘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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