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들은 아침 일찍 외출하고 집을 혼자 지키던 날에 생긴 일이다.



컴퓨터를 켜고 큰언니가 부탁한 작업을 하고 있었는데 현관문이 철컥커리는 소리가 났다.



처음엔 가족들이 돌아온 줄 알았다.



그런데 처음엔 철컥 거리는 소리가 나다가 나중에 벨 소리가 울렸다.



나는 문에 안전 체인을 걸어 둔 줄 알고 문을 열어 주기 위해 거실로 나갔다.



그때 문득 눈에 들어온 인터폰의 화면 속 인물은 가족들이 아니었다. 



처음 보는 사람이었다.



아저씨인지 아줌마인지도 분간이 가지 않는 어떤 사람이 문 앞을 서성거리고 있었다.



나는 인터폰을 통해 "누구세요?" 라고 물었다.



하지만 상대는 답이 없었다.



그래서 다시 유심히 화면을 살폈다.



이상한 점은 그 사람의 다른 부분, 즉 약간 곱슬거리는 머리카락이나 빨간 패딩 점퍼 같은 것은 선명하게 보였는데



유독 얼굴 부분만은 안개가 낀 것처럼 흐리게 보였다.



순간 온몸에 소름이 쫙 끼쳤다.



이미 집안에 누군가가 있다는 인기척을 낸 상태였기 때문에 이제 와서 아무도 없는 척을 할 수도 없었다.



너무 무서워서 악을 쓰듯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며 누구냐고 물었다.



상대는 대답 없이 그저 현관문 손잡이만 열심히 돌렸다.



계속 울리는 벨소리와 철컥거리는 문...



그 사람이 금방이라도 문을 열고 들어올 것만 같았다.



현관문으로 다가가 떨리는 손으로 문을 더 단단히 잠궜다.





그렇게 몇분이 흘렀다.



그 이상한 사람은 어느 순간 문 여는 것을 포기했는지 문 옆에 있는 계단 쪽으로 가고 있었다.



그러나 계단 쪽으로 가는 걸 봤을 뿐 확실히 내려갔는지 알 수가 없어서 너무 불안했다.





그러다 갑자기 문득 떠오른 사실이 있었다!











우리 집 현관문은 손잡이가 오른쪽에 있고, 



문과 벨 중간에 불투명 유리가 있어서 제법 떨어져 있었다.



절대로 벨을 누르면서 동시에 손잡이를 만질 수 없는 구조였다.



그런데 아까 인터폰에 사람의 모습이 비치고 있을 때 현관문 손잡이가 철컥거렸다.











방금 전까지 나와 대치 중이던 것은 두 명 이상의 사람이거나 그게 아니라면 사람이 아닌 그 무엇이었던 것이다.



그때 일을 생각하면 아직도 이가 떨릴 정도로 무섭다.



그 후로는 집에 혼자 있을 때는 문단속에 더욱 신경을 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