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쭉 지켜보고 있었어 ㅎㅎㅎㅎㅎㅎㅎㅎ
1.불길한 취재(1)
승용차는 어느덧 비포장 길로 들어서고 있었다. 서울을 출발한지 정확히 5시간이 지난 후였다.
덜컹거리며 차의 요동이 심해지자 옆좌석에서 자고 있던 김한수 기자가 피곤해 보이는 얼굴로 부시시 눈을 뜨곤 주위를 두리번 거리며 입을 열었다.
\"야, 무슨 길이 이렇게 험하냐?\"
\"포장이 안되서 그래요. 눈 좀 더 붙이지 그래요? 이런 길로 앞으로 한시간은 더 들어가야 할 것 같은데....\"
카메라맨 이창수가 연신 멋대로 돌아가는 핸들을 움켜 잡으며 소리쳤다.
그러나 김기자는 그의 말대로 또다시 눈을 붙일 수 있을 것 같진 않았다. 잠든 동안 내내 께름칙한 악몽에 시달렸기 때문이다.
그들은 QBS 방송국의 뉴스 보도국 취재기자와 카메라맨이었다.
보도국이란 곳은 원래 사람 잡기로 소문난 곳이었다.
김기자가 이번주 내내 취한 수면의 양은 모두 합해야 10시간도 체 되지 않았다. 그것도 대부분은 지금처럼 차안에서 새우잠을 잔 것이었다.
이젠 5년된 그의 엑셀 승용차가 그의 집이나 마찬가지였다. 면도도 차에서 하고 옷도 차에서 갈아 입는다.
그는 보도국에서도 악명 높기로 소문난 사회부 기자였다.
온갖 지저분한 쓰레기와 잡동사니들을 죄다 끌어다 놓은 곳이 사회부란 곳이었다.
그곳에서 버티려면 같이 쓰레기가 되고 잡동사니가 되어야만 했다.
\"젠장, 길 한번 더럽게 험하네\"
눈을 잔뜩 찌푸린 이창수의 말대로
길은 안으로 들어갈수록 몸의 균형조차 잡기 어려울만큼 점점 더 험하게 좁아지고 있었다.
\"도대체 어떤 미친 놈이 이런 험한 곳까지 들어와
세명씩이나 사람을 죽였는지.... 아참 김기자님, 뒤에 카메라 괜찮은지 좀 봐주세요.
또 저번처럼 I.C라도 나갔다간 저, 아주 돌아버립니다\"
\"걱정하지마. 내가 아주 단단히 고정시켰으니까!\"
\"어차피 오늘 마감뉴스에도 내보내긴 어려울 것 같은데 아예 새벽에 출발할걸 그랬나 봐요. 그랬으면 한 세시간이면 왔을텐데\"
\"괜히 새벽에 있는대로 밟아 달리다 황천길 가면 박기자가 우리 취재하러 오는 수가 있어.
차라리 조금 여유있게 오는게 낫지\"
그들이 목촌리라는 낡은 이정표와 함께 약간의 공터가 있는 막다른 길에 도달한 시간은
오후 5시가 조금 넘어서였다.
이정표의 화살표가 가리키는 곳에는 한사람이 겨우 지나갈만한 작은 오솔길이 숲속으로 이어지고 있었다.
\"이건 완전히 오지중에 오지구만!\"
카메라를 챙기며 이창수가 투덜거렸다. 그의 그런 불평과는 대조적으로
하루해를 마감하는 붉은 노을은 늦가을의 단풍을 더욱 붉게 물들이고 있어 숲은 더없이 아름다워 보였다.
눈부신듯 김기자가 노을을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올해는 이렇게 단풍구경 한번 하는 거지 뭐!\"
\"됐습니다. 조금 있으면 끔찍한 시체들을 카메라로 찍어야 할 판인데....\"
오솔길로 접어둔 후 20여분 지나자 숲은 어느새 칠흙같은 어둠으로 변해있었다.
앞장 선 김기자의 조그만 렌턴 불빛이 그들의 앞길을 불안하게 비추어 주고 있었고 늦가을의 쌀쌀한 날씨임에도 이미
두사람의 등줄기엔 송글송글 땀방울이 맺히기 시작하고 있었다.
\"길이 여기 밖에 없나? 이런 산길은 혼자 다니려면 제법 겁나겠는데요? 으시시한게 어디서 귀신이라도 나올 것 같은게....
이 안쪽에도 사람이 산대요?\"
\"사건 현장에서 한 1킬로 떨어진 곳에 사람이 살고 있다고 하더라구. 그래도 이 정도는 아무것도 아냐,
이쪽 강원도 오지엔 이보다 더한 산속에도 사는 사람들이 있다구. 대부분 약초 같은 것 케서 생계를 유지하는 사람들이지\"
\"김기자님, 천천히 좀 가요. 빈몸이라고 그렇게 빨리 가면 어떡합니까?\"
이창수는 내심 겁이 나는지 김기자의 뒤에 바싹 붙어 따라오고 있었다. 겁이 나긴 김기자 역시 마찬가지였다.
어린아이의 울음소리를 연상시키며 간혈적으로 들려오는 이름모를 짐승의 울음소리와 한치 앞을 보기 어려운 칠흙같은 어둠.
그리고 무엇보다 등산 객 세명을 잔인하게 살해했다는 그 살인마가
바로 이 숲 어디엔가 숨어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을 하니 저절로 등골이 오싹해지는 기분이었다.
그들이 그렇게 어둠을 헤치며 한 40여분을 부지런히 걸어가자 그들의 앞에 꽤 넓직한 개울이 하나 나타났다.
그리고 그 개울위에는 낡은 목조다리 하나가 위태롭게 놓여 있었고
그 너머 멀리서 마을 인가의 불빛이 가늘게 새어나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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