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은 불빛에 겨우 한숨을 내쉬며 삐걱거리는 목조 다리를 건너 서둘러 길을 재촉했다.



두사람이 현장에 도착하자 그곳엔 의외로 한 10여가구는 됨직한 마을이 형성되어 있었다.



마을은 쥐죽은듯 고요했으며 더욱이 사람의 그림자는 보이지 않았다.



마을과 현장 사이에는 조그만 고개가 하나 가로막혀 있었고 고개를 넘어서자 서너명의 경찰들과 너댓명의 주민들이 현장을 둘러서 있는 모습이

시야에 들어왔다.



\"거 사람들 보이니까 엄청 반갑네\"



이창수가 다소 힘이 나는지 너스레를 떨었다.

거친 숨을 몰아쉬며 두사람이 주민들을 헤치고 안으로 들어서자 사건 현장이 나타났다.



그리고 제일 먼저 그들의 눈에 들어온 것은 그믐달을 뒤로 하고 유령처럼 버티고 선 음침한 기와집이었다.

그 기와집을 보는 순간 김한수 기자는 알 수 없는 공포감을 느꼈다.



사람이 살지 않은지 무척 오래된 듯 방문은 하나같이 부서졌고 찢어진 한지가 볼상사납게 이리저리 바람에 흔들리고 있었다.





그리고 바로 그 기와집 앞마당 무수히 자란 잡초위에 세구의 시체가 가마니로 덮힌채 나란히 누워 있었다.



김기자는 자신도 모르게 몸을 움츠렸다. 그때 그들의 앞을 가로막으며 한 여자가 나타났다.



\"어디서 오셨습니까?\"



\"QBS 뉴스 보도국의 김한수기잡니다. 사건 취재차 지금 막 서울에서 내려왔습니다. 여기 책임자가 어느 분이신지?\"



\"제가 책임잡니다. 이번 사건때문에 횡성군에서 파견나온 윤형삽니다\"



그녀의 말에 김기자가 다소 놀랍다는 표정으로 찬찬히 그녀를 바라보자 그녀가 다시 반문해 왔다.



\"왜요? 뭐가 잘못 됐나요?\"



\"아... 아닙니다. 시체가 오늘 아침에 발견 되었다구요?\"



김기자가 시신들을 내려다 보며 말했다.



\"아참, 얘기하는 동안 저희 카메라맨이 취재를 좀 해도 되겠습니까?\"



\"예, 그러시죠. 대신 시신 촬영은 안됩니다\"



\"가마니에 덮힌채로는 괜찮겠죠?\"



윤형사가 고개를 끄덕이자 김기자가 이창수에게 소리쳤다.



\"주변 스케치 좀 하고 특히 저 앞에 낡은 기와집 좀 잘 잡아. 시신은 있는 그대로 슬쩍 덮어 주고....\"



취재팀 때문인지 주민들이 다소 술렁 거렸지만 이내 잠잠 해졌다.



곧 그들은 이창수가 하는 일을 호기심 어린 눈길로 지켜 보고 있었다. 그러나 그들의 얼굴엔 하나같이 막연한 공포심이 서려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하긴 그럴만도 했다. 자신들의 집과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사람이 셋 씩이나 죽었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