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공포의 밤(3)






분명 그 소리는 광에서 들려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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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소리에 묻혀 전해오는 그 소리는 응얼거림 같기도 하고 짐승의 울음소리 같기도 했다.

강은영이 쥐어짜는 음성으로 울먹였다.






\"제발! 난 더이상 못 참겠어요. 어서 여기서 나가요, 어서!\"



\"뭔가 있나봐요! 뭔가 있다구요!\"






흥분과 두려움이 섞인 외침소리가 여기저기서 튀어 나왔다.





그때 해일은 그들의 주위를 둘러싸며 다가오는 어떤 것을 보았다. 안개였다. 다시 불꽃처럼 김한수의 외침이 뇌리를 스쳤다.










\'으으으..... 놈들이 왔어, 안개가 보이면 놈들이 온거야. 제기랄!

도망 갈수 없어! 살려줘!\'








온몸에 피가 곤두서는 섬뜩함. 해일은 더듬거리듯 간신히 소리쳤다.








\"다.... 다들 어서 이곳에서 나가야 해요.

이곳을 나가야 한다구, 어서!\"



비가 쏟아지는 진흙탕 속에서 그들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마을쪽을 향해 달아나기 시작했다.

진흙탕속에 미끄러지고 엎어지면서 그들은 한꺼번에 달리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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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일이 문득 뒤를 돌아 보았다. 김혜진이 움직이지 못하고 비가 쏟아지는 마당 한가운데 그대로 남아 있었다.

돌아보니 나머지 일행들은 벌써 고개쪽을 오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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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일이 다급하게 소리쳤다.








\"김혜진, 뭐하는 거야, 어서와!\"








그러나 그녀는 이미 의식을 잃은 사람마냥 멍하니 그 자리에서 움직일줄 몰랐다.



그녀를 둘러싸는 안개의 농도가 점점 짙어지고 있었다.

해일은 그녀를 향해 오던 길을 달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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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일이 그녀의 팔을 움켜쥐듯 잡고 일으켰을때 그녀는 거의 눈에 촛점을 잃은 채 사시나무 떨듯 떨고 있었다.






\"정신차려! 여기 있으면 안돼! 도망가야 한다구!\"






해일이 그녀를 잡고 흔들며 악을 썼지만 그녀의 눈에는 더이상 해일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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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내 해일이 그녀를 진흙탕에서 질질끌다시피 하며 달아나기 시작할 때  광쪽에서 더욱 분명한 짐승의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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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본능적으로 광쪽을 돌아 보았을때,







그는 광의 흐린 불빛을 등지고 이쪽을 노려보며 서 있는 십여명의 사람들을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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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한 손에 긴 막대 같은 것을 들고 있었으며

그들의 뒤쪽에선 막 푸른 광채가 도는 눈빛들이 어슬렁거리며 기어나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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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일은 그것들이 짐승이라고 생각했다. 한마리, 두마리, 세마리.... 그것들은 계속해서 기어 나왔다.

그리곤 이쪽을 향해 똑바로 달려오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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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일이 마지막 안간힘을 다해 그녀를 잡아 끌며 악을 썼다.








\"일어나, 일어나란 말이야! 정신차려!\"






그러나 혜진의 의식은 이미 완전한 두려움에 휩싸여 아무런 반응도 보이질 못했다.

짐승들은 순식간에 그들과의 거리를 좁혀 왔으며 해일은 더이상 그녀를 구할 수 없음을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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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 밑바닥에서 터질 것 같은 공포와 좌절이 한꺼번에 몰려왔다.






짐승들은 바로 10여미터 앞까지 다가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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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들은 금방이라도 두사람을 덮칠듯 으르렁거리며 천천히 한발자욱씩 앞으로 다가왔다.

그는 진흙탕에 쓰러진 김혜진을 내려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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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엾게도 그녀의 촛점없는눈동자가 그를 올려다 보고 있었다.



울컥하고 눈물이 솟구치며 목이 메어왔다.








\"미.... 미안해, 정말..... 미안해!\"






그는 떨리는 손으로 그녀의 손을 놓았다. 그리곤 뒤돌아 달리기 시작했다.  

그녀를 남겨둔채 그는 진흙탕을 미친듯 달리기 시작했다. 얼굴에 굵은 빗방울이 아프도록 부딪혀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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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뒤에서 짐승들의 포효 소리와 함께 처절한 비명소리가 들려왔다. 해일은 자신도 모르게 뒤를 돌아 보았다.



짐승들이 혜진을 둘러싸고 있었고 그 한가운데

아까 보았던 일단의 무리들이 혜진을 향해 손에 든 막대를 치켜 올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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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일은 감전된 듯 그 자리에서 꼼짝도 하지 못한채 그들을 지켜 보았다.



해일은 도대체 그들이 무엇을 하려는지 짐작조차 할 수 없었다. 그런 해일을 비웃기라도 하듯 그들은 일제히 막대를 치켜들었다.

그리곤 해일이 미쳐 소리를 칠 틈도 없이 막대를 가차없이 혜진을 향해 내리 꽂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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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참한 비명소리가 그녀의 입에서 터져 나왔고 해일은 온몸을 부들거리며 떨었다.

사내는 계속해서 그녀를 향해 막대를 내리 꽂았고



이윽고 그들이 뒤로 물러서며 낯선 소리를 냈다.






\"쉬익! 쉭! 쉭!\"




마치 쇳소리 같기도 하고 짐승의 숨소리 같기도 한 그 소리를 기다렸다는 듯이

짐승들이 그녀를 향해 달겨들었다.



뒤로 물러 선 그들은 똑바로 해일을 노려보았다.

해일은 순간 아찔한 현기증을 느꼈다. 해일은 비틀거리며 다시 달아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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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이 터질 것 처럼 요동을 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