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살아있는 유령(1)










맨 앞에 걸어가던 박호철이 그 자리에 멈추었다.



\"무슨 일이야?\"



구반장이 소리치며 그를 향해 다가갔다.

그러나 무슨 영문인지 구반장 역시 더이상 앞으로 나아가질 못하고 그 자리에 우뚝 서 있었다. 이제 5분만 더 가면 마을이 나타날텐데.










\"왜 안 가세요?\"








혜경이 숨을 헐떡이며 다가섰을때 구반장이 초조하게 내뱉았다.








\"젠장, 물이 너무 불었어!\"








혜경이 그들의 아래쪽으로 렌턴을 비추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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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곳엔 마을과 외부를 이어주는 다리가 있는 자리였다.

  그런데 그 다리위로 거센 물살이 범람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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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는 아직까지 형체를 가지고 있었지만 언제 무너질지 모를 만큼 위태로워 보였다.

그녀는 이곳에 올때마다 그 다리가 상당히 위험스럽다고 느꼈던 기억을 되살릴 수 있었다.



멀리 어렴풋이 마을의 불빛이 보였다.








\"반장님, 돌아갈 길은 없나요?\"



\"없어, 이 길 뿐이야!\"






검은 물살 아래로 다리의 윤곽은 보였지만

누군가 그 위에 한 사람만 올라섰다간 금방이라도 거센 물살과 함께 사라져 버릴 것처럼 다리의 지탱력은 불안해 보였다.



빗방울은 조금도 기세를 누추지 않고 거세게 내리고 있었고 이대로 기다리다간 그나마 다리의 형체마저 없어져 버릴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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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반장은 진흙탕 위에 아예 주저 앉아 머리를 감싸고 있었고 박호철과 혜경은 원망스런 눈빛으로 다리를 쳐다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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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반장의 말대로라면 지금쯤 다리 건너편 마을에는 많은 사람들의 생명이 위험에 처해 있을 것이다.

구반장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서며 절박하게 소리쳤다.







\"다리를 건너야 겠어, 내가 먼저 건널테니 무사히 건너면 뒤따라 와!\"




\"반장님, 너무 위험해요!\"




\"방법이 없어, 아무리 내가 비겁한 놈이라도

그 많은 사람들이 고스란히 놈들에게 당하도록 내버려둘 순 없어!\"






구반장이 성큼성큼 다리 앞으로 다가갔다.

그것은 혜경이 알고 있던 구반장의 모습으로는 도저히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었다. 구반장이 한발을 다리위로 내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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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한 물살이 그의 발목을 휘감아 왔다.




\"반장님, 제발 조심하세요\"






혜경이 할 수 있는 말은 그것 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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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진심으로 반장을 걱정하고 있었다.

그리고 한편으론 반장에 대한 자신의 오해에 대해 많은 후회를 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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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 건너편에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건,

다리를 건너기만 하면 앞으로 그녀는 구반장을 무조건 믿고 따르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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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그것도 구반장이 다리를 무사히 건넌 다음의 일이었다.

구반장이 두 다리를 동시에 다리에 올려 놓았다. 잠시 균형을 잃고 비틀하던 구반장이 가까스로 균형을 잡았다.



그리고 그는 조심 조심 다리를 건너가기 시작했다.



그는 분명 다리 건너편에서 벌어지는 어떤 일에 대한 강한 사명감 같은 것을 느끼고 있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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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한 물살이 그의 발목을 계속 위협하고 있었다.

그의 발목 아래에 버티고 잇는 다리가 어느 정도의 버팀력을 가지고 있는지는 전혀 짐작조차 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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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경과 박호철이 조바심을 가지고 지켜보는 가운데 구반장이 무사히 다리를 건너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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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쳐 마음을 놓기도 전에 다음은 박호철의 차례였다. 구반장이 건너편에서 소리를 질렀다.






\"균형을 잃지 말고 가능한 바닥에서 발을 높이 들지 말고 끌면서 건너와, 발을 들면 안돼!\"



박호철이 잔뜩 겁먹은 얼굴로 다리위로 올라섰다.

그 역시 반장의 지시대로 조심스럽게 다리를 무사히 건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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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경은 다리가 생각보단 튼튼하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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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차례가 되자 혜경은 주저없이 다리위에 올라섰다. 바라보던 것보다 물살의 저항은 훨씬 강했다.

그녀는 반장의 말대로 다리를 끌면서 천천히 다리를 건너갔다.





그런데 그녀가 다리를 거의 건넜을때였다. 그녀가 밟고 있는 다리가 휘청했다.

정신이 아찔해지는 사이 다리가 한순간에 허물어 졌다. 너무도 쉽고 간단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