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죽은 사람들이 아니었다면 누군가가 그들 모두는 기나긴 악몽을 꾼 것이라고 누명을 씌워도 믿을 만큼 마을은 완전하게 깨끗했다.
해일은 이 곳에 분명 엄청난 속임수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누군가가 아무리 흔적을 없애려고 해도 이토록 완벽하게 처리할 순 없는 일이기 때문이었다.
주저앉아 있는 해일의 어깨를 툭하고 치는 사람이 있었다. 올려다보니 그는 이번 수사팀의 책임자라고 처음에 자신을 소개하던 장형석 과장이었다.
\"기분이 좀 나아 졌습니까?\"
해일은 그의 말에 별로 대답하고 싶지 않았다.
사람이 아무리 망각의 동물이라지만 그 짧은 시간에 이토록 큰 충격을 어떻게 잊어버릴 수 있을 것인가.
그는 해일의 옆에 비슷한 자세로 주저 앉았다.
\"정PD라고 하셨죠? 오랫동안 이 방면의 일을 해오면서 이번처럼 이상한 사건은 처음 대합니다.
죽은 사람들로 보나 살아남은 사람들의 진술로 보나 오늘 새벽 이 마을에선 웬만한 전쟁보다 더한 난리가 벌어진 것 같은데 제 눈에는 마치......\"
그는 잠시 거기서 말을 끊곤 해일의 눈치를 살피는 듯 했다.
\"마치 어디선가..... 엉
뚱한 곳에서 죽은 사람들을 고스란히 이곳으로 옮겨 놓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단 말입니다?\"
해일은 비로소 고개를 돌려 그를 바라보았다. 그가 말하고자 하는 의도가 무엇인지 알 수 없었기 때문이다.
일반 경찰들과는 달리 말쑥한 양복 차림에 1970년대에나 유행했을 짧고 단정한 머리에 기름을 발라 넘긴 그의 모습에서
해일은 한때 이 나라를 온통 두려움에 떨게 했던 모 기관원의 모습을 떠올렸다.
그는 얇은 은테 안경 너머로 차갑고 날카로운 시선을 해일에게 던지고 있었다.
그제서야 해일은 그가 자신들의 얘기를 믿기는 커녕 오히려 의심에 가까운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럼, 우리가 거짓말이라도 한단 말입니까?\"
\"아... 제 말을 오해 하셨나본데 그런 얘기가 아니라....\"
\"아니라면.... 제가 장형사님 질문에 대답하지 않아도 되겠군요?\"
\"그건, 아니죠. 비록 정PD가 이번 일에 피해자라고 주장하고 있긴 하지만.....\"
\"피해자라고 주장한다구요?\"
\"이런, 제 말을 너무 그렇게 예민하게 받아 들일 필요는 없습니다.
저희는 어디까지나 객관적인 물증이나 확실한 정황이 밝혀질때까진 선입견을 두지 않으려고 하는 것 뿐이니까요\"
\"결국은 우리들을 용의자로도 볼수 있다 그 말이군요\"
\"꼭 그렇게 해석하고 싶으시다면 굳이 부정하고 싶진 않습니다.
하지만 수사 절차상
어느 사건에서나 사건 주변 인물들은 기본적으로 모두 용의자 선상에 올리는 것이 수사를 하는 기본 방침이니까 이해해 주십시요\"
\"저쪽에 윤혜경 형사와 박호철 순경은 다름 아닌 경찰입니다\"
\"그건 별개의 문제지요.
다만 제가 하고 싶은 얘기는 정PD가 이번 사건에 대해 저희에게 적극적으로 협조해야 할 의무가 있다는 얘기를 하고 싶은 겁니다, 저는\"
그의 말은 전과 달리 이번에는 매우 확고하고 단호한 억양이었다.
해일은 아찔한 현기증을 느끼면서 자신도 모르게 그의 시선을 피했다.
더이상 무엇을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이미 자신들이 겪은 모든 일은 하나도 남김없이 다 얘기했는데.
그들은 또 무엇을 더 자신들에게 요구하는 것인가.
그는 뭔가 알 수 없는 깊은 수렁으로 자신이 점점 빠져들고 있다는 예감을 떨칠 수 없었다.
문득 그가 고개를 들자 앞쪽에서 윤혜경 형사가 자신과 장과장을 바라보고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그녀 또한 지금 자신의 심정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을 해일은 그녀의 표정에서 읽을 수 있었다.
해일은 자리에서 일어나 혜경을 향해 다가갔다. 그녀는 지금까지 그가 보아온 여느 여자들과는 확실히 다른 면이 있었다.
해일은 처음 그녀를 대할때부터 그녀에게서 어느 남자 못지 않은 강인함과 고집스러움을 엿볼 수 있었다.
해일은 그것이 단순히 그녀의 직업때문에 드러나는 성격이 아닌 그녀의 천성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녀가 먼저 입을 열었다.
\"뭔가 좀 이상해요\"
\"이상하다니요? 마을이 말입니까?\"
\"아니요, 경찰들..... 아니 이 사람들.... 일반 경찰들이 아닌 것 같아요\"
\"뭐라구요? 그게 무슨 말입니까?\"
\"확실히는모르겠지만 시경에서 나왔다고 하는데 차림새나 말투,
그리고 시경 어느 부서에서 나왔는지에 대해선 밝히지도 않고..... 신분증도 위조된 것 같아요\"
\"뭐라구요? 그게 정말 입니까?\"
\"뭔가 또 다른 무엇이 이번 사건과 관련이 있는 것 같아요\"
\"그럼, 따져야죠! 지금이 어떤 세상인데.....\"
\"그냥 잠자코 있으세요.
우리가 먼저 속을 드러내서 득이 될게 없는 것 같아요. 일단 속아 주는 척 하면서 저들의 정체와 저들의 의도가 무엇인지 알아보도록 하자구요\"
해일은 새삼스레 주변의 인물들을 눈여겨 보기 시작했다.
무엇이라고 분명히 단정하긴 어렵지만 확실히 그들은 일반 경찰들과는 다른 어떤 낯선 분위기가 있었다.
\"어차피 이번 사건은 처음부터 우리가 쉽게 현실에서 납득할 수 없는 일들이 마치 현실처럼 벌어지고 있었어요.
분명 어딘가에 이 수수께끼를 풀 수 있는 단서가 있을 거예요. 그걸 찾는게 급선무예요.
혹시 흉가에서 촬영을 할때 카메라에 뭐 찍힌게 없을까요?\"
그녀의 말에 해일의 머리에 번쩍하고 떠오르는 것이 있었다.
\"내가 왜 그 생각을 못했지?
그래요, 촬영 테잎! 만약 김감독이 카메라를 끄지만 않았다면 광에서 이정란씨가 죽어가는 모습과 그리고 어쩌면.....\"
\"어쩌면 뭐죠?\"
혜경을 바라보는 해일의 얼굴이 흥분으로 상기되기 시작했다.
\"어쩌면 그 짐승들과 살인마들이 어디서 어떻게 왔는지도 알 수 있을지 몰라요\"
\"네? 그게 정말이예요?\"
해일은 혜경과 흉가 쪽으로 급히 달리기 시작했다. 돌연한 두 사람의 행동에 장과장이 덩달아 급히 그들의 뒤를 쫓았다. 해일이 달리며 흥분하여 소리쳤다.
\"그래요, 만약 김감독이 그때 광을 뛰쳐 나오며 카메라를 끄지만 않았다면 카메라는 계속해서 돌아가고 있었을 겁니다. 저는 그 살인마와 짐승들이 광에서 나오는 것을 분명히 제 두 눈으로 보았어요. 그런데 저희가 광에서 나오기 직전까지만 해도 광에는 저희 말곤 아무것도 없었다구요. 제가 본 것처럼 그들이 정말 광에서 나왔다면 우리가 나온 이후에 그 안에서 벌어진 일들이 하나도 남김없이 촬영 테잎에 찍혔을거란 말입니다\"
\"만약 그렇게만 된다면 이 모든 수수께끼들을 한꺼번에 풀 수 있을지도 모르겠군요\"
\"그 뿐이 아닙니다. 마당에 적외선 카메라를 설치해 두었어요. 그 카메라는 야간에 조명이 없이도 물체들을 분명하게 촬영을 할 수가 있죠. 카메라가 제대로 작동이 되었다면 우리가 광에서 뛰쳐 나오는 과정들과 짐승들과 살인마의 모습, 그리고......\"
해일의 목소리에 갑자기 흥분기가 가셨다.
\"그리고 뭐죠?\"
\"김혜진의....... 살해장면까지 모두 그 안에 들어 있을 겁니다\"
오늘은 이까지 행셔
아오 왜 비번이 틀리다하지ㅡㅡ 행쇼!!!!!!!!
ㅎㅅ
하아 ㅈㄴ 궁금 꿀잼
빨리 다음거 올려줘양 굽신 굽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