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배하는 기분이라 ㅈㅅ했는데 ㅎㅎ잼께보세요




8. 테잎속의 비밀(1)



일요일 오전 같은 시각. 서을 근교 M 정신 요양원에는 3대의 앰블런스와 검은 세단 3대가 급히 요양원 뜰 안으로 들어서고 있었다.



평소 같으면 상태가 그리 나쁘지 않은 환자 몇 명과 면회 온 보호자들이

따스한 햇살 아래 도시락이라도 나누며 모처럼 한가로운 정을 나누고 있을 시간이었지만 ,



오늘은 웬일인지 쥐새끼 한마리 보이지 않는 뜰 안에는 팽팽한 긴장감마저 감돌고 있었다.



세단과 앰블런스가 요양원 현관 앞에 멎자 기다렸다는듯 요양원의 원장을 비롯한 실무자들이 급히 그들을 맞으러 밖으로 나왔다.



첫번째와 두번째 세단에서 내린 사람들은 검은 양복 차림의 날카로운 눈매를 가진 기관원의 인상을 풍기는 사내들이었고



세번째 세단에서는 말쑥한 양복 차림의 앞 차에서 내린 사내들과는 사뭇 분위기가 달라 보이는 사내들이 내렸다.





그들은 매서운 눈으로 주위를 경계하며 앰블란스의 문을 열었다.



그 안에서 환자 한명이 하얀 시트로 온 몸이 덮힌채 환자용 침대에 실려서 끌어 내려졌다.

사내들은 신속하게 환자를 안으로 데리고 들어갔다.



두번째, 세번째 앰블런스에서도 마찬가지로 시트로 온몸을 뒤짚어 씌운 환자가 각각 한명씩 실려 있었고



그들 또한 앞의 환자와 같은 방법으로 안으로 들여 보내졌다.

그들을 태운 환자용 침대는 빠른 속도로 햐얀 벽으로 둘러싸인 정신 요양원의 긴 복도를 지나가고 있었다.



그들이 복도를 질주하는 동안 복도에는 사람의 그림자조차 볼 수 없었다.



그들은 병원의 가장 안쪽에 있는 은밀한 통로로 들어섰다.



그들이 들어선 통로의 입구에는 \'특수병동\'이라는 푯말과 함께 \'관계자외 절대 출입금지\' 라는 선명한 붉은색 글씨가 적혀 있었다.







그들은 다시 두개의 굳게 잠긴 철문을 지나 병원 가장 깊숙한곳에 위치한 세개의 병실 앞에서 각각 멈추었다.



특수하게 제작된 것으로 보이는 두꺼운 병실문이 열리고 각각의 환자들을 실은 침대는 나란히 배정된 병실 안으로 들여보내졌다.





병실 안은 여느 병실과 달리 각각의 병실 사이의 칸막이가 유리같은 투명한 재질로 제작되어

옆 병실의 환자를 서로 볼 수가 있을 뿐만 아니라 대화까지 나눌 수 있도록 특수 설계되어 있었다.



사내들은 미리 충분한 약속이 되어 있었던 것 처럼 말 한마디 하지 않고 자신에게 부여된 지침에 따라 한치의 오차도 없이 행동하고 있었다.





그들 중 가장 높은 위치에 있는듯한 자가 눈짓을 하자

건장한 사내들은 곧바로 오던 길을 되돌아 나갔다.



남은 사람은 모두 네 사람이었다.



침대위에 환자가 꿈틀거리는 동작이 하얀 시트위로 불거져 나왔다.



첫번째 병실에 들어간 환자의 시트가 벗겨졌다. 환자는 침대에 단단한 밸트로 손발이 고정되어 있었으며 입에는 테잎이 붙여져 있었다.

자신을 내려다 보는 사내들을 두려운 눈으로 올려다 보는 그는 뜻밖에도 김익재 촬영감독이었다.



이어서 두번째, 세번째 침대의 시트가 벗겨지고 그 안에선 배영환과 강은영이 각각 모습을 드러냈다.



* * *



놀랍게도 흉가 앞마당에 설치되어 있던 60분짜리 적외선 카메라의 테잎도,

  광안에 설치되어 있던 ENG 카메라의 테잎도 모두 끝까지 감겨져 있었다. 그것을 확인한 해일이 흥분을 억누르며 소리쳤다.



\"됐어요, 모든 장면들이 이 안에 촬영되어 있을 겁니다. 오늘 새벽 이 집에서 일어난 모든 일들이.....\"



그의 곁에 있던 상기된 표정의 장과장이 말했다.



\"지금 여기서 볼 수 있습니까?\"



\"그럼요, 체크 모니터를 가지고 왔기 때문에 카메라에 연결하면 여기서 바로 볼 수 있습니다\"



해일이 막 모니터 케이블을 카메라에 연결하려 할 때였다. 장과장이 해일의 손길을 제지하며 낮은 목소리로 속삭였다.



\"당장 여기선 곤란합니다. 이번 사건은 철저한 보안속에 수사하라는 상부의 지시가 있었습니다\"



\"그럼, 어디서 봐야 한단 말씀입니까?\"



\"테잎을 좀 정밀하게 분석을 해야 하니까 번거롭겠지만 저희하고 같이 동행을 좀 해 주셔야 겠습니다\"



뒤에서 두사람을 지켜보던 혜경이 납득이 안간다는 표정으로 끼어 들었다.



\"동행이라니요? 어디로요?\"



\"그건 가 보시면 압니다\"



그러자 혜경이 정색을 하며 따지고 들었다.

뭔가 내면에 억눌려 있던 불만을 터뜨리듯 그녀는 매우 공격적으로 말하고 있었다.




\"무슨 소리예요? 저희들은 어딘지도 모르는 곳으로 함께 동행할 수 없어요.



그리고 설사 어디로 가는지 안다해도 영장없이 한발자욱도 함께 갈 수 없어요.



저희를 마치 이번 사건의 용의자나 되는듯이 취급하는데 저희 는 엄연히 신고자고 피해자란 말입니다.

그리고 이 테잎도 엄연한 정PD님의 소유물이고....



저희가 이 테잎을 장과장님과 함께 보려는 것도 수사에 협조하는 차원이지 의무는 아니죠. 정PD님, 그 테잎 그냥 이곳에서 확인해봐요\"



혜경의 말에 장과장의 안색이 금새 굳어졌고 해일은 잠시 망설이다 케이블을 카메라에 꽂았다.



그리곤 카메라에 붙은 재생 버튼을 막 누르려고 할 때였다.

해일의 얼굴 앞으로 낯선 물체가 들이 밀어졌다. 그것은 뜻밖에도 권총이었다. 해일과 혜경이 동시에 놀란 눈으로 그를 바라 보았다.






\"죄송합니다. 두 분을 이번 사건의 유력한 용의자로 정식으로 체포하겠습니다\"






장과장은 눈하나 깜짝하지 않고 싸늘한 표정으로 말했다.

너무나 엉뚱한 그의 말에 해일과 혜경은 어이가 없다는듯 서로의 얼굴을 쳐다 보았다.



이윽고 혜경이 얼굴까지 붉게 상기되면서 분을 참지 못하고 소리쳤다.



\"바.... 방금 뭐라고 그랬어요? 우리가 이번 사건의 용의자라구요?\"






그러자 장과장은 그녀를 보지도 않은 채 아까부터 이쪽을 주시하고 있던 건장한 사내를 향해 소리쳤다.








\"이봐, 박수사관! 이리 좀 와봐!\"



사내가 기다렸다는 듯 벌써 주머니에서 권총을 빼들며 그들을 향해 다가왔다.

그의 말이 단순한 농담이 아니란걸 알아차린 해일이 놀라 소리쳤다.






\"저기, 자.... 잠깐만요! 뭔가 오해가.....\"



그러나 장과장의 눈초리는 이미 조금전과는 판이하게 변해 있었다.





그는 사뭇 위협조로 해일과 혜경에게 번갈아 권총을 겨누며 말했다.

더구나 그의 말투는 어느새 거친 반말로 변해 있었다.






\"두 사람, 그 자리에서 조금이라도 움직이면 혼날줄 알아!\"




갑자기 돌변한 상황에 해일은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도무지 갈피를 잡을 수가 없었다.

혜경이 당혹감을 억누르며 그에게 대들며 소리쳤다.








\"당신들 도대체 누구죠? 당신들..... 경찰이 아니죠?\"



\"입다물어, 너희들은 이번 사건의 살인 용의자들이란 말야!\"



그 사이 장과장이 부른 박수사관이라는 사내가 와서 혜경의 뒤쪽에서 권총을 들이 밀었다. 장과장이 해일에게 명령하듯 소리쳤다.



\"카메라에서 테잎 꺼내!\"



해일이 혜경을 바라보며 머뭇거리자 그의 손에 들린 권총이 해일의 바로 코앞까지 들이 밀어졌다.



\"테잎 꺼내라는 말 안들려?\"



해일은 어쩔 수 없이 두개의 카메라에서 테잎을 꺼내 그에게 넘겨 주었다.

그는 급히 테잎을 자신의 바바리 코트 안으로 집어 넣은 다음 두사람에게 앞장서라는 손짓을 했다.








\"허튼 짓 하면 그 자리에서 황천길일줄 알아!\"






그들이 흉가를 벗어나 마을을 가로지르는 동안 어느 누구도 그들을 눈여겨 보는 사람들은 없었다.



그들은 옷속에 권총을 숨긴채 다른 사람의 눈에 안 보이도록 최대한 신경을 쓰며 두사람을 마을에서 데리고 나왔다.



마을을 벗어나자 그들은 두사람이 5, 6미터 앞장 서 걷도록 한 다음 뒤에서 따라왔다.

해일은 자꾸만 자신의 등뒤를 겨누고 있을 권총이 신경 쓰여 뒤를 돌아보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



하지만 그들은 두사람중 누구도 뒤를 돌아보는 것을 용납하지 않았다. 그런 해일의 마음을 알아 차렸는지 혜경이 속삭였다.








\"뒤돌아 보지 말아요. 우릴 해치거나 하진 않을테니.....\"




\"그걸 어떻게 알죠?\"




\"저들도 테잎을 보면서 우리의 설명이 필요할거니까, 그리고 우릴 죽일 의도였다면 이렇게 번거롭게 할 필요도 없고.....\"




\"대체 저들이 우리한테 왜 이러는 걸까요?\"




\"저도 아직 잘 모르겠어요.

아마 정부 어느 특수기관에 소속된 사람들인 것 같은데 이번 사건에 우리가 모르는 뭔가가 있는 것 같아요.



제가 처음 이번 사건을 조사할때도 모정보기관에서 제 뒷조사를 했다고 하더라구요.

모르긴 몰라도 저들은 우리가 생각하는 훨씬 이전부터 이번 사건에 관여하고 있는 것 같아요\"






그러는 사이 그들은 이미 마을 입구에 있는 비포장 도로까지 도착해 버렸다.



거기에는 여러대의 경찰차와 승용차들이 세워져 있었고

그들은 그 중 한대의 승용차 문을 열고 권총을 든 손으로 두사람에게 타라는 손짓을 했다.



해일과 혜경이 망설이다 차에 오르려는 순간 네사람의 뒷쪽에서 누군가가 소리쳤다. 그리고 그 목소리가 혜경의 귀에는 몹시 익숙한 느낌으로 다가왔다.



\"모두들 꼼짝 마! 앞에 두 사람 얌전히 총 버려! 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