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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것이 쫓아오고 있었다.


 기괴하게 꺾여 돌아간 팔다리, 지저분하게 풀어헤쳐진 긴 머리카락, 반쯤 짓이겨진 얼굴가죽 위로 떨어질 듯 덜렁거리는 눈알, 비현실적으로 크게 찢어진 입안으로 제멋대로 잔뜩 돋아있는 송곳니. 그것이 왜 쫓아오는지, 내가 왜 쫓기고 있는지는 모르겠다. 아니, 쫓기고 있는 게 아닌가? 그것의 모습도 내가 직접 봐서 아는 건지 알 수가 없다. 오히려 내 상상이 그것을 만들어내고 있는 것 같은 기분도 든다.


 그것은 이 기다란 복도 저 멀리서부터 나를 향해 달려오고 있다. 네 발로 땅바닥을 기듯이 온갖 사물들을 밀치고 부숴버리면서. 비현실적으로 빠르다. 이대로는 잡힌다. 반대편 복도 끝에 문이 보였다. 필사적으로 문을 열고 들어가 내려치듯 문을 닫았다.


 문 반대편은 칠흑처럼 어두웠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미친 듯이 벽을 더듬어 있는지도 모르는 스위치를 찾기 시작했다. 문 너머로 쿵쾅거리는 소리가 너무 빠르게 가까워오고 있었다. 가까스로 찾아낸 스위치는 먹통이었다. 이대로는 죽는다. 시야가 조금은 어둠에 적응하기 시작함을 느끼며 전력으로 내달렸다.


 어둠 속에서 수많은 사물들에 부딪히며 어쨌든 달렸다. 등 뒤로 그것이 문짝을 부수고 들어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이번 복도 끝에도 문이 있었다. 어쩌면 그것이 어둠 속에서 날 놓칠 수도 있지 않을까. 최대한 조용히 문을 열고 들어갔다.


 작은 방이었다. 창문조차 없었다. 필사적으로 여기저기를 둘러봤지만 일상적인 사물들뿐이었다. 문 뒤로 들려오는 소리는 생각보다 너무 빠르게 커져왔다. 생각보다 너무 가깝다.


 쾅!


 발작하듯 소스라치며 문으로부터 떨어졌다. 철제 문짝이 움푹 찢겨 들어왔다. 방 안에 마땅히 숨을 곳이라곤 없었다. 허겁지겁 책상 밑으로 기어들어가 몸을 웅크렸다.


 쾅! 쾅!


 문짝이 떨어져 나갔다. 그것은 빠르게 방안으로 달려들어와서는 이제 천천히 방 안을 살피기 시작했다. 나를 찾지 못할 리가 없다. 분명히 죽는다. 차라리 눈을 감았다.


 까득, 까드득, 까득.


 그것은 송곳니 가는 소리를 내며 움직여왔다. 분명 나를 찾아낸 것이다. 그것이 천천히 내 앞으로 돌아오는 것을 분명히 들을 수 있었다. 이빨 소리가 이보다 더 선명할 수가 없다. 그리고는 모든 것이 조용해졌다.


 영원 같은 적막.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숨도 쉬지 않았다. 시간이 멈춘 것만 같았다. 결국 버티지 못하고 다시 숨을 내어쉴 때가 되어서야 여전히 시간이 흐르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그것은 어디로 갔지? 모든 게 다 꿈이었나? 이제 괜찮은 걸까? 한참을 망설이다 천천히 눈을 떴다.




 그것이 쇳소리 섞인 비명을 내질렀다.


 꺄아아아아아아아아악-


 기괴하게 꺾여 돌아간 팔다리, 지저분하게 풀어헤쳐진 긴 머리카락, 반쯤 짓이겨진 얼굴가죽 위로 떨어질 듯 덜렁거리는 눈알, 비현실적으로 크게 찢어진 입안으로 제멋대로 잔뜩 돋아있는 송곳니. 바로 눈앞에서 지옥 같은 표정으로 비명을 질러대는 그것은 내 상상보다도 훨씬 선명하게 끔찍했다.


 굳어버린 채로 그것을 쳐다보고만 있던 나는, 그것이 한 쪽 팔을 높이 들어 올리는 것을 보고서야 반사적으로 팔을 들어 몸을 웅크렸다. 어깨가 으스러지고 쇄골이 부서졌다. 뼈 부서지는 소리가 선명하게 방 안을 울렸다. 그것이 내 목을 단단히 움켜잡았다. 죽는다.


 나는 머리가 척수째로 몸통에서 뽑혀나가는 것을 느끼며 의식을 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