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없는 것 같지만 계속 해볼게.
다음날 새벽 쯤 일어나서 A의 상태를 물으러 간호사를 찾아갔어.
"어제 수술 끝난 A는 어디 병실에 있나요?"
"예? 아 그 환자분... 지금 중환자실에 계세요."
"?"
분명 수술이 제대로 끝났으면 병동으로 옮겨져서 안정을 취하는거 아니였어?
이상하다... 그러면서 중환자실로 들어갔어. 근데 뭐야 여기...
"이봐, 빨리 저쪽가서 저것 좀 가져와봐! 빨리, 여기, 이쪽으로!"
엄청 분주했어. 간호사 몇명이 이것저것 들고 왔다갔다 거리고, 누군가에게 전기충격을 주고있고.
설마 아니겠지라고 생각하면서 천천히 다가갔는데... 빈사상태에 빠져있는 건 역시나 A의 아버지와 A였어.
대체 무슨일이냐고 아무나 붙잡고 물어봤지만 내 손을 뿌리치고 자기들 할 일만 할 뿐 아무 대답도 들을 수가 없었어.
결국 멍하니 서 있다가 간호사들 때문에 쫓겨났어. 시간이 조금 지났니깐 간호사 한명이 나오길레 무슨 일이냐고 물어봤어.
"지금 환자 두분 상태가 심각해요. 남자 환자분은 추락하실 때 워낙 많이 다치셔서 지금 살아있는게 신기할 정도에요. 제일 시급한건 장기이식인데, 필요한 장기가 심장이라 기증자를 찾기가 너무 어렵네요. 여자 환자분은 의식이 거의 없는 상태고요."
아... 도데체 뭐가 문제인지 모르겠다... 그냥 그 자리에 주저 앉아서 엉엉 울었어. 병원에서 객기 부리니깐 부모님이 오셔서 날 대기실로 끌고 가셨어.
당장이라도 A가 보고싶었다... 왜인지 지금 안보면 평생 볼 수 없을 것 같았어. 하지만 출입이 금지되서 들어갈 수 없었단 말이야.
상황이 조금 진정되었는지 의사 중 한명이 와서 "지금이라면 괜찮다."는 소리를 했어. 그래서 A를 보러갔어.
A를 보기전에 먼저 보인게 A의 아버지. 호흡기를 매달고 겨우겨우 생명을 유지중 이었어. 심장박동표를 보니 엄청 불규칙.
그러고나서 A를 봤는데, 전신에 붕대를 감고 얼굴의 절반도 붕대로 가려져있었어. 이쪽도 역시나 호흡기.
A앞에서 한참 눈물을 흘리다가 의사가 이만 돌아가지 않겠냐고 나를 떠밀길레 어쩔 수 없이 다시 나오려는 찰나에,
"지...식?"
나를 부르는 소리가 희미하게 들렸어. A가 일어난거야.
"응! 나 나 여깄어, 여기있다고! 괜찮지? 괜찮다고 말해 얼른!"
A의 손을 붙잡고 다급하게 있는데로 다 말해버리고, 의사는 서둘러 간호사를 부르러 갔어.
의식이 돌아왔다고는 해도 말은 제대로 할 수 없었나보다. 몇마디 제대로 나누지도 못한채로 중환자실을 나왔어.
그래도 A가 무사하다. 그거 하나로는 나한테 충분했어. 그동안 걱정한 내가 바보같아 진거야. 대기실에서 허탈한 웃음만 나왔어.
몇시간 쯤 지나자 A가 나를 찾는다는 말을 간호사에게 듣고 서둘러 중환자실로 들어갔어.
"좀 어때?"
"너가 신경써준 덕분에 많이 나아졌나봐. 멀쩡해질꺼야 곧 ㅋㅋ"
"다행이다..."
아직 꼴은 말이 아니었지만 예전처럼 밝게 이야기하는 A를 보니 정말 안심이되었어.
"근데, 저기 이거..."
A가 공책을 찢어 휘갈겨 쓴 무언가를 건내주었다. 읽어보려고 펼치려고 하니깐...
"지금말고! 나중에... 내일쯤 읽어줘."
라는 말을 해서 그대로 in my pocket. 잠깐동안 A와 이야기하다가 의사가 다시 환자는 안정이 필요하다 어쩌다 하며 나를 내쫓았어.
그럼 잘자, 하고 나오려는데 A가 나를 부르더니, "사랑해." 라고 말해줬어.
그 한마디가, 분명 기분이 좋고 아름답게 들려야만 하는 그 한마디가, 왜 그렇게 슬프게 들렸을까? 마치 그게 마지막 말인 것 같았어.
복잡한 기분이 들면서 나왔지만 이내, A는 괜찮다! 라는 사실이 내 머릿속을 지배하면서 다시 안정이 되었지.
그런데 말이야 너네들, 역시 슬픈 예감은 틀린 적이 없다고 그러지. 그 다음날 A가 죽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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