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 다음 글에서 끝날 것 같아.       
 

 
그럼 계속해서.       
 
 
       
 
 
 이게 무슨 소리야... 머릿속에 아무 생각도 안들었어. 중환자실로 가는 중에 수술실 램프에 불이 들어온 것이 보였어.        
 
 
       
 
 
중환자실로 들어가니깐 A는 이미 영안실로 옮겨져있더라. 다시 부리나케 달려갔어. 의사가 나를 기다리고 있었어.        
 
 
       
 
 
"친가도 아닌 당신한테 보여주는 것은 안된다고 생각하지만 일단 이 환자는 아버지 외에는 가족관계가 없고 당신이 가장 아끼는 사람이라 오늘은 허락하겠습니다."       
 
 
       
 
 
무슨 헛소리야, 내 여자인데 보는게 당연한 거잖아. 아.. 근데 보기싫어. 이게 꿈이었으면 좋겠다.        
 
 
       
 
 
차가운 철판 위에 알몸으로 누워, 얇은 천만 덮고 있는 A가 너무 가여웠어. 원래 마른 편이었지만 그동안 고생하면서 정말 뼈 밖에 안남았을 정도로        
 
 
       
 
 
말라버린 A. 여기서 또 다시 울음이 터졌다. 근 며칠간 하도 울어서 눈물은 안나오고 이상한 울음소리만 시체실에서 울렸어.        
 
 
       
 
 
죽은 사람이란 건 신기해. 그 창백함. 핏기가 하나도 없는 그 모습이 너무 가슴아팠는데, A는 어째서인지 미소짓고 있었어.        
 
 
       
 
 
겨우 마음을 진정시키고 영안실을 나와, 대기실로 향했다. 그런데 다른 담당 의사가 다가오더니, "수술 잘 끝났습니다. 곧 건강 해지실 거에요."        
 
 
       
 
 
네?        
 
 
       
 
 
도데체 이건 뭐야? 일단 무슨 소리인지 확인이라도 해보려고 병실로 따라갔어. 문을 열었더니 그곳에는 A의 아버지가.        
 
 
       
 
 
"이식이 다행이 잘 되어서 곧 정상적인 삶을 사실 수 있으실 겁니다. 정말 잘 되셨어요."       
 
 
       
 
 
뭐야... 왜 당신이 살아있어? 왜 A는 죽고 너같은게 살아있는거야? 대답 해 이 개자식아!        
 
 
       
 
 
정말 이렇게 말하면서 병동에서 난리를 피워, 다시한번 대기실로 쫓겨났습니다.        
 
 
       
 
 
부모님 어깨에 기대어 엉엉 울다가 대기실에서 다시 잠이 들었어. 그러고 밤 아홉시 쯤 일어나서 목이 너무 타는 느낌을 받아 음료수를 뽑으러 갔어.        
 
 
       
 
 
주머니에 손을 너엏더니, 어제 A가 줬던 쪽지가 손에 잡혔다. 얼른 꺼내어 읽어보니... A가 왜 죽었는지 알 수 있게되었다.       
 
 
       
 
 
지금은 편지가 내 손에 없어서 그대로 올리지도, 정확하게 쓰지는 못하지만 대충,        
 
 
       
 
 
"철우 안녕. 너에게 쓰는 마지막 편지 일꺼야. 지금 주사 맞고있어. 이거 맞으면 몇시간 동안은 엄청 기운 넘치게 된데.        
 
 
근데, 그 이후에는 엄청 괴로워진데. 살 수 없을 정도로 괴롭데. 하지만 이걸 맞지 않으면 너의 얼굴도 볼 수 없고 이 편지도 못쓰게 되어서...        
 
 
아무튼 말이야.... 말하기 쑥쓰러운데, 음... 일년간 정말 즐거웠어. 날 항상 사랑해주고 좋아해주고 챙겨줘서 정말 고마웠어."       
 
 
       
 
 
왜 마지막 같은 말을 하는거야? 아니 일단 마지막은 맞지만...        
 
 
       
 
 
"나 아마도 내일이면 저어기 하늘로 가있을꺼야. 아빠가 심장이 좋지 않나봐. 기증자도 없어서 내일이 고비래. 근데 나는 당장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르는데, 아빠는 그 심장 하나만 이식받으면 괜찮으시다잖아. 그래서... 나 내 심장을 아빠에게 주기로 했어. 희망이 없는 내가 가지고 있는 건 쓸모 없잖아? 이제 조금 있으면 수술이야. 아~ 나도 살아서 너랑 하고싶은게 참 많았는데 이렇게 되어버렸네, 미안해. 미안, 쓰고 싶은 말 정말 많은데 더는 못쓰겠어. 그럼 너 나 대신 열심히 살아. 좋은 학교 가고! 기타도 절대로 놓으면 안된다? 그럼 안녕!"        
 
 
       
 
 
편지지는, 내 눈물이 아닌, 다른 이의 눈물로 글씨가 전부 번지고 엉망이었다. 알아볼 수 있었다, 그것은 분명 A의 눈물.        
 
 
       
 
 
필사적으로 참으면서 썼겠지만 마지막에는 숨길 수 없었나 보다.        
 
 
       
 
 
그랬구나... 자기 자신을 희생하면서 아버지를 살린 거구나... A가 준 편지를 손에 꽉 쥐었다. A의 아버지가 너무나도 미웠다.        
 
 
       
 
 
병원에서 A의 장례식까지. 모든게 일사천리로 진행되었어. 친구들도 많이 와 주었고, 선생님들도 많이.        
 
 
       
 
 
3일 째 되는 날에는 A의 아버지도 환자복을 입고 나타나서는 A의 관을 붙잡고 오열했어. 난 불쾌하다는 듯이 쳐다봤지만 신경쓰지 않는 듯.        
 
 
       
 
 
A의 시신을 화장터로 옮길 때 A의 아버지가 와서 내 앞에 무릎꿇고 정말 미안하다는 사과를 했고, 난 받아주진 않았지만 일단 일어나라하고 식 진행.        
 
 
       
 
 
한 사람이 한 줌의 재로 변하는 그 순간이 지나고 A의 유골을 화장터에 맡기고 집으로 돌아왔어.        
 
 
       
 
 
집에 돌아오니 남아있는 A의 물건들을 어떻게 치워야 할지...        
 
 
       
 
 
결국 내 머릿속에 나온 결론이 다 태워버리는 것. 내가 가지고 있어봤자 아무런 도움이 안되잖아, 더 우울해지기만 하니깐.        
 
 
       
 
 
기타나 베이스 같은 것도 다 태워버리기로 결정. 사실 워낙 비싼 제품이라 팔아버려도 됬었지만, 그걸 어떻게 파냐?        
 
 
       
 
 
A의 물건들을 정리하면서 이것 저것 나오더라. A의 글이 써져있는 노트들... 수업 내용을 필기한 거지만 A의 필체를 느끼고 싶어서 읽어봤어.        
 
 
       
 
 
A의 얼마 안되는 화장품들, 옷들, 속옷들ㅋ... 그렇게 다 한군데 모아서 천천히 아버지 차 트렁크에 실어 넣고 마지막 물건들을 실으려고 하는데,        
 
 
       
 
 
자그마한 상자가 보였고 그 겉에는 "철우에게" 라는 메모가 붙어있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