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이다.창문으로흘러들어오는햇살이눈부시다.
참새들의지저귀는소리가들린다.
일어나야지..
몸을일으키는데뭔가가툭하고떨어졌다.이불위에쪽지가..?
오빠,나오늘조금늦을것같아.
먼저저녁먹고자도록해.
아름이같다.주말이라학교도안가는데..?
모르겠다.아르바이트겠지.이제그녀석도고딩이니까자기몸쯤은간수할수있을거다.
자리에서일어나식탁으로갔다.어제먹던카레를먹어치워야겠다.
그순간.
위이이잉위이이잉
뭐야,또스팸이야?
핸드폰의진동은스팸메일이었다.다시슬라이드를닫으려는데,위의새메시지아이콘이아직없어지지않았다는것을발견했다.
수신메시지함에들어가봤다.
..메시지가한개더있다.
어젯밤12시에온것이다.
별일이네..
메시지를열어보았다.
민아름을살리고싶다면오늘밤11시까지학교옥상으로와라.
?!
이것도스팸..일리가없잖아!메시지에는내동생의이름세글자가보란듯이적혀있었다.도대체무슨일이지?!
장난도아주악질장난이네,리더.쿠쿡..
뭐..?아니,잠깐..누구..?!
순간나는소스라치게놀랐다.집안에눈나혼자밖에없는데,
누군가나에게말을걸어왔다..!
뭘그리놀라고그래..우리는옛날부터줄곧함께였잖아?
심장이격렬하게뛴다.내가미쳐버린걸까?
이건
환청임에
틀림이없다.
환청아니야.리더의내면에서들리는소리지.하긴,
나와말울하지않고지낸지가벌써15년이니까..
놀랄수도있겠네.
뭐,뭐라고?!
나의내면에서들리는소리.그것은분명그런느낌이었다.
마치오랫동안명상을하면들린다는신의음성처럼.안에서부터울려오는목소리를듣는것은기묘한일이었다.
잠깐만,전에도이런적이있었던것같은데..?
너,전에도나를만난적이있나?
도대체정체가뭐지?!
잠시정적이흘렀다.
내가마음만먹으면지금이자리에서모든걸말해줄수도있어.하지만왠지,리더가스스로알아가야한다는생각이드는군.
미안해.아니,아닌가.
나의의지는곧리더의의지이니까.
무슨..소리를하는거야..!
..부탁이야.지금은그저내가존재한다는사실만.
그것만기억해줘.자주볼수는없을테니까..
뭔가가사라지는듯한느낌이들었다.
잠깐,잠깐마안..!
목소리는더이상들리지않았다...가버린걸까.
머리가어지럽다.
갑자기굉장히이상한일을겪으니까..일반적으로는당연히두려워해야겠지만,지금
내가 느끼는
기분은
아쉬움,
그리움.
..도대체무슨일이있었던거야..
...
의식이흐려진다.
이건꿈일꺼야,하는생각이들었다.
얼마나시간이지났을까.
살며시눈을뜨니벽걸이시계가눈에들어온다.
..시간이꽤많이지난것같다.
으음...
나는거실바닥에누워있었다.
어라..?내가왜이런곳에누워있는거지...
아무리생각해도잠들기전기억이떠오르지않았다.
아,맞아!아름아!
순간아름이를죽이겠다는협박이적힌메시지가생각났다.재빨리몸을일으켜시계를들여다보았다.
?!
벌써아홉시반이잖아?밖을내다보니완전히깜깜하다.
이럴수가..가능한빨리옷을갈아입고집을나섰다.
옷을단단히입었지만약간쌀쌀한기온에몸이떨려왔다.빨리아름이를찾아야한다...하지만도무지감이잡히질않는다.
아직어디서아르바이트를하는지도모르는상태인데다,아름이의핸드폰도꺼져있었기때문이었다.
크윽..학교로가보는수밖에없다.
탁탁탁탁
학교로뛰어가면서,최근에일어난이상한일들을생각했다.
매일마다꾸는악몽.길을가다문득느끼는뒤에누군가따라오는듯한기분.아름이의납치...이것들이연관이있는건아닐까?...
괜한생각이다.내가봐도너무비약이심했다.
일단아름이를구하고나면모든게돌아오겠지.그래..이것도사실우리를아는누군가의악질적인장난일지도모르지만,나는무언가실마리를잡을듯한갈증에무작정뛰어가고있었다.
헉..헉..
우리학교건물아보인다.이제얼마남지않았다.
현재시각은..10시25분이다.
숨이턱까지차올랐지만,젖먹던힘을다해옥상으로올라갔다.
헉,헉,헉...으..
평소에는와본적없는선일고옥상.그문을열어젖혔다.
끼이이익
음산한소리를내며문이열렸다.
어째서잠겨있지않은건지하는의문도들지않았다.일단안으로들어갔다.
휘우우우우
바람이..세차게분다.
춥다.눈도제대로뜨지못하겠다.뭐가있지..?아름이는..
여기에..있을..까..?
휘우우우우
...
눈을뜨고주위를둘러보았지만,아무것도보이지않았다.아무것도.
뭔지모를허무함이어깨를짓눌러왔다.
이게뭐야...
여기오면..전부끝나는거아니었어..?!
갑자기치솟는분노에았는힘껏소리를질렀지만,바람소리에묻혀버렸다.어떻게된일이야..아름이는..
무의식중에핸드폰을꺼내들었다.
퉁퉁부은손으로어렵사리슬라이드를열었다.10시45분.
..설마15분일찍와서아무도없는것은아니겠지.
...
정말,이모든것은장난이었단말인가?..
아름이의..이름까지...아는사람의..?
다리에힘이풀렸다.그대로문을기대고주저앉았다.
하아..이제어떻게되는거지..
휘몰아치는바람이뼛속까지파고든다.옷깃이나부낀다.
옥상가득히들어찬어둠과세찬바람속에서,시간은1분,2분흘러갔다.
휘우우우우우우
...
이젠몸에감각이없다.장난이었나보다.
그런데..집에돌아갈힘이..없는데..지금..정신줄을..
놓으면..
죽는데...
걱정말고이젠푹쉬도록해,리더.
나한테맡겨.
..목소리가..들려온다.다정한목소리..
그리운목소리...
이젠..마음놓고..쉴수있..겠..어..
파치치칙치지직치직푸슉
CONNECTION 완료.
음.오랜만이네,이몸.
완벽하게리더의몸으로접속했다.
성공했다는쾌감이몸을들뜨게했다.오옷..부신에서
아드레날린이마구분비된다!
이것이인간의육체...하지만내것이아니다.엄연히리더라는주인이있는몸.잠시빌려쓰는것뿐이니조심히다뤄야지.일단몸을움직여보자.
뚜벅뚜벅
오오..이것이걷는다는것...다리주변의근육이팽팽히긴장하고,관절이움직여근육이힘을주어도부러지지않게한다.
뚜벅뚜벅뚜벅탁탁탁탁탁
..달린다는것..!바람을가르며한발한발점프를연속적으로유지하는동작.직접해보는날이올줄이야..!
크하하핫..
하하하하하!
재미있다.대뇌에서각기관의말초신경까지가는데걸리는시간은아무리길어도1/1000초.인간의몸은더없이재미있는오락이다.
휘이이이잉
그나저나이곳은바람이너무심하게분다.세포들이오그라들어활동하는데에지장이있으므로따뜻한곳으로내려가야겠다.
계단으로통하는문을잡고열었다.
끼이이이익
눈으로계단과발사이의거리를가늠해가며한발한발내려갔다.
한걸음내딛을때마다혈액과기관들이따뜻해지고있었다.
빙글돌아10계단쯤더내려가니5층이다.계단을내려가며현재있는건물의구조를살폈다.
아무래도리더가다니는학교..인것같다.이렇게늦은시간에여긴뭐하러온거지?지금쯤아르바이트하러갈시간인데.
그때핸드폰의진동이울렸다.
어색한동작으로핸드폰의슬라이드를올렸다.
뭐하고있지?약속시간이5분이나지났다.여동생을죽이고싶지않다면어서와라.
리더의여동생?아,아까같이본메시지가떠오른다.
어디로오라고했더라..학교옥상.
리더가나에게맡긴이상민아름은내가책임지고구해야한다.
다급히옥상으로뛰어올라갔지만,아무도없었다.
학교옥상..학교..민아름...아!
학교옥상은리더의학교가아니었다.민아름이다니는학교로가야했다..
어떻게하지.시간이없다.
만약여기서
민아름을잃는다면
리더는굉장히슬퍼할것이다.그래.
지금
내가
간다...!
근육증강제,신경촉진제,
뼈강화제주입.
탁탁탁탁탁탁타닥
옥상을가로질러최대한의속도로달려가그대로몸을날렸다.
계산은이미끝났다.가능할것이다.
슈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욱
바람아전신을때려부순다.
이제착지할때가됐다.
땅에발바닥이닿는것과동시에무릎을움츠려야한다.
투콰앙
음.OK.아직그때의실력은녹슬지않았다.
완전히아작이나버린콘크리트바닥을밟고일어섰다.
주위의사람들이나를뚫어져라쳐다본다.
꺄아아아악!
하지만그비명이들렸을때,나는이미저멀리사라지고있었다.
달리기의속도도증가했다.인간의한계를살짝넘도록주입했는데.
약간더계산했나보다.발이보이지않을정도로빠르게,도심을가르며질주했다.
..끝내주는기분이다.자동차들을보이는족족추월해가며달렸다.
지금여기에서가장빠른존재는나다!
나는듯이달려서금새도착한민아름이다니는고등학교.이름이..
풍림고등학교..?
웃기는이름이다.
아무렴어때.교문이잠겨있어서훌쩍뛰어넘고교내로들어갔다.
옥상으로가기위해계단을오르는데문자가왔다.
내가지금장난하고있는것같나?민아름을죽이겠다.3분안으로옥상에나타나라.
옥상문은눈앞에있다.개소리그만하라지.
문을박차고뛰어들었다.
콰당
...어디있지?
캄캄해서아무것도보이지않는다..
앞으로한걸음내딛었다.
꺄아아악!
비명소리..?!
아름아!
..앞뒤가릴여유가없다.
한치앞도보이지않았지만,비명이들린쪽을향해달렸다.
탁탁탁
..헉..헉..
?도대체어디에있는거지!
..오빠..
그순간,나의바로등뒤에서아름이의목소리가들려왔다.
아름아..!..
퍽
털썩
방금 뭐였지..?
뭔가..묵직한것에..뒤통수를강타당했다.
..눈앞으로빨간선혈이뿜어져나오는것을보며
정신을잃었다.
CONNECTION 종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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