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TWO
호랑이굴에 잡혀가도 정신만 차리면 산다?





이거 너무 어두워서 아무것도 안보이는데요.

어딘가에 스위치가 있지 않을까.

잘 찾아보다고.

잉기척 없는 복도에 우리의 발소리만 울려퍼지니 묘한 느낌이다.

한참을 걸어들어가도 복도의 끝은 나오지 않았다.

엇, 스위치다.

딸깍

불이 켜졌어요!

갑작스런 불빛에 잠시 눈앞이 새하얘졌다가 곧 익숙해졌다.

정말 썰렁하고 긴 복도군. 문들이 꽤 많은데?

하나 들 셋 넷...   일곱개나 있군그래.

묘허게 익숙한 구조인데요...?

정말이다. 차가운 돌바닥. 엄청나게 긴 복도. 천장에는

사각형 모양의 타일이 붙어있고 그 긴 복도를따라 형광드이 한줄로 켜져있다.

잠깐, 이거 설마...?

학교... 인가...

아마도 우리가 들어온 건물은 학교였나보군요.

그래.   이 부근에 폐교가 하나 있다고 했는데...

네? 폐교라고요?

이렇게 깔끔한데...? 정비도 잘 돼있고.

우리를 이곳으로 납치해온 범인의 소행이겠지. 흠...

재경씨는 무언가를 골똘히 생각하는 듯 했다.

나는 복도를 따라 걷다가 한 문에 이상한 페인트칠이

되어있는것을 발견했다.

이 문은 왜 혼자 파란색으로 페인트칠이 되어있을까요..?

다른 문은 모두 초록색인데 말이지. 열어봐 달라는 뜻 아니겠어?

......

철컥

잠겨있군요. 다른 문으로 가봐야겠어요.

아니, 잠깐. 굳이 다른 문으로 들어갈 필요가 있나?

그냥 계단으로 내려가지.

계단은 막혀있잖아요!!

나도모르게 소리를 쳤다. 재경씨는 약간 놀라는 눈치다.

계단이 막혀있다...?

그걸 가보지도 않고 어떻게 알지?

예?

어라라? 그러게. 내가 계단이 막혀있다는걸 무슨수로 알고 큰소리를 친걸까?

순간 무지 당황스러웠다.

아, 죄, 죄송핮니다... 저는 당연히 막혀있을것 같아서요 하하...

그래... 그럴수도 있지...

재경씨는 무슨생각을 하는지 모를 표정으로 말을 했다.

우리는 약간 어색하게 복도의 반대쪽 끝으로 향했다. 분위기가 말이 아닌데 이거...

곧 복도의 끝에 도착했고, 계단으로 내려가는 문이 여러겹의 자물쇠로 잠겨있는걸 눈으로 확인한 순간.

미처 뭐라 다른말을 할 새도없이 재경씨가 한쪽을 가리키며 말했다.

저기 뭐라고 써져있지 않나?

가까이 가보니 하얀색 포스트잇이었다. 떼어서 재경씨에게 줬다.

......

뭐라고 써져 있습니까?

... 읽어주지.



편지의 내용

안녕하십니까.

이렇게 글을 통해 인사를 나누게되어 무척 반갑고도,

기분이 영 찝찝하군요.

지금부터 여러분은 제가 준비한 무대의 주인공이 되시는 겁니다.

여러소리 안할테니 그냥 그런줄 아시는게 신상에 좋을겁니다.

아마 이 편지를 보고있을거라 예상되는 사람은

곽병진, 이태하, 강재경 세 분이군요.

갑작스레 기억을 잃고 납치되어 조금은 혼란스럽겠지만, 이해해 주시고,

일단 이 폐교에서 나가는것을 기본 목적으로 삼으십시오.

지금 여러분은 5층에 있습니다. 서두르세요.

20분마다 위에서부터 1층씩 폭파될테니까.

그럼, 지금부터 100분뒤쯤 1층 로비에서 보도록 하죠.

그때까지 살아계신다면, 모든것을 납득이 가도록 설명해드리겠습니다.

그럼,   건투를 빕니다.



편지를 모두 읽고 난 뒤에도, 말이 정리가 되지 않아

약간 얼떨떨한 기분이었지만, 재경씨의 말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

이거, 요즘세상에 보기드문 정신나간놈이잖아!!

역시... 내 직감이 맞았군. 사건이다, 사건이야! 하하하핫...

재경씨는 뭐가 그리 재밌는지 한참을 웃었다,   ...그리고

나는 문득 시간이 정말로, 정말로 별로 없다는 것을 깨닫고 다급하게 소리쳤다.

이봐요! 형사아젘시!!   ㅡ이럴때가 아닌거같은데...?!

우리지금 한 15분있으면 죽는거아니야? 뭐가그리 좋은지도 모르겠지만,

빨리 탈출할 생각이나 해요!! 죽게 생겼다고!!

그래, 손에손잡고 위기를 탈출해야지. 알겠네...

다시 차분하게 정리된 그는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조사를 하는것 같았다.

... 나도 그의 뒤를 따라갔다.

뭐 대책은 있는겁니까? 무턱대고 돌아다니면 어떡해요?!

3분가량이 지났는데도 재경씨는 계속 두리번거리며 반대쪽 끝으로 걸어가고있었고,

나는 그모습을 보고있자니 답답하고 초조해 미칠 지경이었다.

뭐라도 찾아야 저 문을 딸거 아니야?

저 퍼런 문 말고 다른 문들은 열쇠구멍도 없이 잠겨있다고!

자네도 아까부터 나를 한심하게 보고있지만 말고 여기저기 찾아보는게 좋을것같은데.

...이래뵈도 난 지금 진지하게 조사하는 중이지않나.

......

쿵쿵거리는 심장을 애써 무시하고 생각해보니 그말이 맞는것 같았다. 나도 소화기 뒤나 창틀(창문은 없었지만)같은 곳을 조사했다.

그때였다.

순간적으로,   내 눈앞을 빠르게 지나간 검은 그림자를 나는 똑똑히 볼 수 있었다.

엇...  저기, 누가있..

쉿ㅡ 조용히 해,

재경씨는 조용하 하라는 제스쳐를 취한 후,   그림자가 지나간 곳을 향해

소리를 죽이고 걸어가기 시작했다.

...나도 가만히 있을수만은 없다.

조용히 그의 뒤를 따랐다,

뭐,뭐가 보입니까?

......

그는 대답이 없었다.   잠시동안의 정적이 흐른후에,

우리는 그림자가 나타났던 반대쪽 계단에 다다랐다.

... 유난히, 아니 기분 탓일지도 모르겠지만 왠지

이쪽 계단은 조명이 어두워보였다.

From DC Wa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