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 있는 괴담

…지금도 잊혀지지 않아.

정말 무섭고 신기했던 체험.

1년 반 정도 전이려나, 

내가 아직 OL이었을 적 이야기야.








매일매일, 회사에서의 데스크 워크에 지쳐, 

귀가시 전철에서는 종착역까지 자는 것이 일과 같은 것이었어.

혼잡해서 앉지 못하는 날 등은 선 채로 자기도 했어.(웃음)

그날은 잔업을 하느라 늦게까지 회사에 남아,

집에 가는 전철도 거의 막차라, 사람은 몇 명밖에 없었어.

나는 좌석 가장 끝에 앉아, 옆 벽(손잡이?)에 기대, 평소처럼 옅은 잠을 취했어.

……문득, 눈을 뜨자 아직 전철은 달리고 있었어.

평소 습관으로 종착역 전이 되면 눈이 떠지는 나는,

곧 도착하려나~하고 생각하면서 앞에 있는 창문에 비추어진 자신을 멍하니 보고 있었어….









…문득, 나는 눈을 떴어.

아무래도 또 잠이 든 것 같아.

그런데 전철은 아직도 달리고 있어, 이상하네―?하고 생각하면서 

휴대폰을 꺼내 시간을 확인했어.



[……!!]



시간을 확인하니 2시 1분을 가리키고 있었어.



(벌써 시간이 이렇게….)



그런 걸 생각하고 있자 내 머리가 서서히 제정신을 차려가,

그것과 동시에 몸도 오싹하고 차가워져갔어.



[에?! 어째서?!]



휴대폰을 자세히 확인해봐도 분명히 2시야.

바로 자리에서 일어나 주변을 둘러보자, 아무도 없었어.

전철은 계속 같은 속도로 달리고 있어….

일던 나는 부모님께 전화를 해보기로 했어.(이때, 나는 친가에 살았어.)

하지만 집에 전화해도



[지금은 전파가 닿지 않는….]



휴대폰을 보니 권외가 되어 있었어.

결코 지하철을 타고 있던 것이 아니야.



(권외…어째서….)



거기서 나는 팟, 하고 깨달았어.



(차장이 있는 가장 앞 차량에 가면 돼!)



서둘러 가려고 한 순간…전철이 스피드를 늦추더니, 역에 도착했어.

반쯤 넋이 나간 채로 역명을 확인하니



[高九奈역]



高九奈?



타카쿠나? 코쿠나?



그 역의 홈은 시골에 있을 법한 역으로, 누구 하나 있는 낌새조차 없어.

주변은 논과 산 같아 보이고, 어두컴컴했어.



(어디야 여기…난 어디 있는 거지…?)



전철 문이 푸슉-하고 소리를 내며 열렸어.



(내려도 되나? 어딘지도 모르는 역에서….)



(어쩌지….)



「高九奈역」



들어본 적도 없는 역명을 앞에 두고, 

여러모로 생각하던 중, 문이 푸슉―하고 소리를 내며 닫히고 말았어.

그리고 전철은 또 속도를 내며 달리기 시작했어.



(아…, 그래도 이상한 곳에서 내리는 것보다는 제대로 물어보러 가는 편이 좋겠지.)



나는 서둘라 가장 앞 차량으로 향했어. 

몇 차량쯤 달려서 지나쳤지만 사람은 1명도 없었어.



(왜 아무도 없는 거야? 부탁이니까 누구라도 있어줘…!)



이제 곧 제일 앞쪽에 도착할 거라 생각할 즘에, 

앞쪽에서 우두커니 사람 1명이 앉아 있는 것이 보였어.



(사람이다!)



서둘러 가까이 가보니, 

그 사람은 놀랍게도 아직 초등학교 저학년 정도의 남자애로, 

무슨 휴대폰 게임기에 푹 빠져 있는 듯했어.



[저, 저기…꼬마야…?]



내 부름에 아이가 고개를 들자, 순간 눈을 휘둥그레 뜨고, 놀란 듯한 표정을 하더니



[…왜?]



라고 묻는 거야.



[아, 그게, 나, 전철 안에서 잠이 들어버려서, 

지금 전철이 어딜 달리고 있는지 모르게 됐어…바보지, 아하하.

그러니 꼬마야, 지금 이 전철이 어딜 향하고 있는지 아니…?]



[음―…, 누나한텐 미안하지만, 어디가 어디로 향하는지는 나도 몰라.]



[그렇구나….]



[그저….]



[에?]



[누나는 아직 여기 오면 안 된다는 건 알 수 있어.]



전철 속도가 점점 느려져갔어.



[그게 무슨 소리야…?]



[만약, 내릴 곳을 잘못 내리면….]



전철이 정차하기 시작했어.

아무래도 또 역에 도착한 것 같아.

밖을 슬쩍 쳐다보자,



「敷草谷역」



뭐라고 읽는 걸까? 또 들어본 적 없는 역명.



[잘못 내리면 뭐…?]



[아, 나는 여기서 내려야 돼.]



[에! 잠깐만!]



남자아이는 열린 문을 통해 홈으로 뿅 하고 뛰쳐나가.



[가끔 누나 같은 사람, 있는데 말이야….]



[기다려! 나도 내릴 테니까!]



[…그건 안 돼. 하지만, 무슨 일이 있어도 오고 싶다면, 와.]



그때 나는 가슴 깊숙이 오싹함을 느꼈어.

지금까지 별로 표정을 짓지 않던 남자애가, 처음으로 웃은 거야.

악의가 가득 넘치는 듯한 활짝 핀 미소로, 씨익―하고….

나는 가위에 눌린 듯이 움직이지도, 말도 할 수 없었어.

문은 소리를 내며 닫혀갔어.

문 반대편, 홈에 서있는 소년은 생글생글 웃으며 내 눈을 바라본 채.

전철은 천천히 움직이기 시작해, 소년은 내 앞에서 사라졌어….

이 시점에서 어렴풋이 생각하고 있던 것이 있었어.

하지만 생각하지 않도록 필사적으로 그것을 부정하고 있었어.



(나는 이미 죽어버린 걸까…?)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도 알 수 없는 전철.



꺼림칙한 소년의 의미심장한 말.



이건 사후 세계인가?



어느새 나는 죽었고, 그걸 깨닫지 못한 게?



사고?



병?



아니면….



(…아니, 이런 생각은 그만하자. 미쳤어. 나는 살아있어.)



~♪

그때, 조용한 차량 내에서 착신음이 울리기 시작했어.

나는 재빨리 내 휴대폰을 확인했어.



『착신:아버지』



[아빠!]



아까까지 권외였던 전파는 안테나가 2개로 바뀌어 있었어.

전화를 받자,



[어이! 지금 어디 있어!! 아직도 회사에서 잔업 하는 거냐!? 계속 연락인 안 돼서 걱정했다고!!]



[아, 아빠! 읏, 으앙~….]



나는 아빠 목소리를 듣고 안심이 되었는지 울기 시작했어.



[○○○!?대체 왜 그래 ?!]



[읏, 킁, 있잖아, 아빠….]



나는 지금까지의 경위를 대충 얘기했어.

전철 속도가 늦추어지기 시작했어.




또 역이 다가와….




[그랬구나…, 근데 이런 시간에 전철이 다니다니, 

들어본 적도 없다고? 일단 역에서 내려.]



[하지만 내려도 어딘지 몰라….]



[네 휴대폰은 분명 GPS기능이 되잖아. 

그걸로 위치를 조사해서 마중 나가 줄 테니까.]



전철이 타이밍 좋게 역에 도착했어. 

문이 소리를 내며 열렸어.



[그렇구나! 알았어, 역에서 내릴게.]



나는 처음으로 역에서 내렸어.

여름인데도 공기는 차갑고, 인기척은 없어.

역명은 「****역」

간판이 심하게 녹슬어 있어 읽을 수조차 없었어.

승객은 이젠 아무도 없었지만, 전철은 천천히 달리기 시작했어.



[아빠? 내렸어.]


[그렇구나, 그럼 일단, 끊고 네 위치를 조사할게. 

거기 가만히 있어. 무슨 일이 있으면 바로 전화해.]



뚝, 뚜―뚜―



싸늘한 기계음과 함께, 아버지와의 통화가 종료됐어.

남은 건 아버지에게의 연락을 기다리고, 마중 오길 기다리면 될 뿐이야.

집에 돌아갈 수 있다는 안심과 아버지 목소리를 들었기 때문에,

나는 꽤 마음에 여유를 가질 수 있었어.



(내가 만약 죽었을지도 모른다니, 정말 나도 참 무슨 생각을 한 거야.)



휴대폰 화면을 보니 배터리 잔량이 앞으로 2칸이라는 것을 눈치채고,

바로 휴대폰을 닫았어.



(위험하네 위험해, 배터리가 떨어져서 꺼지면 진짜로 끝장이야.

또 아빠한테 연락이 올 때까지 안 쓰도록 해야지.)



여기서 다시금, 나는 역 홈을 둘러보았어.

누가 있는 기척은 없었고, 아무래도 무인역 같아,

역명판을 보려고 해도 역시 심하게 녹이 슬어 읽을 수가 없어.

전 역과 다음 역에 대해서는 적혀 있지 않은 듯했어.

주변을 둘러본 바, 논과 산 투성이에 어두컴컴.






아무것도 없어.



춥다. 아빠 언제 오지…. 

근데 생각해보니까 선로가 있으니 적어도 그걸 따라가면 큰 역이라던가, 

적어도 민가가 있는 곳에는 도착하겠지.)



그런 걸 생각하고 있던 중,



「착신 : 아빠」~♪



아버지한테서 전화가 왔어.



[아빠?]



[○○? 괜찮아?]



[나는 괜찮아. 것보다 내가 어디 있는지 찾았어?]



[그거 말인데….]



아무래도 내 휴대폰 GPS기능을 써서 조사해봤지만 포인트 에러 같은 게 떠서, 

몇 번을 해봐도 찾을 수 없었대. 

그래서 아버지 쪽에서 경찰에 연락을 했으니 

나는 주변에 공중전화나 민가가 없는지 찾아보라고 하셨어.

내가 이전 역명(타카쿠나(高九奈), 시키쿠사타니(敷草谷))을 말하자

그것도 조사해본다고 말씀하시며, 

일단 아버지와의 전화는 끝이 났어.

주변을 둘러봐도 역시 민가, 공중전화는커녕 가로등조차 없어.



(남은 배터리는 이제 한 칸. 

아빠가 경찰에 전화를 해준다고 했지만 장난이라고 생각할지도 몰라.

역명에 관해선 기대할 수 없을 것 같고, 조금 걸어볼까….

적어도 민가만이라도 발견한다면…논이 있으니 근처에 있을 것 같고….)



몇 분쯤 고민한 끝에 나는 선로를 따라 걸어보기로 했어.

아버지에게 그걸 메일로 보내고, 나는 이전 역 방향으로 걷기 시작했어. 

1시간 정도 걸었으려나, 민가는 여전히 보이지 않아. 

돌아갈까, 싶었지만 이젠 돌아가면 안 될 것 같은 기분이 들었어.

왜냐하면 이따금, 뒤에서 시선이 느껴지는 거야. 

무서워서 뒤돌아볼 순 없지만….

그것보다 신경 쓰이는 점은 아직도 이전 역에 도착을 안 한다는 거였어. 

이전 역까지는 거리가 그리 멀지 않았을 터인데, 

조금 걸어가면 도착할 거라고 예상했었는데, 

도착할 기미가 보이질 않아. 

이 선로는 영원히 계속되는 게 아닐까, 이 정도까지 생각하게 됐어.



(이젠, 지쳤어….)



다리의 피로에 더해 정신적인 피로, 혼자라는 고독감, 나는 그 자리에 주저앉고 말았어.



(집에 가고 싶어…. 아빠…엄마….)



얼마나 그 자리에 앉아있었을까. 

문득, 나는 깨달았어. 멀리서 빛이 보이는 거야.



(뭘까….)



그 불빛이 점점 내 쪽으로 다가와. 

잠시 후 그것이 차 헤드 라이트라는 것을 알게 됐어.



(아빠!?)



나는 벌떡 일어나 필사적으로 손을 흔들었어. 

아버지가 아니면 어쩌지, 라고도 생각했지만 이젠 누구라도 좋아.

지푸라기에라도 매달리는 심정으로 계속 손을 흔들었어. 

차는 내 바로 앞까지 와서 멈추었어. 

틀림없이 아버지 차야. 

아니나 다를까, 차 안에서 아버지가 내렸어.



[○○!!]



[아빠!!]



나는 나도 모르게 아버지에게 안기고 말았어.



[이제 안전하단다….]



아버지는 내게 상냥하게 말을 걸어 주셨어. 

나는 이때, 정말로 안심했어. 

이제 집으로 돌아갈 수 있구나, 따뜻한 집으로….



[춥지, 일단 차에 타.]



[응.]



아버지 차에 탄 후 아버지는 운전을 하면서 지금까지의 일을 얘기해주셨어.

전화 후 경찰한테 전화를 해서 아버지는 필사적으로 얘기를 했지만 

경찰은 제대로 취급해주지 않았다고 해. 

하지만 경찰에게 매달리는 것은 포기하고 

다시 몇 번이나 GPS기능으로 조사하고 있으니, 

일순 내 위치가 표시되었다는 거야.

서둘러 메모를 하고 지도를 사용해 조사하여, 

내가 있는 곳까지 올 수가 있었다고 해.

GPS가 통한 건 그 한순간뿐, 그 이후는 몇 번 해도 에러가 떴다고 하지만….

그래서, 가장 중요한 내가 있었던 곳 말인데…

○○현 △△(덮어 두겠지만 고신에츠지방임)이라는 곳이었다고 해. 

○○현은 내가 사는 곳 옆 현이야.



전철을 타고 옆 현까지 왔다는 게 되는 거야….



[그리고 말이야, ○○가 말했던 역명 말인데. 

그건 이미 사용되지 않는 역이라고 해. 먼 옛날에 폐선이 되었어.]



나는 지금까지 쌓여있던 피로 때문에 엄청 졸렸어.



[그랬구나….]



[별로 안 놀라네?]



[이제 놀랄 기력도 없어. 아빠야말로 내가 말한 걸 믿고 있어?]



[믿든 말든 실제로 ○○가 있었으니까 말이야(웃음) 

어쩌면 사용하지 않게 된 전철이 또 사람을 태우고 싶어 ○○를 부른 걸지도 모르겠네.]



[그럴지도….]



(안 되겠다. 졸려….)



내 의식은 서서히 옅어져갔어.






…~♪





[응…….]



시끄러운 소리에 잠에서 깨니, 휴대폰 착신이 울리고 있었어. 

나는 잠이 덜 깬 눈으로 휴대폰을 들어 통화 버튼을 눌렀어.



[여보세요? 누구세요?]



[○○니!? 아빠야! 드디어 네 위치를 찾았어! 지금부터 마중 갈게!]



[…뭐? 어? 뭐라고?]



[그러니까, 방금 네가 있는 곳을 찾았어! 마중 갈 테니 꼼짝 말고 있어!]



몸이 싸늘해지는 것을 느꼈어.

옆을 슬쩍 보니, 분명 차를 운전하고 있는 아버지가 있어.



[에, 아….]



삐―



휴대폰이 꺼졌어. 

배터리가 나간 것 같아. 

나는 잠시 동안 넋이 나가 아버지를 뚫어져라 쳐다봤어.



[아, 아빠…?]



[……….]



[저기! 아빠!?]



[……….]



아버지는 아무 대답도 않고 계속 무표정을 짓고 있어.

창문을 통해 밖을 보니, 주변에 나무가 많아졌어.

시가지로 향하고 있을 터인데 어째서….



[어디로 가는 거야…?]



[……….]



아버지는 아무 말도 안 해. 

묵묵히 계속 운전을 할 뿐이야. 

나는 거기서 처음으로 중대한 사실을 깨달았어. 

내가 사는 곳에서 ○○현까지는 차를 이용해도 1시간 이상은 걸려.

아버지가 마중 나와 준 것은 마지막으로 전화한 후 거의 1시간~2시간 후 정도.

하지만, 아버지는 경찰에서 전화를 했다고 했고, 

GPS를 몇 번이나 써서 지도를 조사했다고도 했어.






…이렇게 빨리 나를 데리러 올 수 있었을까?






내가 착각한 건가?







근데 그때 아빤 확실히 이상했어….



[아빠? 일단 차 세워줄래…?]



[…중얼중얼….]



[뭐라고?]



[…빨리…가야 돼…. …나…때문에…중얼중얼…중얼중얼….]



오싹했어.

그건 확실하게 아버지 목소리가 아니었어. 낮고 신음소리 같은….



([내릴 곳을 잘못 내리면….])



불현 듯 그 말이 뇌리를 스쳐.

내 앞에 있는 아버지는 진짜 아버지가 아니야. 이대로는 이상한 곳에 끌려가고 말아.

도망쳐야 돼. 도망쳐야 돼.

나는 그것만 생각하며, 차가 커브에 다다라 스피드를 줄이는 순간, 

단단히 결심하고 차에서 뛰어내렸어….













그 후 어떻게 됐는지에 대해 쓸게.

그다음 눈을 뜨자, 나는 병원 침대 위에 있었어.

거긴 시가지 병원이었는데, 의사 선생님 얘기를 들어보니 

산간부 쪽 차도 갓길 쪽에 쓰러져 있는 나를 지나가는 사람이 발견해, 구급차를 불러줬다고 해.

부모님에게 연락을 하여 데리러 와달라고 하고, 

나는 이번에야말로 귀갓길에 오를 수 있게 되었어.

신기하게도, 아버지에게 어제 일에 대해 물어봤는데, 아무것도 몰랐어.

아버지는 전화 따윈 하지 않았고, 전화는커녕 내가 회사에서 잔다고 연락이 왔다고 하는 거야.

내가 만난 아버지는 누구였을까. 

그리고 전화 너머의 아버지와 그 남자아이, 무인역….

결국 아무것도 알 수 없었고, 

앞으로도 이 일에 대해서 알게 되는 일은 없을 거라 생각해.



이것으로 이야기는 끝이야.








키사라기역 괴담은 다 이런식인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