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개념갤러리펌

지금은 아니고 내가 용인에서 어학 준비때문에 작년에 거기서

머물면서 용돈벌이겸 야간 편돌이 했었을때 겪었던 일임.

이번에 풀 썰은 그다지 유쾌한 썰은 아닌데 야밤에

갑자기 생각나서 오랜만에 편갤와서 끄적거려봄.


사실 나는 어렸을 때 부터 귀신이나 가위쪽이랑은 거리가

굉장히 먼 쪽인데, 집안이 천주교 집안이어서 그런 것도

있고 내가 애초에 학창시절 야구부 생활을 해서 몸이

건강하기 때문일 지도 모르겠음. 근데 가위는 야구 그만두고

고2때 부터 각잡고 빡공할때 야자끝나고 쓰러져 자다 한번

걸려봤는데 귀신은 못봄ㅋㅋ

때문에 남들에 비해서 겁도 별로 없는 편이고 어두운 곳도

잘 다니는 터라 야간 알바도 여럿해봤지만 인터넷 돌아다니다

보면 자주보이는 귀신 목격담이나 기괴한 경험담 비스무리한

건 한번도 겪어본 적이 없어 내심 한번쯤 봐 보고 싶다는

생각은 해봤다.


근데 여름이었나 한창 편돌이 짬 차서 개같이 몰려오는

피크타임 처리하고 담배손님들만 하나 둘 오는 시간대도

지나서 진짜 밖에 새까맣게 어두워졌었음. 앞에 말햇듯이

편의점 위치 자체는 편돌이들에게 정말 지옥을 방불케

할만큼 최악이었지만 위치 특성상 급식들 야자 끝나고

막차 끊기고 술집까지 문을 닫으면 우리 편의점 반경

100미터 이내, 그러니까 우리 편의점 기준으로 좌우는

물론 건너편, 뒤쪽 술집까지 날 밝을 때까지 불 하나 안보인다.

빛나는 거라곤 바로 앞 가로등 하나하고

하늘에 떠있는 달님하고 오른쪽 위로 쭉 올라가면

있는 김밥천국밖에 없음 ㄷ

이 시간대가 보통 세시 반에서 다섯시 까지인데, 이 시간대는

진짜 그 흔한 담배손님조차 없는데다 밖이 시커멓게 깜깜해서

이때 음악 존나 틀면서 담배 꼬나물고 하늘보면서 잡생각하는

재미로 알바했었음ㅋㅋ 그래서 여느 편의점이 그렇듯 이

시간대에 야식도 쳐먹고 물건도 채우고 그랬었음.


아무튼 그날은 새벽이라고 해도 여름치곤 겨울날씨를 방불케

할만큼 바람도 존나불고 개추워서 더더욱 밖에 사람이 없었고,

나 역시 밖에 나가기 싫어서 폰으로 페북보고 웹툰보며 시간이나

때우고 있었음. 네시쯤 되었었나, 슬슬 물건 채우고 쓰레기

치우려고 일어나서 창고 쪽으로 가려고 일어섰는데 전화가

왔음.근데 점장님은 무슨일 있으면 항상 내 폰으로 전화하셨구

본사 쪽 사람이나 운영 관련 쪽 사람들은 아침시간이나 밤

시간에 전화하는데다 애초에 이 시간대에 전화하는건

인간적으로 예의가 아니지 싶어 시불거리며 전화를 들었는데

전화를 바로 끊더라? 살짝 짜증나서 다시 냉장고 안으로

들어가서 음료수 채우려는데 다시 전화벨 울려서 뛰어가서

받았더니 이번엔 한참동안 대답을 안하다 내가 누구시냐고요

하니까 헛기침한번 하더니 또 끊음ㅋㅋㅋ 다음 전화오면

씹으리라 맘먹고 냉장고 들어가서 음료 마저 채우는데

그 편의점 해본 사람은 알겠지만 문 딸랑 소리 나면 음료수

틈으로 확인할 수 있는거 알거임. 딸랑 소리 들리고 문이

열리길래 음료수 틈 사이로 잠깐 봤는데 아래쪽 진열 중이라

얼굴은 제대로 안보였고 작업복 비스무리한거 입은 다리가

얼핏 보이더라구. 십중팔구 틀딱이나 노가다 하시는 분 같아서

얼른 안나가면 쥐어터지니까 네 나갑니다 하고 나가려하는데

밖에서 뭐가 떨어졌는지 쾅 소리가 들리길래 냉장고 문 열고

창고 들어가려고 왼쪽으로 고개를 돌렸거든? 근데 씨발 무심코

고개를 돌렸는데 난 내 눈을 믿을 수가 없었음.



냉장고 문 열면 바로 옆에 있는 창고 옆에 금고하나 있고 그

금고 위에 씨씨티비 녹화 화면 모니터가 있음. 화면이

4분할 되어서 매장 내부 안을 녹화하는 화면을 진짜 아무생각

없이 딱 보는데, 세상에. 매장안에 아무도 없는거임.

근데 난 분명히 문 열리는 소리도 들었고 사이틈새로

문 한번 열리는 것도 봤고 그 회색 통 넓은 작업복에

운동화도 진짜 분명히 두 눈으로 똑똑히 봤었었음.

그 사람이 본능이란게 있잖아? 니들은 뭐 환청아니겠느냐

할 수 있을 텐데 육감적으로 누군가 매장 내에 들어왔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음.

설사 내가 보지 못했다 하더라도 문은 분명 한 번 밖에

열리지 않았고. 그렇다면 아직 매장 안에 있어야 하는데

씨씨티비 화면상에는 아무도 없고ㅋㅋ 이 모든게 단 몇

초 사이였는데 갑자기 등에 식은땀이 확 흐르면서 등골이

서늘하더라. 존나 무서웠는데 나는 논리적으로, 아니 현실적

으로 말이 안되는 상황에 두 눈으로 직접 확인하러 바로 매장으로

나옴. 더 소름끼치는 건 그 남자는 둘째치고 컵라면 진열대 위에

쌓아둔 소컵 윗줄이 죄다 바닥에 떨어져 있더라. 그리고

무엇보다 천장에 행사상품 안내 모빌이 달려있는데,

그게 존나 흔들리고 있었음. 난 그거 흔들리는 것도 처음봤었고

애초에 그거 위치가 애매해서 일부러 치고 지나가지 않는 이상

흔들릴 일이 없음. 이걸 두 눈으로 목격하고 바로 미친듯이 문

박차고 나가서 좌우를 둘러봤는데 거짓말처럼 아무도 없었음.

이때 나 잠깐 얼이 빠져서 문 잠그는 것도 잊어버리고 그 손님새끼

찾아나섬ㅋㅋㅋ 반드시 그 손님새끼 찾아서 두 눈으로 똑똑히

확인해야 이 좆같은 느낌이 사라질 것 같아서 역쪽으로 1루로

전력질주 하듯이 존나 뛰어감. 도로 까지 뛰었는데 도로에 차는

커녕 사람 한명 안보였음. 그래서 이번엔 바로 반대쪽 김밥천국

쪽으로 존나 달려가서 김밥천국 아줌마한테 혹시 여기

사람 안지나 갔냐고 물었는데 자기가 여기 앞에서 음식물 쓰레기

비우고 있었는데 아무도 못봤다고 하더라. 두 눈으로 똑똑히 본

사실을 부정당해 마치 망치로 한대 얻어맞은 기분에 어쩔 수

없이 편의점으로 돌아왔는데 부재중 전화가 4통 와있더라.

010이었는데 다 같은 번호였음. 전화는 좀 억지라 해도 믿을

수 없는 상황이 너무 소름끼쳐서 다시 물건 채우러 들어가기가

무서워서 그냥 편의점 문열고 앞에서 줄담배만 줄창 피다가

날밝고 손님 하나둘씩 오길래 그때 정신 좀 차리고 물건좀

채웠다. 교대할 때 뒷 교대녀한테 있었던 일 말해주니까

거짓말 치지 말라 그러다가 내가 진지하게 말하니까

그때서야 무서워하더라.


집에 가는길에 점장님한테도 말씀드렸는데 점장님이 씨씨티비

확인해보겠다고 하셨었음. 그리고 이건 나중에 알게 된건데,

씨씨티비 화면에는 그시간대에 아무도 안왔었고 라면하나가

저절로 떨어지면서 옆에 라면도 줄줄이 같이 떨어졌다고 함.

근데 점장님도 존나 이상해했던건 위에있던 모빌이 존나

흔들렸다는 것임. 게다가 내가 뛰쳐나가고 한 몇 분 정적 후에

뜬금없이 전화기 불빛 들어오면서 모빌이 다시 한번 살짝

흔들렸다는데 여기서 둘 다 소름돋았었음ㅋㅋ



뭐 지금에서야 이렇게 아무렇지 않게 얘기하지만 그 회색

작업복에 때묻은 운동화랑 씨씨티비 화면속 라면 떨어지는

거랑 모빌 흔들리는것을 그 정적 속에서 보고 느꼈던 그

싸늘함과 아득함(?)은 아직도 못 있겠더라.

노잼썰 쓸데없이 길게 써서 미안하구 이해가 힘들까봐

우리 매장 내부 사진 있길래 아래다 올려줄게.

폰으로 쓰느라 쥰내 힘든것...



(3줄 요약)

1. 장난전화 두번 수신 후 물건 채우는데 문이 열리고 손님이 들어온걸 음료수 틈사이로 확인.

2. 나가면서 씨씨티비를 봤는데 매장내엔 아무도 없었고
나가보니 진열대에서 컵라면 우수수 떨어져 있었고 천장에
모빌이 미친듯이 흔들리고 있었음.

3. 매장밖에 나가서 집나간 개새끼 찾듯이 찾았는데 아무도 없어서 멘붕옴. 씨씨티비 결과 매장에는 아무도 안왔으나 컵라면하고 모빌이 뜬금없이 흔들렸고 알 수 없는 전화 4통 더왔었음.

ㄴ 그 짧은 시간 안에 도저히 일어날 수 없는 일이었음. 게다가 두 눈으로 똑똑히 손님이 온 것을 확인했음.


너무 길어서 요약해봤다. 길어서 다시한번 미안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