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인 고2때 일이었엉

그 때는 학교에서 자율학습을 밤10시까지 시켰었엉

그날도 10시에 나오는데 왠일로 수위아저씨가

강당문을 안잠궈 놨드라고, 그래서 친구들하고

강당에서 농구하다가 12시 다되서 집으로 가기 시작했지

다른 친구들은 버스로 통학하느라 정문으로 나가고

나는 도보로 통학하느라 후문쪽으로 혼자 가게됐지

근데 그날따라 보슬비는 추적추적 내리고

집가는 골목길은 사람이 없어서 좀 음산했었엉

사람이 없어서 무서운 기분이 들었지만

귀가시간이 늦어서 어무니께 혼날까봐 뛰다시피 걸어서

집으로 가고 있었더랬지 ㅋ

근데 좀 가다보니 반대편에서 누가 오는거야

그때는 반가운 마음이 들었던거 같아

그 사람은 저멀리서 오는데도 한눈에 보일만큼,

키가 컸었어 검은 중절모에 바바리 코트를 입었더라구

그 사람하고 옆으로 스쳐지나갈 즈음

이 쉑 키커서 조켔다 하고 흘끔하고 한번 쳐다봤어

근데 그 순간... 나는 심장이 오그라 드는거 같았어

그 놈 눈동자가 없었어

정확히는 눈 안쪽이 전부 검정색이었더랬지 ㄷㄷㄷ

너무 놀랐는지 뒷머리부터 척추까지 전기가 찌르륵
흐르더라


다행히 너무 놀란바람에 비명을 지르지는 못했어

그리고 자연스럽게 가던 걸음으로 큰길쪽으로 갔어

큰길까지 대략 2분쯤 걸렸는데

그동안 골목길엔 나 뿐이었어

왠지 뒤를 돌아보면 큰일날거 같은 기분에

뒤를 볼 수가 없었지

다음날 일어나서는 내가 어제 잘못본거겠지하고

이 일은 잊혀졌어  꽤 오랬동안...

그리고 얼마전에 이 일이 다시 생각났던건

빌어먹을 드라마 도깨비 때문이야 ㅠㅠ

드라마에서 이동욱이 연기하는 저승사자역의

외향과 복장이 꼭 그때 내가 봤던 \'그놈\'하고 꼭 같았어

물론 이동욱은 눈동자는 있었지만

암튼 도깨비 드라마를 보면서

이 드라마 작가도 그날 내가 봤던 그놈을 본게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더라

가정이 맞다면 그날 내가 본건 저승사자가 맞는걸까?

그날 그놈을 보고 놀라서 비명을 질렀으면

그놈이 나를 어떻게 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