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있을 때였어
군대 간첩썰이니까 내가 군대있을 때지
해병대 1사단에서 09~10년도 근무했었는데
해병대는 포항~울산 해안에 해안 방어를 대대별로 로테이션으로 돌아가
말년을 맞이해서 우리 대대도 해안에 투입되었지
내가 배치받은 곳은 포항 장기면에 두원소초라는 곳이야
6~70년대에 간첩 들어와서 소초 전원 사살된... 아픈 기억이 있는 소초지
그래서 귀신도 많이나옴
어찌어찌 하다보니까 내가 매복조장이 되었어
근무는 일반 소초내에 있는 초소근무와 매복근무가 있는데
매복 근무가 진짜 어찌보면 꿀인데 어찌보면 지옥이었어
초소에 비가시지역에 있는 지역, 취약지역에 벙커 쳐놓고 매복근무 서는건데
보통 8시부터 근무준비해서 절기마다 다르지만 9시 30분쯤 매복지 투입
9시 45분에 모든 준비를 마치고 근무진입신고
그리고 4시간.. 맞나? 더 오래한거 같은데 가만 정리해보니까 4시간이네
암튼 4시간동안 해안에 떠다니는 배 다 확인하고 미확인 배 있음 신고하고 다시 확인하고 야시장비로 별보고 이러는 근무임
담배는 물론 못피고 이게 순찰자 다니는 길목에 있어서 순찰 하루에 두세번씩 오는 죽음의 근무였음
3인 1조로 편성되어서 교대로 1명 가면(잔다고) 2명 근무 식으로 서는 근무인데..
좆까고 그냥 막내는 고정 짬밥 둘이 2시간씩 근무라는 룰을 정립하였으나
그마저도 통신, 정찰, 총기탈취를 대비한 후방감시 3개 역할로 나누다 보니 3명다 고정이 되어버렸어
암튼 대강 설명은 여기까지하고
밤바다 좆같아
아직도 보기도 싫어
일정 거리 이내 지나가는 어선이나 불빛은 전부다 보고해서 확인해야하고,
지나다니는 민간인도 다 확인해야 하는데
바로 뒤에 펜션있음. 맨날 노래방소리들림
커플들은 뭐 이리 밤바다 구경하러 많이 오는지
총 겨누고 암구호수하하면 여자 소리지르고 난리남 남자는 총치우라고 지랄하고
암튼 그랬는데
10월 중순쯤? 지금이랑 비슷한 시기였음
나랑, 이병 한명이랑 하사 한명이서 같이 들어갔음
하사는 나보다 한참 동생이고 들어온지 얼마 안돼서 내가 가르쳐주는중
후방감시 서고 있던 이병이 누가 온대
그래서 지통실에 민간인 한명 출입중입니다. 암구호수하 하겠습니다 하니까
하지 말래 그냥 주민이겠지 그래
속으로 아 진짜 존나 대충하네.. 생각했지만 나도 귀찮으므로 패스했어
우리 매복지가 명불허전이라 진짜 안보이게 돼있거든
이사람이 우리 못보고 그냥 지나치는데
야시경으로 보니까 40~50대 중반정도 되는 어촌 아저씨같이 생겼는데
렌턴들고 가고 있는거야
이쪽에 낚시꾼들이 가끔 출입하긴 하는데 그냥 올사람은 없거든
등대랑 예전에 전멸당해서 버려진 소초 덩그러니 있는 그런곳인데
좀 이상했다
느낌이 안좋아서 이병애한테 야시경으로 놓치지 말고 잘 보라고 하면서 나도 보고
다른 매복지에도 연락해서 저사람 예의주시하라고 얘기했는데
얘가 쭉 걸어가
쭉 걸어가다보면 등대가 있고 절벽이 있거든
그쪽까지 가는거야
거리가 멀어지니까 존나 안보이는데
갑자기 렌턴을 끄는거야
그래도 보이긴 하더라
근데 갑자기 렌턴 불빛을 깜빡깜빡깜빡 세번 하더라?
옆에서 하사가 맨눈으로 보다가 그래
형 쟤 빨간색으로 바꿔서 깜빡깜빡하는데?
그러는거야
오오미
그리고 갑자기 사라짐
없어졌어
He\'s Gone.
갑자기 머릿속에서 간첩영화 한편의 시나리오가 써지면서 마음이 다급해졌어
얼른 딸딸이로 지통실에 전화 걸었지
자초지종을 설명하는데 별 감흥이 없네
그냥 주민이겠지~ 하면서 냅두라는거야
근데 내가 군 생활 말년 되다 보니까 예민해져서 그런가
너무 느낌이 안좋아
머릿속에서 확인해야 한다는 사명감이 드는거야
신기하더라
그 상황에서 존나 째거나 냅두고 싶을거라고 평소에 생각하던가,
간첩 잡아서 휴가에 포상금 받아야지 이런생각만 했었는데
그 순간에는 저새끼 때문에 나라가 망한다 라는 애국심이 피어올랐음
결국 하사한테 실탄 삽탄하고 잘 지키라고 한 다음에
캔통까서 수류탄차고 실탄끼고 그놈 있는 쪽으로 걸어갔음
어짜피 진지하게 읽는 사람도 얼마 없겠지만
너무 기대하지는마 내가 간첩을 잡았다면 지금쯤 일베를 하고 있진 않겠지?ㅋㅋ
혼자 수류탄에 실탄 삽탄하고 등대로 출발했어
왜 혼자 갔느냐
3인 1조인데 둘이 갈수도 있잖아?
근데 우린 탄과 수류탄, 고폭탄을 캔통에 넣어다니는데
K-3가 있어서 탄이 총 1500발정도 들고다녀
그때 총기탈취에 한참 민감하던때인데
그거 탈취 당하면 진짜 좆망
나라 망한다 진짜 은행털이가 대수냐
현역때 근무서다가 농담으로
나 인생 안풀리면 애들 몰고와서 탄이랑 병기 다 뺐어갈꺼다 할 정도로 취약했음
그래서 두명이서 탄을 지키면서 엄호하고 내가 혼자 가기로 했지
진짜 살떨리더라
x(등대)
ㅁㅁㅁㅁㅁㅁ
ㅁㅁㅁㅁㅁㅁ(폐소초)
x(매복지)
대충 저런 배치로 되어있고 저 사이로 길이 나있어
폐초소 지나면 풀도 별로 안자라고 나무도 얼마 없는 개활지야
암튼 쟤가 진짜 간첩이고 총 들고 있고 날 죽이려고 하고 있으면 난 좆된거였는데
2년의 짬밥을 굴려가며 여태까지 배운걸 총동원했지
일단 야시경 장착. 아 근데 야시경 뭐라 부르더라 이름을 까먹었네 P...뭐였지
암튼 야시경 장착에 기도비닉최대한 유지
그날은 월영도 얼마 없어서 엄청 어두웠기 때문에 굳이 그늘로 다닐 필요도 없었어
그래도 최대한 조용히 다녔어
K-2 들고 있었는데 개머리판 어깨에 최대한 견착하고
총구 살짝 내리고
혹시 민간인인데 오발하면 인생 좆망이니까 조종간 안전
하지만 언제라도 단발로 바꿀 수 있도록 엄지는 조종간에 걸치고
방아쇠울에 방아쇠를 넣으면 안되지
그리고 등대를 향해 천천히 걸어가는데
아 씨발
일단 야시경 좆같더라
배율 낮은 망원경같이
시야가 일단 엄청 좁아
평소 보이던 시야가 다 가려지니까
진짜 존나 무서움 옆에서 튀어나올거같아
그리고 살짝 확대되기 때문에
거리감각 좆망
그래도 멀리서도 사람이 다 보이니까 착용하고 걸어갔어
일단 폐 초소부터 정찰
진짜 존나 들어가기 싫더라
선임들이 이병때 귀신장난 이딴거 칠때도 별 감흥 없었는데
그 상황에서 완전 폐허 되어있는 초소 들어갈라니까 진짜 씨발 오줌쌀거같았어
난 귀신잡는 해병이다 ! 이런 되도않는 자위하며 들어갔어
일단 곰팽내 쩜
먼지 존나 풀풀 날라다님
그때 생각났지
아 들어왔으면 발자국이 있겠구나
없음
으음..
솔까 존나 무서워서 각 격실쪽 후딱 수색했어
96k(무전기) 기도비닉모드로 해놓고 계속 통신하고 있었는데
아직도 안 보이는 상태
그 일대 해안가 수색하고 결국 등대로 향했어
너무길가 3줄요약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