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날 부터인가 발신자표시 제한으로 계속해서 전화가온다.
처음에는.. 그래 분명 장난인줄알았다.
우우우웅...우우우웅..
"새벽에 왠 전화.. 뭐야 표시제한이잖아?"
나는 어차피 스팸이거니 싶어서 안받으려했지만 새벽 2시에 오는 스팸은 대체 뭘지
살짝 궁금해졌다.
내 손이 화면을 긁었다.
"네 여보세요?"
전화를 받고 귀에다 댄후 말하기까지 짧은시간 그러나 그사이에 나는 뭔가 이상한 기분을 느꼈다.
내 말을 받고도 건너편에선 아무런 말이없었다. 다만 뭔가 바람이 부는듯한 소리가 났다.
"여보세요? 말하세요 받았어요"
나는 재차 말을 요구했지만 여전히 묵묵부답이였다.
나는 조금더 기다렸으나 계속해서 말이없었기에 그냥 전화를 다시 끊었다.
"에이씨 받기만해도 전화요금 나가는 이상한건 아니였겠지?"
설마 그런거겠어 하며 나는 휴대폰을 침대위에 던지고 다시 하던일을 마저했다.
그땐 분명 거기서 끝이였을. 단순한 전화 인줄알았다.
그러고나서 다다음날 월요일이 되어 나는 출근준비를 하고있었다.
"주말에는 집에서 잔업.. 제대로 쉬지도 못하고 벌써 월요일이라니"
나는 투덜거리면서 차례차례 옷을 입고있었다. 무심코 휴대폰을 들여다보니
7시 45분이 넘었었다.
"아 이러다 버스놓치겠네 빨리.."
우우우웅... 우우우웅...
그러는 순간 휴대폰이 울렸다
"아침 댓바람부터 왠 전화... 응? 표시제한이네?"
휴대폰 화면에는 발신자 표시제한이 떠있었다.
나는 그순간 토요일새벽의 그 전화가 떠올랐다. 받을지 말지 고민하던 나는 받기로했다.
"네 여보세요 누구세요?"
나는 그때와 마찬가지로 전화를 받았다는 의미의 말을 했다.
아마 그때와 같은 녀석인지 말이 없었다.
그때와 다른점은 이번에는 고요한 바람소리가 아니라 조금 시끄러운 소리가 났다는것 일까?
정확히 무슨소리인지 구별이 되지는 않았다.
"저기요 이틀전에도 전화하셨죠? 말을하세요? 네? 왜 말이없어 사람이 표시제한까지 걸고"
나는 말이없는 상대를 향해 답답함을 전해봤지만 여전히 전화속 상대는 말이 없었다.
"에이씨 내가 다음에 받나봐라 끊습니다."
귀에서 휴대폰을 떼고 통화종료를 누르려던 찰나 소리가 흘러나왔다.
[....한걸음]
"..어?"
한걸음? 그 말에 의미를 제대로 파악하기전에 전화는 끊겼다.
"...뭔소리야.."
좀더 그 상황에대해 생각하고싶었지만 버스를 놓칠것 같아서 나는 얼른 집을 나섰다.
"ㅋㅋ 장난전화 참 힘들게 하네 그녀석"
나는 주말과 오늘아침의 일을 회사동료에게 말했지만
당연히 장난전화라고 여겼다.
"장난전화겠지? 근데뭔 텀을두고 전화를해 ㅋㅋ"
물론 나도 그때까진 조금 짓궃은 장난전화라고 생각했다. 별 생각이없었다.
그날 회사일을 마치고 집에들어온나는 피곤함에 씻자마자 그대로 침대에 쓰러졌다.
"아.. 내일도 피곤하겠네 회사도작은데 일은 왜이렇게많아.."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할만한 불평을 내뱉으며 그래도 밥은 먹고자야지 하는 생각으로
일어났다.
냉장고에는 일요일날 반찬가게에서 사왔던 반찬과 주방 찬장에는 햇반이 있었기에
대충 해먹을 생각으로 준비를 하고있었다. 그때
우우우웅..우우우웅..
"뭐야 설마 부장놈은아니겠지? 쉴땐 좀 쉬게해달라고"
나는 회사일을 의논하는 부장의 전화인줄알고 휴대폰을 집고 화면을 보았다. 하지만
(발신자 표시제한)
"...뭐야?"
나는 잠깐 멈칫했다. 이 새끼 무슨 3번째야? 질리지도않나?
이걸 무시할지 받아서 화를 낼지 잠깐 고민한 나는 후자를 택했다.
손가락이 화면을 긁고 나는 냅다 소리치고싶었지만 혹시 다른사람일수도 있으니
일단 평범하게 했다.
"여보세요?"
뭐.. 당연하게도 휴대폰 너머는 고요했다.
".. 야 또 너냐? 그만좀 해라 3번째다 많이참았다. 발신자 표시제한이면 뭐 영원히
안들킬거같냐? 적당히좀해라"
회사에서의 피곤과 이자식에대한 귀찮음의 감정이 섞인 나는
조금 화를 내었다.
물론 아무것도 들려오지않았다. 아무것도.
처음의 바람소리, 두번째의 뭔가 시끄러운소리. 그것들이 들리지않고
그외 다른소리 조차 일절 나지않았다. 그럴수가 있나?
나는 그런 의문을 가지기도 전에 짜증이나서 전화를 끊으려했다.
그리고 그순간
[....세걸음..]
"...!"
그리고는 전화가 끊겼다.
"...뭐야..이새끼.."
나는 잠시 휴대폰을 들여다보고있었다.
꼬르륵..
그것도 정말 잠시. 나는 다시 저녁을 먹기위해 주방으로 향했다.
그 일을 생각하기엔 그날은 너무 피곤했다.
하지만 내 마음속 한켠에 단순한 장난전화가 아닐수도있다 는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그뒤로도 이틀..혹은 하루 간격으로 계속해서 전화가 왔다.
나는 이 자식을 알아내기위해 발신자번호제한표시를 추적해서 알아내는 방식이나
통신사에 전화해서 물어보려했으나 전부 허사로 돌아갔다.
경찰에 신고를하면 어떻게 되지 않을까? 했지만
전화를해서 한다는 소리는 조용하다가 내가 끊는 타이밍을 어떻게 아는지
한걸음 세걸음 열걸음 오십걸음 백걸음 오백걸음
뭐이딴 소리나 하고앉아있으니 경찰에 연락해도 별 소용이 없을거같다는 생각이들었다.
결국 나는그냥 전화번호를 바꾸기로했다.
그 생각이 든게 일주일 전 나는 그날즉시 전화번호를 바꿨다.
그러나 생각이 얕았다. 인정한다. 녀석은 당연히 그딴거에 상관없이 계속해서 전화를걸어왔다.
전화를 안받아보기도했다. 문제는 전화가 끊임없이 울려오는 것이다.
휴대폰 전원을 꺼봤지만 켜자마자 다시 전화가왔다.
평생 전원을 끌순없지않는가? 나는결국 전화를 다시받았고
다시한번 늘어난 '걸음' 수를 듣게되었다.
대체무슨소리지?
전화를 받을때마다 목소리 이외에도 들리는 소리는 받을때마다 달랐다.
무음, 바람소리, 철같은게 부딪히는소리, 뭔가 전동드릴 같은게 돌아가는 소리 등.
정말 다양한 소리가 들려왔다.
그리고 5일전. 그때부터 전화가 오는 주기가 짧아지기 시작했다.
2일 혹은 1일간격이던 전화가 18시간.. 15시간.. 12시간.. 점점 짧아지기 시작했고
집에서도 회사에서도 시도때도없이 울리는통에 도저히 다른것에 집중할수가없었다.
그리고 마음속에선 공포가 자라고있었다. 이녀석이 뭐하는놈인지 도저히알수가없었다.
장난전화라기엔 이미 너무 스케일이 커졌다. 분명히 또라이다. 또라이가 틀림없다.
나는 결국 경찰서를 찾아갔다. 전화 내역을 보여주고 절차를 밟았다.
경찰서에서는 알았다며 접수를 받고 짧은시일안에 연락을 준다고했다.
그게 2일전. 이미 전화의 주기는 말도안되게 짧아졌다. 경찰서를 나오자마자 나는
또다시 전화를 받았고 집에 오는 1시간가량 동안 한번더 받았다.
그래. 그때부턴 아마 주기가 한시간 이였다.
그리고 '걸음' 의 수가 5만이 넘은 다음 전화에서 나는 다른 말을 들었다.
[..거의..다..]
순간 나는 소름이 돋았다. 거의 다? 대체 뭐가?
그 순간 살면서 들은 여러가지 무서운이야기가 떠올랐고 그중하나.
전화를 받을때마다 자신에게 가까워지는 귀신의 이야기가 떠올랐다.
"..아니..겠지.."
나는 귀신,유령 같은것을 믿지않았다. 왜? 당연하니까. 그런게 있을리가없다.
하지만.. 그 순간의 공포는 막을수 없었다.
그리고 몇시간전. 전화의 주기는 30분간격으로 짧아졌고 나는 경찰서에서 연락을 받았다.
아무것도 찾을수 없다는 내용. 어디서 전화가 걸려온건지 녀석의 전화번호가 뭔지
심지어 녀석의 통신사 같은것 조차도 알아낼수가 없었다고한다.
마치 이세상에 존재하지않는다는 듯이.
경찰은 조금 더 수사를 해보겠다고 하며 전화를 끊었다.
그리고 기다렸다는듯 녀석의 전화가 걸려왔다.
그동안 녀석의 대사는 전부 [거의..다] 였다.
그리고 이번전화에서 또다시 달라졌다.
[이제.. 바로..]
나는 몸이굳어 움직일수가없었고.. 휴대폰에서는 엄청큰 발소리 같은게들려왔다.
휴대전화는 끊기지않았다.
쾅 쾅 쾅 쾅
발소리는 마치 휴대전화에 가까워지듯이 점점 크게 들려왔다.
그소리에 정신을차려 나는 바로 전화를 끊었다.
그리고 정적이 흘렀다.
나는 그제서야 온몸이 땀으로 젖었다는걸 깨달았다.
그렇지만 나는 옷을 벗을생각도. 씻을생각도 못했다.
전화가 끊기기 직전. 내집에서 얼마떨어지지않은곳의 마트가 영업을 닫을때
울려퍼지는 '안녕히가세요' 라는 폐점 라디오 소리가.
들려서는 안되는 그소리가 휴대폰을 거쳐 내 귀에 들어왔다.
그뒤로 얼마나 지났지? 나는 정신을 차렸다.
그 마트가 닫는시간은 9시다. 현재시간은?
휴대폰을 들여다보았다. 10시 30분.
나는 장장 한시간이 넘게 굳어있었다. 그리고 그동안 전화가 다시걸려오지않았다.
그렇게 생각한 그순간 휴대폰이 울렸다.
우우우웅...우우우웅...
나는 온몸을 뱀이 휘감는듯한 소름돋는 공포가. 내적에서 우러나오는 두려움을 느꼈다.
전화를 받으면 절대 되돌릴수 없다는듯한 생각과는 반대로 내손은 수신버튼을 누르고있었다.
나는 떨리는 손으로 휴대폰을 들어 귀에 가져다 대었다.
"ㅇ..여..여보..여보세요?"
말을 하는 나조차도 느낄수있는 떨리는 목소리. 목소리만 떨리는게아니였다.
몸 전체가 두려움에 떨고있었다.
[..다 왔다.]
목소리가 들리자마자 나는 휴대폰을 냅다 현관문 반대편으로 던지고 맨발로 집을 뛰쳐나왔다.
휴대폰에서는 목소리뿐 아니라 우리집 아파트의 엘리베이터가 도착했을때 나는
특유의 소리가 들려왔었다. 문을 열고 박차고 나와 엘리베이터를 보았다.
엘리베이터는 1층에서부터 점점 올라오고있었다. 내 집은 12층. 엘리베이터는 멈추지도않고
계속해서 올라오기시작했다.8층을 넘었을 무렵 굳었던 내 다리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더이상 엘리베이터를 보지않고 비상계단을 뛰어 내려갔다.
10층쯤 지났을때 엘리베이터를 잠깐 보자 12층에 선 엘리베이터를 볼수있었다.
나는 계속해서 계단을 뛰어 내려가려 했지만 어디선가 이상한 느낌이 났다.
주머니.
주머니가 진동하고있었다.
나는 있을수 없다며 손을 천천히 주머니속에 넣었고 무엇인가가 잡힌것을 빼어들었다.
...휴대폰.. 내휴대폰이있었다..
어떻게..? 분명 집안에 던졌... 박살이 났을텐데..?
휴대폰은 울고있었다. 마치 빨리 전화를 받으라는듯이 애원하고 있었다.
나는...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나조차 놀랄정도로 떨리지 않는 목소리. 긴장이 끝에 다다르다못해 뛰어넘은 것에대한 반동이였을까?
[왜..도망가?]
그런 섬뜩한목소리. 왠지 세상에선 존재하지않을법한 목소리. 왜 여태 눈치채지 못했을까? 이 소리는 세상에 있을수있는 목소리가 아니였다.
목소리가 들리고 발소리가들렸다.
문제는 발소리가 휴대폰에서 들리는게아니고 계단 윗층.
현실에서 들려오고 있었다는 것이다.
나는 다시한번 휴대폰을 던지고 계단을 뛰어내려가기 시작했다.
8층..7층..6층..5층..4층..
끊임없이 층을 가리키는 표시가 지나고 마침내 1층에 도착했다.
몸의 아드레날린때문일까? 나는 지쳤다는것도 느끼지 못하고 순식간에 뛰쳐나갔다.
문득 아파트를 돌아보자 내가 계단을 내려오면서 켜졌다가 꺼진불들이
다시 켜지고있었다.
'5층..'
나는 그것을 보며 계속해서 뛰쳐나갔다.
사람! 많은 사람이 필요했다. 나를 지켜주고 내 마음을 편하게해줄! 그리고 밝은빛!
너무 긴장한 탓인가? 어디의 길이 어디로 이어지는지 조차 떠오르지않았다.
나는 발이 가는데로 내딪어지는데로 뛰어갔다.
그렇게 얼마를 뛰었을까? 나는 문득 엄청난 탈력감을 느끼며 쓰러졌다.
그제서야 나는 주위를 둘러볼수있었다.
내가 찾던 많은사람.. 밝은빛.. 그런것은 존재하지않았다.
세상을 집어삼킨듯한 어둠만이 내주위에 존재했고
어떠한 느낌도 받을수 없었다. 마치 암흑이 나를 삼킨듯했다.
한치앞도 볼수없는 어둠속 한켠에 공중 전화 부스가 빛을 밝히며 그곳에 서 있었다.
나는 마치 그 빛이 마지막 희망이라는듯 힘이 빠진 몸을 억지로 일어서서
그곳으로 다가갔다. 나는 부스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가자마자 쓰러졌다.
압도적인 공포. 대체 그것은 무엇이였나? 그냥 사람? 귀신?
둘다 말이안된다. 사람이라면 내전화번호 바뀐것을 알수있을리가없다.
귀신이라면...아니. 귀신은 존재하지않는다..아니..
존재한다.
존재한다면? 그런 의문이 들자마자 나는 또다시 극심한 두려움에 떨수밖에없었다.
영화에서나 보던 그런상황.
공중전화기가 떨고있었다. 하하.. 공중전화도 진동할 수 있었던건가? 나는 더이상 어떠한생각도 불가능했다.
나는 쓰러진채로 팔만 뻗어 전화를 받았다.
말은 나오지않았다. 그저 귀에 가져다 대기만했다.
언제나와 같이 말이 들려왔다.
[어서와 나의...]
공중전화 부스는 순식간에 어둠에 감싸였고 사라졌다.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았다는 듯이
"야 얼마전에 발신자표시제한거는 이상한 또라이가 있다고 했던 민원인말이야
왜 연락이안되냐?"
"왜요? 누군지 알아내셨어요?"
"아니.. 도저히 알수가있어야지 뭐야 이거 왜 알수가없지 대체?"
"민원인 연락은 왜안되는데요?"
"아니.. 전화를 걸어도 전화를 받을수없는 지역에 있다잖아.. 뭔소리야이게"
"???"
그로부터 실종신고가 이루어진건 이틀뒤.
모든 수사에도 불구하고 새벽 1시에 자기집 아파트에서 뛰쳐나가
계단을 뛰어내려가고 골목 사이사이를 뛰어가는 cctv에 찍힌 그모습
그리고 cctv가 없는 골목으로 들어간이후 사라진 사람
cctv가 있는 반대편에는 아무것도 찍히지않았다.
아무것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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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무섭네 ㅅㅂ 이런거좀 더올려주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