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무서울 수도 있음 주의 하지만 난 무서웠음, 본인 글 잘 못씀 주의)




고1 여름이었던걸로 기억.

그 날 조별과제 때문에 친구 한명이랑 교실에 늦게까지 남아있었음.

둘이서 노트북으로 피피티 만들고 발표 준비하고 하다보니까 시간이 금방 가버려서 대충 그 날 할거 끝내고 창밖봤더니 노을지고 있었던게 기억남.

우리 교실이 유일하게 남향이 아닌 교실이라 평소에도 볕이 잘 안들었는데 노을이 지니까 약간 어둑어둑하면서도 불그스름한게 교실 분위기가 좀 묘했음.

교실 형광등은 다 끄고있었는데 방과후에 남아있을때 전기쓰면 쌤한테 전기세아깝다고 혼난 적 있어서 그랬던 걸로 기억함. 귀찮아서 그런 것도 있었고.

아무튼 할 건 다 했는데 이런 적은 드무니까 이대로 집에 가기에는 좀 아쉬웠음.

그래서 뭐할까하다가 교실 분위기도 그렇고 여름이기도하고해서 자연스럽게 무서운 쪽으로 얘기가 흘러감.

마침 그맘때쯤에 우리반에서 분신사바나 찰리찰리챌린지같은 강령술이 유행했었는데 친구랑 그런거 몇 개만 해보고 집가기로함.

뭐 분신사바랑 여우창문같은거 먼저 해봤는데 당연히 반응이 올리는 없었고 마지막으로 찰리찰리챌린지를 시도했음.

종이에 yes, no 다 적고 연필 두개 겹쳐서 올려놓고, 젤 처음 질문은 찰리찰리 너 여기 있어? 이거였던걸로 기억함.

친구는 무섭다고 보고만있고 내가 한 3번 정도 처음 질문만 반복했음.

근데 계속 반응 없길래 마지막에 걍 웃으면서 장난식으로 화냈음.

"아 찰리찰리 여기 있냐고!!ㅋㅋ"

근데 구라안치고 진짜 갑자기 연필 움직이더라. 그것도 yes로.

친구랑 놀라서 순간 창문 열려있나 확인했는데 교실문까지 전부 닫혀있었고 바람이 불었다기엔 너무 안정적으로 정확히 yes를 가리키고 있었음.

근데 원래 이게 연필을 위태롭게 올려놓는거다 보니까 그냥 움직이는 일이 많은건 팩트였음.

그래서 그냥 그런가보다 하고 좀 무섭지만 게임 끝냄.

그 뒤로 반응은 일절 없었는데 그래도 좀 쫄려서 "찰리찰리 우리 게임 끝낼게" 몇 번 물어보고 끝냄.

종이랑 연필은 찜찜해서 버리고 집가려고 각자 자리가서 가방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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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교실 자리인데 친구가 파랑, 내가 빨강 자리에 서있었음.

가방싸고있었으니 둘다 정면보고있었고, 밖에 많이 어두워졌길래 괜히 무서워서 서로 계속 말했음.

그렇게 말하면서 가방싸고있는데, 계속 잡담하다가도 잠깐씩 말을 멈추게 되는 타이밍이 생기잖슴?

근데 그 잠깐의 정적동안 갑자기 누군가 내 왼쪽에서






하고 속삭였음.

정말 귀에 대고 속삭인 것처럼 바로 옆에서 소리가 났고 너무 놀라서 순간 왼쪽을 휙 쳐다봄.

그리고

그 순간 내 친구도 동시에 내 쪽을 쳐다봤음.


둘이 눈 마주친 순간 나는 굳어있었고 친구가 먼저 나한테 물어봄.

"방금 니가 한거임?"

일단 나랑 같은 걸 들은게 맞는지 확인하려고 뭐 말하는거냐고 다시 물어봄.

"아니 방금 바로 옆에서 여자가 쉿. 하는 소리 들렸는데"

존나 무서워져서 그냥 바로 가방들고 친구 데리고 학교 빠져나왔음.

친구가 왜 그러냐고 물어보길래 나도 바로 귓가에서 그 소리 들었다고했더니 걔도 잠깐 굳음.

자리가 꽤 떨어져있었는데 어떻게 둘다 귓가에서 속삭인 것처럼 들은걸까.

둘이 버스기다리면서 들렸던 소리 흉내도 내봤는데 확실히 같은 소리를 들은 건 맞았음.
여자가 가볍게 낸 "쉿"


강령술했던 종이는 그냥 재활용박스에 뒤집어서 얹어두고 왔는데 너무 찝찝해서 다음날 아침에 친구랑 학교 주변 골목에서 남들 몰래 태워버림. 연필은 버린거 못찾아서 걍 뒀고.


우리 학교 자체도 1920년대(아마 중후반)쯤에 지어진 오래된 학교라 (중간에 이름도 바뀌고 본관 건물 공사도 많이해서 옛날 모습은 거의 없긴함) 특히 좀 낡은 과학관같은 별관에는 괴담이 많았는데 이 날 이후로 절대 늦게까지 학교 안남아있었음.

지금은 그냥 지난 일이니까 가끔 그 친구랑 그 얘기할때마다
아 그거 우리가 시끄러워서 커신이 닥치라고 한 거였나봄~ 하고 웃어넘기는데,
아직도 그 날 귀 바로 옆에서 속삭였던 소리가 존나 생생함.

진짜 뭐였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