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인은 전역한지 얼마 안된 짬찌임(ㅠㅠ)
눈팅 좀 하다가 나도 뭔가 기억나는 이야기가 있어서 함 올려봄
나는 지은지 얼마 안된 신교대에서 신병교육을 받았었음. 그렇다고 해서 훈련장까지 싹다 신축한건 아니고 걍 신교대 건물만 ㅇㅇ
그래서 생활은 상당히 편하게 했는데 가끔씩 야외 교육훈련이 있었음. 사격훈련이나 수류탄 등등 말임
신교대 생활이 절반쯤 되어갔을때 개인화기 훈련을 나가게 되었음. 정확히 기억은 안나지만 2박 3일 일정이었나 그랬음.
혀튼 먼 길을 행군으로 터벅터벅 걸어간 산 속에 사격장과 낡은 막사가 있었음. 시설은 그냥저냥 쓸만했음. 관물대가 그냥 나무상자더라 ㅋㅋ
1일차가 지나고 2일차 사격까지 끝나고 난 후였음. 어찌됐든 곧 깨끗한 신교대 막사로 돌아갈 생각에 싱글벙글했었지. 초번 불침번이 있었지만 다리 아픈거 빼고는 걍 서있기만 하면 되니까 초번 서고 후딱 자야지 생각만 하고 있었음. 그 막사는 거의 산 중턱에 있어서 암막커튼으로 가려둔 창문이랑 생활관 맞은편에 있던 행정반 문틈으로 들어오는 불빛 빼곤 ㄹㅇ 그냥 어둠뿐이었음. 같이 불침번 서던 맞은편 동기 얼굴조차 안보였으니까...
불침번 임무 중에서 잠 안자고 떠드는 애들 재우는 것도 있어서 애들끼리 떠들던거 듣다가 시끄러우면 주의 주려고 했음. 근데 다른 소대 아저씨라 말하기가 쫄리드라고(평상형 생활관이라 2개 소대가 같이 썼음.). 근데 가만 들어보니까 지들끼리 가위눌리는 얘기를 하고있는겨. 살면서 한번도 가위눌린적이 없어서 얘들 말하는거 들어보니까 되게 막 기분나쁘고 그런거 있자늠 ㅋㅋ 그냥 가만히 엿듣고 있으니까 지들끼리 알아서 곯아떨어져서 걍 내비뒀음.
희미하게 보이는 불침번 같이 서는 동기놈은 뭐하는지 모르겠고 혼자 추워서 벌벌 떨면서 근무를 서고 있었음. 교대까지 한참 남은지라 걍 머리속으로 망상딸치면서 멍때리고 있었다. 그러던 중에 막사 뒤편으로 이틀동안 지내면서 처음 들어보는 소리가 나는거임...
"삐그덕...삐그덕...끼익..끼익..."
대충 이런 소리였음. 그 왜 있잖아 천천히 그네타면 나는 소리. 근데 약간 녹이 슬었는지 뭔지 쇠긁는 소리처럼 울리더라고. 진짜 딱 드는 생각은 '여기 그네가 있었나?'였음. 진짜 들으면 그네타는 소리말고 떠오르는게 없었거든. 막사 정문 국기게양대 옆에 빨래줄이 있긴 했는데 그날은 바람도 안부는 전형적인 청명한 날이었고 애초에 그런 소리가 아니었음. 왜 국기게양대 바람에 흔들리면 쇠 두드리는 소리 나잖아 ㅋㅋ 그 그네 흔들리는 것 같은 소리가 5분이 넘도록 귓가에 울리니까 기분이 존나 묘해져서 같이 불침번 서던 동기놈한테 물어보려고 갔다. 진짜 존나 어두워서 막 평상 밑에 둔 신발들 걷어차고 그랬다.
예상대로 평상에 드러누워있더라고. 나 오니까 평상에서 잠깐 앉다가 일어나더라. 내가 물어봤다. "니 바깥에서 무슨 소리 안들리냐?" "뭔 소리?"
계속 뭐 못들었냐고 캐물으니까 모르겠다고 그러는거임. 더 물어봤다간 괜히 병신취급 받을까봐 걍 관두고 계속 근무섰음.
뭐 그렇게 있으니까 알아서 소리가 멎었음. 커튼 살짝 걷어서 소리나는쪽 보니까 걍 숲이드라. 뭣도 없는 걍 숲. 시간이 하도 안가서 숲 한복판에 그네만 덜렁 있는 망상 하니까 갑자기 무섭드라고. 근데 뭐 내가 예민해서 헛것 들었나 싶어서 걍 별일 없는것처럼 넘겼음.
그렇게 10분인가 20분 지나니까 갑자기 어두운 와중에 평상에서 누가 벌떡 일어나는거임. 겨우 들어오는 빛으로 누군가 봤더니 소대장 훈련병이데? 갑자기 자다가 벌떡 일어나니까 궁금해서 뭔일있냐고 물어봤다. 그랬더니 자는 내내 가위 눌려서 깼다고 하는거;; 주머니에서 라이트펜 꺼내서 겨우 봤더니 한겨울에 식은땀까지 흘리고 있드라. 나보다 한 살 많은 형이었는데 찐텐으로 가위눌린거 같아서 달래줄겸 같이 노가리 좀 까다가 교대하고 나도 꿀잠잤음.
다음날 사격장 올라가면서 그 가위눌린 형한테 괜찮냐고 물어봤음. 근데 갑자기 어제 근무서면서 들었던 그 그네 소리가 생각나서 형한테 물어봤지. 어제 밤에 그네같은 소리 못들었냐고. 근데 형이 사뭇 놀란 표정으로 너도 들었냐고 되묻는거임. 자기도 분명히 그 소리 들었다고 하더라. 내친김에 소대 애들한테도 자다가 무슨 소리 못들었냐고 붙잡아가면서 물어봤는데 ㅈㄴ 아무도 못들었다더라. 심지어 그때 같이 불침번 섰던 동기한테 다시 물어봐도 자기는 모른다고 하니까 말 다했지.
그날 사격장에서 내려오면서 그 숲을 슥 봤는데 밤에 봤던것처럼 아무것도 없는 그냥 숲이드라.
나는 그 이후로 2개 소대에서 가위눌린 형이랑 나만 들었던 그 기이한 소리의 정체에 대해 알려고 한 적도 없었고 알고 싶지도 않아졌음. 아직도 그게 무슨 소리였는지는 통 알 길이 없지만 전역하고 나니까 문득 생각나서 올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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