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내가 정확하게 기억하는건 '도시'라는 거임.


음... 이게 사람 이름이라기보단... 어떤 개념? 이라는 느낌임.


내가 완전 어릴 때라서 좀...왜곡해서 기억하는 거 일수도 있는데.. 왜 어릴 때랑 커서랑 같은 경험을 해도 느낌이 다른거 처럼.



어릴 때의 기억을 떠올려 보자면.. 내 동생을 '도시'한테 뺏길거 같은 무서운 생각이 들었음.


엄마랑 나랑 동생이랑 셋이서 슈퍼 가고 있었는데 갑자기 발길이 안떨어지는거임.


슈퍼 쪽으로 가면 동생을 뭔가한테 뺏긴다 라는 강한 느낌이 들었음.


그래서 엄마랑 동생한테 가지 말라고 막 소리 질렀는데 내 발길은 이상하게 안떨어지는 거야 뭔가로 막은 듯이. 난 그게 '도시'가 막은거라고 생각함..어떤 힘으로.


근데 엄마랑 동생은 내가 그렇게 소리 지르는 데도 뒤도 안돌아보고 가더라.


동생 이름 막 부르면서 ㅇㅇ야ㅇㅇ야 가지마 가면 안된다고! 막 그랬는데도 결국 어떤 경계를 넘어버림.


근데 그게 뭔지 도무지 모르겠다. 너무 비과학적이라 모르겠어. 참고로 내가 정신병력이 있거나 그렇진 않음.


근데 어떤 경계를 넘어서자마자.... 나도 동생을 '도시'라고 부르고 있더라고. 근데 난 좀 영향을 덜 받는 건지 아니면 그 동영상을 같이 봐서 그런건지 '도시'가 내 동생이 아닌 걸 알고 있었음. 그런데도 자꾸 내 동생을 '도시'라고 부르고 있더라. 동생 이름이 뭔지도 잊어버렸고. 


그때 알았음. '도시'한테 빼앗겼구나... 하고.


그리고 동생이 사라지게 된건 좀 지난 후임.



왜 4살 짜리는 상상의 친구를 가지고 있다고 하잖아. 그게 뇌가 커가면서 생기는 일종의 인류 공통의 과정인데 이런 경우 본인도 상상의 친구인걸 인지하고 있음. 근데 난 아무리 발달이 느려도 이미 7살이였고 초등학교 들어가기 전이였고. 그리고 '도시'가 된 내 동생이 내 상상이 아니란 것도 알고 있던 걸 보면... 


모르겠다. 사실 중학교 들어갈때 이후로 '도시'에 대한 이야기를 안했어서. 엄마가 정신병원 데려가려고 한 이후로 엄마한테도 한적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