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대학교1학년부터 신문배달은 한 2년정도 돌렸었어

새벽 3시쯤에 일어나야 하긴 한데 월급도 꽤 되고 혼자 일하는게 편하기도 해서 나름 좋았당

근데 새벽에 비가오는날엔 시간이 좀 걸려, 신문 포장도 해야되고 그래서 쫌 빨리나가줘여 되거든

그 날은 전날 일기예보봤을때 폭우가 온다 해서 새벽 1시 30분쯤 나갔지

그래서 딱 집나가는데 비가 진짜 앞도 보기 힘들 만큼 쾅쾅 내리는 거야. 비유가 어니라 진짜 쾅쾅 내렸다.

'하 씨발.. 오늘도 와따시는.. 살아가는 데스' 하고 일하러감

일단 지국에 가서 구르마에 신문 쫌 채운 다음에 구르마 끌고서 내리막길 내려갔지

이게 지리가 어뜨케 되있냐면
지국에서부터 내리막길 일자로 쭉있고 그 후에 8차선 도로가 있고 그 건너편에 일렬로 상가들이  쫙 있다
나는 상가쪽에 신문을 포장해서 쥬르륵 넣으면 되고

그런데 시발 내리막길 쫙내려가는데
그 끝 8차선 도로 건너편 상가앞에 머리 산발인 여자가 서있더라.

우산도 안쓰고 비는 쾅쾅 내리는데 그 여잔 비를 쾅쾅 맞고 있고

새벽에 폭우라 평소에 보이던 사람들도 아무도 없고

8차선 도로에 있는 사람은 그 여자랑 나밖에 없고

쫄리더라

걍 그렇게 서있었어.


그냥 평범한 정신병자이겠지 하고 무시하고
(새벽에 돌아다니면 우리동네는 정신병자/술취한 사람 밖에 없음 ㄹ
ㅇ임)


일단 도로 건너고 상가쪽에 주르륵 비닐에 포장하면서 신문 슉슉 넣고 있었지

근데 그 순간 상가쪽에 멍하니 서있던 그 여자가 내쪽으로 쩔뚝쩔뚝 걸어오기 시작함
ㄹㅇ 쩔뚝쩔뚝임 속도는 미디움임

시발 따돌리고 싶지만
신문일일이 포장해가면서 가는 나의 속도는 로우인데
미디움인 그 여성분을 이길 수 있을리가

결국 딱 마주쳐 버렸지 난 허리 숙이고 신문을 넣고 있고 그여자는 내옆에 딱 멈춰있고
난 걍 안쳐다보고 내 일 하고 있었음
내 경험상 미친년놈들은 관심 주면 날뜀
2년 동안 신문돌리면서 많이 겪어봐서 암

그렇게 계속 따라 오더라고

난 또 상가문 밑에 신문 넣을꺼라고 쮸그려서 낑낑 대고 있고
그 여자는 위에서 내려다 쳐다보고 있는 느낌이고.
(일부러 그쪽으로 시선도 안주고 있었음)

근데 그 여자가 데이비드 베컴같은 하이톤으로 갑자기 말하더라
"신문 좀 줘!"
그래서 내가 "아 예..그냥 가져가십쇼" 쮸그려 앉은 자세로 손만 뻗어서 구르마 뒤젹뒤적해서 한개 꺼내 줫지.

그여자가 "고마워 중붕아!" 하고 신문을 가지고 가만히 서있더라
내가 그래서 "예 수고하십셔"했지

근데 시발 갑자기 생각이 빡드는거야..
이 여자가 내이름이 중붕이인걸 어떻게 알지?
존나 쫄리더라 손이 덜덜 떨리고
쭈그려 앉아서 일하고 있었는데 싸해지고 가슴이 웅장해지더라

그다음엔 이런생각이 들더라고
내가 여기서 이 여자 정체를 확인하면 어떻게 되지?
이 여잔 무슨 표정을 짖고 있을까?
내가 이 여자 표정을 확인했을때 과연 그 표정을 잊을 수 있을까?
나 좆된건가?
온갖 생각이 다들더라

그대로 일어나서 고개 수그리고 구르마 끌고 다음 구역으로 달려갔다
따라오진 않더라고 그 다음 별일 업었음 ㅋ
그리고 일마치고 집가서 고양이 안고 쾅쾅 울었음 참고로 그때 내스펙은 185/75kg 임 지금은 살쪄서 90이지만 덩치커도 무서운건 무섭더라

글로쓰니 별로 안무섭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