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군대 가기 3달 전쯤, 그 당시 야경에 푹 빠진 친구가 있었는데 나도 할 것도 없고 해서 그 친구 따라서 야경보러 자주 갔었어. 정확히 말하면 야경사진 찍기를 좋아하는 친구라 항상 카메라와 삼각대를 지니고 다녔어.


경기도 부천에 살았는데 둘 다 차도 없고 대중교통 타면서 서울 및 서울근교 야경 명소들 둘러봤는데 진짜 장관이었어. 특히 이 친구가 추구하는 야경장소는 산이었어.

사실 대중교통 이용해서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야경 명소는 몇 군데 안되고, 산은 막차시간 끊기기 전에만 하산하면 얼마든지 멋진 뷰를 볼 수가 있었어.

그래서 우리는 서울이랑 그 근방에 있는 산들을 야간등반했었는데 진짜 경치도 끝내주고 밤공기도 선선하고 운동도 되니 나는 매우 만족했었어.

그렇게 거의 매일을 야산을 올라다녔는데, 그 소름끼치는 일은 서울의 인왕산을 갔을 때 생겼어.

지금이야 인왕산이 야경보러 많이들 가는 산이고 정비도 많이해서 좋아졌다는데(난 그 일 겪은 후 인왕산 안 가봐서 잘은 모르지만..)
그때 당시는 밤에 올라가는 사람은 극히 드물었고 군시설도 있고해서 분위기가 매우 조심스러웠어.

여튼 그 친구랑 여느때와 같이 산을 탔는데, 그날따라 뭔가 산의 적막함이 강하게 느껴졌어. 그리고 친구도 그걸 느꼈는지 평소에는 틀지 않는 노래를 틀고 가더라고..

그렇게 산중턱을 올라갔는데 앞장서던 친구가 노래를 끄더니 나보고 앞에 누군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어.
나도 그쪽으로 랜턴을 비쳐봤는데 진짜 누군가 있었는데 이상하게 실루엣이 여자였어. 어두워서 자세히는 안 보였지만, 긴머리와 소복치마같은게 보였기에 여자라고 판단했어. 평일 야밤에 여자 혼자 산중턱에 있는게 몹시 이상했지만, 우리같은 사람이 또 있는 것 같다는 생각에 그냥 무시하고 갈길 가자고 했어.

그 여자를 지나쳐서 가려고 앞으로 걸었는데, 이상하게 그 여자와 우리의 거리는 일정하게 유지되고 있었어.


그니까 앞으로 분명 걸었고 그 여자의 실루엣은 두발이 땅에 붙은 모습의 멈춘 상태였는데 우리는 그 여자의 앞으로 갈 수가 없었지.

우리 둘은 소름이 돋아서 서로 한번 쳐다본 후, 말도 안하고 뒤로 돌아섰는데 진짜 거짓말 안 치고 그 여자랑 똑같은 실루엣이 같은 거리상에 일정하게 서있는거야.

나는 그 자리에서 얼어붙어서 친구한테 이거 귀신같다고 뛰어내려가자고 했는데 그 친구가 대답도 않고 가만히 서있었어. 그리고 갑자기 목에 걸고있던 카메라를 손에 쥐더니 카메라 플래쉬를 그 여자쪽을 향해 연속으로 계속해서 터뜨리더라고..

친구를 불러도 대답없고 플래쉬만 터뜨리길래 친구 얼굴쪽으로 랜턴을 비쳤는데, 카메라 플래쉬는 여자쪽을 향해 터뜨리는데 친구의 얼굴은 내쪽을 향하며 기괴하게 웃고있었어. 난 진짜 인간이 그런 소름끼치는 표정을 지을 수 있다는 걸 그때 처음 알았고 마지막으로 봤었지.  

순간 이거 진짜 큰일났다는 생각에 나도 모르게 본능적으르 친구 싸대기를 진짜 세게 쳤어. 그러자 친구가 내 팔을 잡고 산 아래로 냅다 뛰기시작했어. 그때 정신도 없고 시선을 바닥을 향하고 있어 실루엣을 어떻게 지나쳤는지는 못 봤어.

그렇게 한참을 달려 산 아래로 내려왔는데 친구가 나보고 처음 하는 말이 '야, 왜 웃었냐' 였어.

걔가 그 여자를 보고 내려가자고 나한테 말했는데, 대답도 없고해서 얼굴을 비쳐보니 자기를 향해 기괴하게 웃고있었데.. 그래서 팔을 붙잡고 내려왔다는게 그 친구의 설명이었어. 그리고 나도 내가 겪은 일을 말했더니 표정이 굳었어. 자기는 뺨맞은 기억이 없다고 했는데 화장실가서 얼굴을 보니 빨갛게 부풀어 올라 있었거든..

우리는 귀신에 홀린게 분명하다고 생각했고 다시는 밤에 산을 타지 않기로 약속했어. 다시 생각하면 진짜 말도 안 되지만 그때 일을 돌이켜보면 너무 소름이끼쳐. 특히 그 여자의 실루엣보다 내 친구의 사람이 아닌 것 같던 표정이..





후일담으로 하나만 더 풀면

그 이후 나는 입대를 했고 고되고 바쁜 군생활에 그 기억도 잠시 잋고 있었어. 그렇게 짬을 먹다가 어느날 선임과 불침번을 서면서 선임이 무서운 얘기좀 해달라고 해서 난 그때 일을 풀었어. 선임은 다 들은 후 표정이 싹 굳더니 인왕산에 악귀사는거 몰랐냐면서 말해주는데 닭살이 확 돋더라고.. 들어보니 선임 할머니가 어렸을때부터 각종 이야기를 자주 해줬는데 그 중 하나가 인왕산 악귀 이야기였더래. 귀신 중에서도 악질인 귀신이 인왕산에 있으니 조심해야한다는 얘기였는데 진짜 너무 소름끼쳤음. 진짜 다음날 싸지방가서 찾아보니까 인왕산 괴담이 있더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