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나 생존프로그램 보면 시끌벅적하던 정글이 갑자기 조용해지면 주변에 반드시 맹수가 있는거라고 그러는데
나도 시골 놀러가서 딱 한번 그런적 있었음
꽤나 오래전 일인데, 키우던 개가 천수를 다하고 죽어서
할아버지 별장이 있는 완전 깡촌 시골 오지에 묻어주러 갔는데
거기가 좀 외진 곳에 집만 딸랑 하나 있고, 묻어주려는 감나무 앞까지는 길도 없음. 걍 억세풀 같은 잡초로 도배된 곳임.
나중에 거기 뭐 밭 만든다고 했다가 할아버지 돌아가셔서 집만 관리하고 주변은 지금까지도 방치중이야
근데 다 묻어주고 쬐그만 비석도 박아주고나서 한숨 돌리고 있는데
몇 초 상관으로 순식간에 주변의 모든 소리가 갑자기 사라지는거야
시끄럽게 지저귀던 산새들 소리도 안나고 매미 우는 소리도 안 나고
심지어 바람조차 안 불어서 진짜 완벽에 가까운 정적만이 흘렀음
보통은 그런거 가지고 겁먹을 이유가 없는데 그날따라 ㄹㅇ 묘한 공포심이 들면서 소름이 막 끼치는거야
진짜 아무런 이유가 없이 극도의 공포심이 느껴져서 처음엔 발걸음이 안 떨어지고 손이 엄청 떨렸음
그러다가 정신 차리고 집으로 미친듯이 달렸어
그때 그 존재가 뭐였을지는 결국 모르고 떠났음. 멧돼지였는지 사람이었는지 뭐였는지는 모르겠다.
지금도 그때 생각하면 병신같은데 무서움
아무 존재도 아니었는데 지레 겁먹고 내려온거라고 말하면 글쓴이는 실망하겠지?
모든 생물들이 글쓴이를 구경하던거였음
호랑이가 없는 이상 우리나라에 최상위포식자 포유류는 인간밖에 없다 고로 네가 맹수였던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