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웃대 리비아의 개구리 http://huv.kr/fear79624
<img src='http://down.humoruniv.com/hwiparambbs/data/fear/a_w6d61fe001_1b73060b72f5c9f7185cb2087b92d15e5ddc08b5.jpg' width='100%' class='img_bb' style='border-bottom: 1px solid rgb(230, 230, 230); vertical-align: middle; max-width: 480px;'>잊고 있었는데 웃자에 올라온 뉴스짤 보고 생각이 났다.
시작.
바야흐로 2002년 초여름 쯤.
군에 갈때가 되어서 부모님 호강 좀 시켜드리고 가려고 고수익 알바가 있나싶어 찾던 중, 철도노선공사 사무실에서 일하던 선배가 단기 철도 공사 일자리 겁나 쉬운거 있다고 소개를 시켜줬었다.
문제는 호남선이라 전라도 사람이 많아서 아무래도 경상도사람이 오면 힘들수도 있다고 했지만 난 그런 편견은 아예없고 신경써본적도 없어서 이런 개꿀자리가 또 있을까 싶었다.
하루 11만원에 야간잔업 있는 날이면 하루 16~8만원까지도 벌 수 있고 특히 이 선배는 졸업하기 전까진 나랑 찐한 사이였던 누나라 보고싶기도 해서 부푼뽕알을 안고 당장 집을 나서기로 했다.
약속날 역에 도착하니 누나가 쉬는날이라며 마중나와 있었다.
같이 현장에 가서 팀장이라는 사람에게 인사를 하는데, 팀장이 이 누나한테 꼽힌건지 누나가 날더러 대학교 후배라고 잘 부탁드린다며 꼬리를 살랑거리니 반갑다고 어깨동무에 담배주고 불까지 붙여주더라.ㅋㅋ 여우같은 가시나.
모텔방 배정을 받고 아무도 없는 방에서 누나와 깊은 재회를 나눈 뒤 티비틀어놓고 멍때리던 중 마칠 시간이 되었는지 모텔 복도에 워커 소리가 울렸다.
방 문이 열리고 한 오십되가는 아재가 들어 오더니 구석 한켠에 가방을 던지곤 나를 아래위로 훑어본 뒤 밥먹으러 가자고 따라오라 했다.
모텔 앞 식당에 들어가서 구석진 자리에 아재랑 앉았는데 괜히 나땜에 구석에 같이 앉으셨나 싶어서 난 화장실에서 혼자 잘 먹으니까 드시던분들하고 같이 드셔도 된다니까 일없다고 했다.
밥먹고 나와서 한대피는데 대뜸 돈 얼마 있냐길래 여비를 좀 챙겨오긴 했는데 많이는 없다니까 모래 월급날 줄터니 한 이십만원만 빌려달라고 했다.
오늘 와서 밥 한끼 했는데 이십만원을 빌려달라니.. 돈거래 안한다니까 앞으로 방도 같이 쓸텐데 잘 생각해보라길래 이새끼가 호구잡나라고 입밖으로 나오는걸 억누르고 잠깐 생각해보니 막말로 도망가도 하루면 버는 돈이라 어색하게 지내기 싫어서ㅈ이십만원을 인출해 빌려줬다.
돈 받자마자 내일은 일없다고 따라오라길래 따라갔는데 조그만 주점으로 들어갔다.
아직 이름도 기억이 난다.
가게는 너무나 존만했는데 상호가 '태평양 USA미시타운' 이었다.
양주두병, 과일, 오징어 등이 나오고 여성도 둘 들어왔는데 한명은 거의 할매고, 한명은 목매단것처럼 목 언저리가 불그스름하게 상처가 난듯한 이십대중후반 쯤 되어보이는 여성이었다.
말도 없이 술만 자꾸 마시다가 아재가 니옆에 앉은 애가 니 스타일이 아니냐, 어디 모자르냐길래 아니라고 했더니 그람 남자새끼가 젊은년 왔는데 젖가슴이나 아랫도리에 손도 좀 넣고 하라길래 뭐 맘에들면 꼬시겠는데, 난 지금 현자고 비겁하게 돈주고 묵는건 안한다니까 씨게 웃으면서 옆에 앉은 아가씨가 자기 딸이라고 소개 했다.
세상에 딸 파는 새끼가 내눈앞에 있나 싶어 당장 패죽일까 싶던 차에 아재는 중국 큰 조직에서 깡패노릇 하다가 딸이 병에 걸려 한국으로 도망친 상태였고 내 옆에 앉은 애가 자기 딸인데 같이 갑상선 수술비 마련하려고 여기 있는거라고 했다.
말을 들으니 참 딱하지만 내가 도움 줄 수 있는것도 아니고 그땐 친해지기도 싫어서 아예 하고 말았다.
한달정도 출근하면서 이 아재도 그렇고, 아재 딸이랑도 어느새 친해져서 인사도 하고 농담도 했다. 세월이 약이다.
공사장 입구에서 현장에 오려면 철길따라 짧게는 삼십분, 길게는 한시간도 넘게 걸어서 들어와야 되는데 아재 딸이 알고보니 효녀라 야간하는 날에는 본인 출근하기 전에 항상 현장에 저녁 도시락이랑 맥주한캔을 갖다 놓고갔다.
아재가 무릎이 안좋아서 야간할때 밥때문에 현장에서 식당까지 왔다갔다 하는걸 너무 힘들어했거든.
그나마 날씨가 추울땐 딸 고생한다고 도시락을 싸왔다는데, 그땐 초여름이라 음식이 쉴수도 있어서 딸이 매번 왔다갔다 했었다.
현장에는 신호수라는 보직이 있었다.
기차가 통과하기 전 무전기로 이것을 알려주면 해당 철로에 있던 작업자들은 잠깐 피했다가 기차가 지나가면 다시 작업을 한다.
가끔 저 멀리 하루종일 우두커니 혼자 서 있는 신호수를 보면 차라리 작업하는게 낫겠다는 생각이 들었었다. 그때의 휴대폰은 애니콜, LG싸이언 같은 조그만 화면의 폴더폰이라 시간을 때울만한 컨텐츠가 없었다.
일한지 한달 보름쯤 되던 날, 이 신호수가 미쳤는지 양쪽귀에 mp3플레이어를 꽂은채 깜박 잠이 든 사이 도시락 주러오던 아재 딸이 그 기차에 하반신이 갈려 죽어버렸다.
철로를 걷는건 잘못됐지만 어찌나 안타깝던지..
아재가 떠나면서 방 서랍에 손가방 하날 놔두고 갔는데 참빗 하나랑 딸사진 몇장이 들어 있었다. 이건 다시 찾으러 오지 않을까 싶어 화장대 앞에 놔뒀는데 며칠이 지나도록 찾아가지 않았다.
두달쯤 되어가던 어느날 식당에서 저녁을 먹고 있던 차에, 평소에 친하게 지내던 모텔 청소 아줌마가 말을 건냈다.
아까 청소하는데 여자친구가 방 입구를 몇번 왔다갔다 하더니 가더라고 했다.
내가 여기서 여자 만날 시간이 어딧냐며 농담하지 말라고 웃으면서 말했더니, 아줌마가 정색하면서 복도끝 반대쪽에서 청소하다 뭐가 움직여서 슬쩍 보니까 모퉁이 돌면서 얼핏 몇번 왔다 갔다 했다길래 선배누난가 싶어서 왔다갔냐고 전화했더니 아니라고 했다.
별거 아니겠지 했던 그날 밤, 자다가 목 말라서 물 마시려고 눈을 딱 떳는데 머리맡에서 가방 지퍼 여닫는 소리가 지이익 지이익 났다.
아재가 가방 찾으러 온줄알고 반가운 마음에 일어나다가 도저히 움직일수가 없었다.
명치 밑으로 너덜너덜한 여자가 구부정하게 앉아 그 가방을 보란듯이 일부러 천천히 열었다 닫았다 하는 뒷모습을 보는데 몸이 굳고 숨이 턱 막혔다.
하필 가방을 화장대 앞에 놔뒀었고 나도 모르게 거울에 비친 그 여자를 보게 됐는데 정확히 나를 보고 앉아 있는 죽은 아재의 딸이었다. 방 안의 어둠보다 더 시커먼 안광을 희번덕 거리고 있었다.
몇초정도 그러고 있다가 기절해서 다음날 일어났는데 감기몸살이 심하게 와서 뼈마디가 깨지는 고통에 일을 쉰다고 했는데 그 방에 있자니 소름끼쳐서 그대로 짐싸서 다른 모텔에서 누나랑 하루 쉰 뒤 현자가 되어 고향으로 와버렸다.
사진의 기차사고 이전에 겪었던 일인데 아마 귀신이 존재한다면 아재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그 당시에도 했었다.
글도 안쓰다보니 처참하네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img src='http://down.humoruniv.com/hwiparambbs/data/fear/a_w6d61fe001_1b73060b72f5c9f7185cb2087b92d15e5ddc08b5.jpg' width='100%' class='img_bb' style='border-bottom: 1px solid rgb(230, 230, 230); vertical-align: middle; max-width: 480px;'>잊고 있었는데 웃자에 올라온 뉴스짤 보고 생각이 났다.
시작.
바야흐로 2002년 초여름 쯤.
군에 갈때가 되어서 부모님 호강 좀 시켜드리고 가려고 고수익 알바가 있나싶어 찾던 중, 철도노선공사 사무실에서 일하던 선배가 단기 철도 공사 일자리 겁나 쉬운거 있다고 소개를 시켜줬었다.
문제는 호남선이라 전라도 사람이 많아서 아무래도 경상도사람이 오면 힘들수도 있다고 했지만 난 그런 편견은 아예없고 신경써본적도 없어서 이런 개꿀자리가 또 있을까 싶었다.
하루 11만원에 야간잔업 있는 날이면 하루 16~8만원까지도 벌 수 있고 특히 이 선배는 졸업하기 전까진 나랑 찐한 사이였던 누나라 보고싶기도 해서 부푼뽕알을 안고 당장 집을 나서기로 했다.
약속날 역에 도착하니 누나가 쉬는날이라며 마중나와 있었다.
같이 현장에 가서 팀장이라는 사람에게 인사를 하는데, 팀장이 이 누나한테 꼽힌건지 누나가 날더러 대학교 후배라고 잘 부탁드린다며 꼬리를 살랑거리니 반갑다고 어깨동무에 담배주고 불까지 붙여주더라.ㅋㅋ 여우같은 가시나.
모텔방 배정을 받고 아무도 없는 방에서 누나와 깊은 재회를 나눈 뒤 티비틀어놓고 멍때리던 중 마칠 시간이 되었는지 모텔 복도에 워커 소리가 울렸다.
방 문이 열리고 한 오십되가는 아재가 들어 오더니 구석 한켠에 가방을 던지곤 나를 아래위로 훑어본 뒤 밥먹으러 가자고 따라오라 했다.
모텔 앞 식당에 들어가서 구석진 자리에 아재랑 앉았는데 괜히 나땜에 구석에 같이 앉으셨나 싶어서 난 화장실에서 혼자 잘 먹으니까 드시던분들하고 같이 드셔도 된다니까 일없다고 했다.
밥먹고 나와서 한대피는데 대뜸 돈 얼마 있냐길래 여비를 좀 챙겨오긴 했는데 많이는 없다니까 모래 월급날 줄터니 한 이십만원만 빌려달라고 했다.
오늘 와서 밥 한끼 했는데 이십만원을 빌려달라니.. 돈거래 안한다니까 앞으로 방도 같이 쓸텐데 잘 생각해보라길래 이새끼가 호구잡나라고 입밖으로 나오는걸 억누르고 잠깐 생각해보니 막말로 도망가도 하루면 버는 돈이라 어색하게 지내기 싫어서ㅈ이십만원을 인출해 빌려줬다.
돈 받자마자 내일은 일없다고 따라오라길래 따라갔는데 조그만 주점으로 들어갔다.
아직 이름도 기억이 난다.
가게는 너무나 존만했는데 상호가 '태평양 USA미시타운' 이었다.
양주두병, 과일, 오징어 등이 나오고 여성도 둘 들어왔는데 한명은 거의 할매고, 한명은 목매단것처럼 목 언저리가 불그스름하게 상처가 난듯한 이십대중후반 쯤 되어보이는 여성이었다.
말도 없이 술만 자꾸 마시다가 아재가 니옆에 앉은 애가 니 스타일이 아니냐, 어디 모자르냐길래 아니라고 했더니 그람 남자새끼가 젊은년 왔는데 젖가슴이나 아랫도리에 손도 좀 넣고 하라길래 뭐 맘에들면 꼬시겠는데, 난 지금 현자고 비겁하게 돈주고 묵는건 안한다니까 씨게 웃으면서 옆에 앉은 아가씨가 자기 딸이라고 소개 했다.
세상에 딸 파는 새끼가 내눈앞에 있나 싶어 당장 패죽일까 싶던 차에 아재는 중국 큰 조직에서 깡패노릇 하다가 딸이 병에 걸려 한국으로 도망친 상태였고 내 옆에 앉은 애가 자기 딸인데 같이 갑상선 수술비 마련하려고 여기 있는거라고 했다.
말을 들으니 참 딱하지만 내가 도움 줄 수 있는것도 아니고 그땐 친해지기도 싫어서 아예 하고 말았다.
한달정도 출근하면서 이 아재도 그렇고, 아재 딸이랑도 어느새 친해져서 인사도 하고 농담도 했다. 세월이 약이다.
공사장 입구에서 현장에 오려면 철길따라 짧게는 삼십분, 길게는 한시간도 넘게 걸어서 들어와야 되는데 아재 딸이 알고보니 효녀라 야간하는 날에는 본인 출근하기 전에 항상 현장에 저녁 도시락이랑 맥주한캔을 갖다 놓고갔다.
아재가 무릎이 안좋아서 야간할때 밥때문에 현장에서 식당까지 왔다갔다 하는걸 너무 힘들어했거든.
그나마 날씨가 추울땐 딸 고생한다고 도시락을 싸왔다는데, 그땐 초여름이라 음식이 쉴수도 있어서 딸이 매번 왔다갔다 했었다.
현장에는 신호수라는 보직이 있었다.
기차가 통과하기 전 무전기로 이것을 알려주면 해당 철로에 있던 작업자들은 잠깐 피했다가 기차가 지나가면 다시 작업을 한다.
가끔 저 멀리 하루종일 우두커니 혼자 서 있는 신호수를 보면 차라리 작업하는게 낫겠다는 생각이 들었었다. 그때의 휴대폰은 애니콜, LG싸이언 같은 조그만 화면의 폴더폰이라 시간을 때울만한 컨텐츠가 없었다.
일한지 한달 보름쯤 되던 날, 이 신호수가 미쳤는지 양쪽귀에 mp3플레이어를 꽂은채 깜박 잠이 든 사이 도시락 주러오던 아재 딸이 그 기차에 하반신이 갈려 죽어버렸다.
철로를 걷는건 잘못됐지만 어찌나 안타깝던지..
아재가 떠나면서 방 서랍에 손가방 하날 놔두고 갔는데 참빗 하나랑 딸사진 몇장이 들어 있었다. 이건 다시 찾으러 오지 않을까 싶어 화장대 앞에 놔뒀는데 며칠이 지나도록 찾아가지 않았다.
두달쯤 되어가던 어느날 식당에서 저녁을 먹고 있던 차에, 평소에 친하게 지내던 모텔 청소 아줌마가 말을 건냈다.
아까 청소하는데 여자친구가 방 입구를 몇번 왔다갔다 하더니 가더라고 했다.
내가 여기서 여자 만날 시간이 어딧냐며 농담하지 말라고 웃으면서 말했더니, 아줌마가 정색하면서 복도끝 반대쪽에서 청소하다 뭐가 움직여서 슬쩍 보니까 모퉁이 돌면서 얼핏 몇번 왔다 갔다 했다길래 선배누난가 싶어서 왔다갔냐고 전화했더니 아니라고 했다.
별거 아니겠지 했던 그날 밤, 자다가 목 말라서 물 마시려고 눈을 딱 떳는데 머리맡에서 가방 지퍼 여닫는 소리가 지이익 지이익 났다.
아재가 가방 찾으러 온줄알고 반가운 마음에 일어나다가 도저히 움직일수가 없었다.
명치 밑으로 너덜너덜한 여자가 구부정하게 앉아 그 가방을 보란듯이 일부러 천천히 열었다 닫았다 하는 뒷모습을 보는데 몸이 굳고 숨이 턱 막혔다.
하필 가방을 화장대 앞에 놔뒀었고 나도 모르게 거울에 비친 그 여자를 보게 됐는데 정확히 나를 보고 앉아 있는 죽은 아재의 딸이었다. 방 안의 어둠보다 더 시커먼 안광을 희번덕 거리고 있었다.
몇초정도 그러고 있다가 기절해서 다음날 일어났는데 감기몸살이 심하게 와서 뼈마디가 깨지는 고통에 일을 쉰다고 했는데 그 방에 있자니 소름끼쳐서 그대로 짐싸서 다른 모텔에서 누나랑 하루 쉰 뒤 현자가 되어 고향으로 와버렸다.
사진의 기차사고 이전에 겪었던 일인데 아마 귀신이 존재한다면 아재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그 당시에도 했었다.
글도 안쓰다보니 처참하네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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