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초등학교 4학년쯤인가 월요일 아침에 교실에 들어서자마자 평소엔 인사도 안하던 새끼들이 갑자기 괜찮냐고 물어보더라
다른반에서도 친하지도 않은 애들이 막 우리반으로 찾아와서 나 보고 수군대고 사라지고 그럼

그래서 도대체 무슨 일인지 모르겠어서 한 명 붙잡고 뭔일이냐고 물어봤더니
어제 오후에 사거리에서 교통사고 당한거 너 아니냐는거임
난 초등학생 때부터 아싸새끼여서 주말엔 밖에 나돌아다니는 일도 잘 없었고 일요일 내내 방 안에서 만화나 보고있었는데 말도 안되는 소리임.
그런데 걔는 자꾸 아무리 봐도 나였다고 말함
다른 애들도 다같이 흥분해서 그 때 상황을 설명하기 시작했음
우리 동네 애들이 활동적인 편 이었어서 여자애들도 거의 대부분 바지만 입고 다녔는데 난 엄마 옷 취향 때문에 여름엔 원피스를 주로 입었었거든
그래도 활동적인건 다른애들이랑 똑같아서 다리에 상처같은것들이 되게 많았음
그런데 그 날 오후에 하늘색 원피스를 입고 다리에 밴드를 엄청 많이 붙인 여자애가 사거리 횡단보도를 지나가더래
그래서 당연하게 '아 ㅇㅇ이구나'하고 있는데 갑자기 차가 한대 오더니 걔를 들이받고 그 여자애는 퍽 날라갔다는거야
그 후로는 대충 구급차가 오고 수습이 됐는데 얘네들 사이에선 내가 차에 치였다면서 소문이 돌기 시작한거지
나중에 가서는 내가 아예 모르는 애 엄마도 내가 차에 치여서 응급실에 갔다고 알고있고 난리도 아니었음
그 날 내내 께름직해서 집에 가자마자 엄마한테 학교에서 애들이 한 말을 그대로 말했는데 엄마가 어이없어 하는거임
알고보니까 엄마도 그날 그 자리에 있었는데 그 여자애가 당했다는 교통사고는 거의 접촉사고 수준이었고 날라가기는 커녕 자리에 주저앉은게 전부라고함
시발 내가 애새끼들한테 들은 말로는 뭔 30미터 날라가서 처박혔네 인도까지 날아갔네 그랬는데 실상을 접하고 나니 어이가 없었음
초딩때 일은 웬만해선 잘 기억이 없는데 이건 워낙 실없어서 아직도 가끔 기억나곤 함
이거 말고도 고등학교 기숙사에서 겪었던 조금 무서운썰 있는데 이건 나중에 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