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무서운 걸 많이 좋아한다
영화나 소설, 말도 안 되는 동네 소문이나 일본 특유의 괴담들
음습하고 찝찝하고 실화든 아니든 손바닥에 땀이 맺히게 하는 것들
특유의 그 서늘한 감각을 즐긴다
근데 정작 귀신을 본 적은 없다
그런고로 귀신을 무서워하진 않는다
단지 그 분위기가 무서울 뿐이다
내가 사는 동네는 젊은 피가 별로 없는 곳이다
이웃은 물론이고 가장 가까운 버스 정류장까지 20분을 걷는 동안 오로지 노인과 노인들의 모습밖에 볼 수가 없다
게다가 이 동네는 외곽이다
주민이 아니면 웬만해선 들어올 일이 별로 없다
이런 따분한 동네에도 내 흥미를 끄는 것이 하나 있다
모서리 중의 모서리라고 할까
동네 가장 깊숙한 곳에는 산이 하나 있는데 산 초입에는 폐건물이 놓여 있었다
앞서 말했듯 나는 무서운 걸 많이 좋아한다
그럼에도 폐건물 안으로 들어가 보지는 않았다
'집 없는 자들이 그곳에서 잠을 청한다'는 실로 꺼림칙한 소문 때문에 멀찍이 바라보기만 했다
나에겐 귀신보다 사람이 무서운 것이다
한 순간의 호기심으로 내 생명을 앗아가는 존재는 귀신이 아니라 필시 '집 없는 사람'일 터다
그날은 비가 내렸다
빗소리는 우중충한 동네를 더욱 바닥으로 가라앉게 만들었다
공포를 즐기는 사람은 공감할 것이다
비 오는 날은 무서운 영화 같은 게 당긴다는 것을 말이다
멈추지 않는 빗줄기에 몽글한 감정이 피어 올랐다
가만히 있기엔 날씨가 너무 아까웠다
그렇게 영화를 볼지, 책을 읽을지 수차례 고민하던 끝에 내린 결론은 폐건물에 들어가 보는 것이었다
나는 우산을 챙겨 들고 곧장 집을 나섰다
마주할 공포 따위는 뒷전이었다
오로지 머릿속에는 폐건물을 방문할 날이란 지금이야말로 제격이 아닌가 하는 생각 뿐이었다
하늘은 내 편이 아니었는지, 폐건물 앞에 도착하니 귀신같이 비가 그쳐버렸다
내심 아쉬웠지만 여기까지 온 마당에 다시 돌아갈 수도 없었다
주위는 고요했다
나뭇잎이 바람에 스치는 소리, 내가 잔해를 밟는 소리는 금방 사라졌다
마치 소리의 울림이 급격히 짧아진 것 같았다
풀벌레 소리도 들릴 법 했는데, 귀마개라도 낀 듯 모든 소리의 잔음 따위가 어딘가로 묻혀버렸다
한동안 입구에 서서 가만히 건물을 바라봤다
혹여나 소문대로 누군가 이곳에 살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깨진 창문들을 가만히 훑었다
창문 너머로 나를 주시하는 시선이나 사람의 기척은 느낄 수 없었다
깨진 유리병이나 정체를 알 수 없는 물건들을 밟지 않으려 애쓰며 입구로 들어섰다
축축해진 공기에 맞물린 묘한 냄새가 느껴졌다
앞서 누군가 다녀간 듯 먼지 쌓인 바닥에는 비교적 선명한 신발 자국이 찍혀있었다
폐건물 입구 바로 앞으로는 계단, 오른 쪽으로는 복도가 보였다
우선 복도를 보며 사진을 한 장 찍었다
카메라 셔터음을 빼면 여전히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나는 조심히 걸음을 옮겨 복도 안으로 걸음을 옮겼다
복도 왼쪽엔 수 많은 방들이 늘어서 있었는데, 어떤 방은 굳게 닫혀 열리지 않았고, 어떤 방은 문짝 자체가 떨어져 나가 안이 훤히 들여다 보였다
아직도 내 안에 자리 잡은 '이곳에 누군가 살고 있다'는 공포감 때문에 닫힌 문을 애써 열려고 하지는 않았다
각 방들은 저마다 다른 주제로 꾸며 놓은 인형의 집 같았다
신문지와 이면지, 잉크가 바래 용도를 짐작할 수 없는 종이들이 널브러진 방
문이 책상들에 가로 막혀 겨우 반쯤 열리는 방
할머니 집에서나 볼 수 있는 두툼하고 촌스런 이불이 깔린 방
한가운데 나무 의자 하나만 덩그러니 놓여 쓸대 없는 상상력을 불러일으키는 방
나는 마음에 드는 방 사진 몇 장을 찍으며 복도 끝에 다다랐다
그곳에는 비상구로 나가는 계단이 있었다
다만 그곳 계단은 쓰레기들로 길이 막혀 나가지는 못했다
다시 복도를 가로질러 입구로 돌아와 2층으로 올라갔다
층과 층 사이는 화장실이 있었다
우리 집 변기도 제대로 볼 생각이 없는데, 폐건물의 화장실은 더욱이 눈길이 가지 않아 그냥 지나쳤다
2층과 3층은 1층과 다를 바 없었다
옥상은 텅 비어있어 빗물이 고인 흔적을 빼면 별 볼일 없는 곳이었다
나는 각 층의 마음에 드는 방 사진을 찍은 뒤 집으로 돌아왔다
소나기 하나로 시작된 모험은 이렇게 허무히 끝을 맺었다
누군가에게 자랑할만한 일도, 스스로에게 만족할만한 일도 아니었다
그저 소문의 폐건물은 사실 별거 아니다는 성과를 얻었을 뿐이다
그렇게 침대에 누워 사진첩을 둘러보던 찰나에 심장이 덜컥 내려앉았다
사진이 없었다
내가 이 글에 첨부한 사진을 제외한 나머지 사진을 찾을 수가 없었다
정확히 말하면 각 층에서 방 안을 향해 찍은 사진들
영문을 알 수 없어 멍해진 상태로 사진첩만 껐다 켜기를 반복했다
내가 찍은 사진들이 어디로 갔을까?
어두운 방안을 향해 플래시가 터지며 함께 울리는 셔터음을 수 없이 들었다
고요에 묻혀 금방 사라지긴 했지만, 그 순간은 셔터음만이 유일한 소음이라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이 글에는 여섯 장의 사진이 있다
나는 여섯 번을 훨씬 웃도는 찰칵 소리를 들었다
아직도 사진이 사라진 이유를 알지 못한다
궁금증으로 남기기엔 영 꺼림칙한 구석이 있다
그렇다고 섣불리 폐건물에 다시 가보는 건 내키지 않는다
적어도 다음엔, 혼자가 아니라 둘 이상이 가서 사진을 찍어 보고 싶다
실화임? - dc App
귀신은 자기 사진을 남지기 않음. 시중에 떠도는 귀신사진들 99.99999% 가 합성에 가짜라고 보면된다
재밌다
이런델 왜 혼자가고 지랄이노
ㅆㅅㅌㅊ
근데 이런데 다 사유지라 막 들어가면 안되자않냐
곤지암이 공포인 이유도 귀신 나오기보다 사유지라서 걸리면 법의 공포를 알게된다 카더라 ㅋㅋㅋㅋ
선생님 폐건물 어디에 있는건지 알 수 있을까요
전주 한옥마을쪽 에 있음
안녕하세요 디시 폐가갤러리 유저입니다. 혹시 해당 건물 위치 알 수 있을까요 ㅎㅎ 저도 같이 탐험해보고 싶습니다 ㅎㅎ 부탁 드려요
첨 사진 창문 깨진거 셜록홈즈같은걸로 인테리어 해놓읁줄ㅋㅋ
폰까지 조작하는 21세기 스마트귀신이노 ㄷㄷ - dc App
전주 호법고시원 맞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