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하게 반말로 할게.

2012년 여름이었어. 아마 7월 중순이었던걸로 기억해. 당시 난 굉장히 어렸어. 9살쯤 됐었을거야. 

엄청 더운 여름방학이었어. 방학에 9살짜리가 뭐하겠어. 친구들하고 놀러나갔지. 놀러나가서 잠자리도 잡고 메뚜기도 잡고 돌도 줍고 하면서 놀았어. 그렇게 하루종일 놀다가 7시쯤 집에 와서 밥먹고 씻고 거실 에어컨 아래서 자는게 내 일상이었어. 당시 내방에는 에어컨이 없어서 여름엔 주로 거실에서 이불을 깔고 잤거든.아무튼 그날도 어김없이 밖에서 놀다 지쳐들어왔어.


그날 아버지는 해외로 출장을 가셨고 어머니는 피곤하시다고 먼저 주무시러 들어가셨어. 그래서 거실엔 나랑 동생만 있었어. 그렇게 동생이랑 시원한 에어컨바람 맞으며 11시까지 한참동안 놀다가 잠에 들었어. 

그렇게 쭉 자던도중 난 목이 말라서 잠에서 깼어. 평소같으면 자리끼를 가져다 놓고 자는데 그날은 동생이랑 정신없이 노느라 자리끼도 가져오지 못했었어. 그래서 난 불을 키고 주방까지 갔지. 주방에서 물을 한잔 따라서 쭉 들이키고 다시 자러 거실로 오고있었어. 당시 집 구조가 주방에서 거실로 올때 TV가 보이는 구조였는데 주방에서 올때 보니까 TV가 켜저있었어. 분명 내가 물을 마시러 주방에 올때는 꺼져있었거든. TV에선 영화를 하고있었는데 그 영화가 백투더퓨쳐 였어. 아무튼 TV를 끄려고 난 리모콘을 찻았어. 그렇게 소파,내가 자던 요,주방,식탁,컴퓨터 옆 등등 거실을 전부 뒤져봐도 리모콘이 안나오더라. 그래서 다른 방까지 뒤졌지. 그런데 리모콘이 안방에서 나오더라. 안방 화장대 위 말이야. 어머니는 안방 침대에서 주무시고있고. 아무튼 난 리모콘을 가지고 와서 TV를 끄고 다시 자려고 누웠어. 


근데 누워서 가만 생각해보니 이상한거야. TV는 누가 어떻게 킨걸까 하고. TV의 전원은 TV에 달려있는 스위칠 킬 수 있다 쳐도 아래 셋탑박스는 리모콘으로만 킬 수 잇었거든. 아무튼 이런저런 생각을 하니까 잠이 안오더라. 그렇게 누워서 생각하며 뒤척거릴다가 나랑 동생이 장난감을 넣어두던 장이 있었는데 그 장 쪽으로 고개를 돌렸어. 거길 보니까 장 문이 열려있고 뭐가 내 장난감을 뒤지고있었어. 바닥에는 레고조각이 흩뿌려져있었고 그것은 계속 뭔가를 찻고있었어. 가까이 가보니까 어떤 남자더라. 덩치는 당시 나보다 조금 컷어. 지금 생각해보니까 나이는 대충 중학생쯤이었을거야. 당시 그 장이 문을 열면 안에 등이 켜져서 빛이나는 구조였거든? 아무튼 거기서 나는 빛이 나는 곳으로 가서 그 사람한테 누구냐 그랬어.


그랬더니 그사람이 나를 쭉 돌아보는데 몰골이 말이 아니었어. 손발의 손가락,발가락이 거의 빠져 문둥했고 얼굴 곳곳에 검은 점이 나 있었어. 딱히 나를 해칠 거같진 않았어. 아무튼 나는 무서워서 그자리에 얼어붙어 있었는데 그때 그게 나한테 팔을 휘두르더라. 딱히 나한테 달려들거나 하진 않고 계속 팔만 휘휘 젓고있었어. 눈을 보니 엄청 다급한듯 보였어. 그러더니 살짝 쉰 목소리로 나한테 오지말라고 가라고 그러더라. 그 말을 듣고 난 너무 무서워서 바로 안방으로 달려갔어. 그리고 어머니 옆에서 마저 잠을 잤어.


나중에 이 얘기를 어머니께 해드리니까 어머니가 하시는 말씀은 정말 충격적이었어. 어머니 말씀으로 이 아파트단지는 원래 나병촌이었다고 해. 나병환자끼리 모여지내는곳. 그래서 여기를 개발할때 유골이 꽤 많이 발견됐어다고 하시더라.


지금생각해보니까 엄청 무서워. 진짜 따지고보면 무덤위에 지은 아파트에서 살고있는거잖아. 


원래 아카에 썻었는데 그냥 여기도 올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