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 큰엄마썰 읽다가..문득 '귀신홀렸다'라는 말이 
괜한 소리가 아니구나 했던 기억이 떠올랐음..
별로 무섭지는 않으니 한번 슥 읽어보길 바람 ㅎ

2006년쯤? 아무튼 반팔 반바지 입던 여름이 었음.

우리집은 외가 친척분들과 여름에 종종 안면도로 놀러가는데 
어른들은 대낮에는 술, 저녁엔 갯벌로가서 해산물 잡고
애들은 모여서 바닷가에서 놀다가 저녁엔 불꽃놀이하면서 시간을 때웠었다. 

어른들은 점심에 간단하게 반주 걸치고 쉬다가 슬슬 어두워지니까
호미 챙겨들고 뭐뭐 캐고 잡으러 간다는데, 우리 아빠만
술에 진탕 취해서 언덕 위 팔각정 같은곳에 완전 뻗어서 자고 있었다.

나랑 친척애들은 언덕 아래 모래사장에서 한창 불꽃놀이하고 
있었는데 몇미터 떨어진 곳에 누가 터벅터벅 걸어가고 있는거임;
(외딴 장소다보니 근처에 우리말고는 아무도 없었음)

자세히 보니까 아빠길래.. 소변보러 내려오셨나?
생각했는데 계속 바닷가 쪽으로 감.. 놀라서 크게 불렀는데
듣지도 않고 계속 걸어감.. 막 뛰어가서 팔잡고 소리쳤더니

대뜸 아빠가 "지금 가야되는데" 이러더라
다시 뭔소리냐고 되물으니까 "부르잖아.. 지금 가야되는데"
순간 오싹해서 막 어깨잡고 흔듦. 

아빠 정신차리자마자 방금 있던일 친척 어른들께 다 알렸고
바닷가에서 귀신홀렸다며 더 있다간 재수없다고 몇십분만에
짐 다싸들고 집으로 돌아갔다.

그때 당시에 귀신홀렸다고 생각할 수 밖에 없던 이유가
일단 팔각정 언덕에서 모래사장으로 내려오려면
맨정신에도 밧줄을 잡고 내려와야 했었음.
(경사가 심해서 윗 길에 박은 말뚝에 로프를 달아둠)

일단 급경사를 술취해서 눈감고 맨발로 내려온 것도 
이상하면서 신기한데.. 도대체 누가 어떻게 불렀는지 
물어보니 이렇게 대답하셨음.

"누워서 자고 있는데 누가 계속 불러서 일어났고
가야할 곳이 있다며 따라오라고 했다."

"벗어놓은 샌들을 신으려하니 신발을 신지 말라고 했다."

"목소리는 남자인지 여자인지 전혀 알 수 없었고
조금 떨어진 앞에서 계속 손짓해서 따라갔다." 

오래되어서 가물가물한데 지금 생각해보면 그냥
술기운에 헛것 보고 환청들린게 아닐까..? 생각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