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안이 풍비박산나고 대주택에서 살던나는 초라하게 쓰러져가는 달동네 햇빛조차 들지않는 허름한집으로 이사오게 되었다

할아버지가 말하시길 여기저기 쏘아다녀도 저기 단군사당엔

얼씬도 하지마라 엄포를 두셨고

나도 당시엔 별대수롭지않게 끄덕이고 다른일에 열중했다

곤충채집이라던가 지붕위를 건넌다던가

무모한선택의 종착지는 언제나 단군사당이었다

할아버지가 가지마라고 한 말씀과 그 궁금증이 나은

선택지

그래 지나만 가보자

저녁을먹고 곤충을 잡으러 간다한후 당시 친구도없던 내게
유일한 말벗이라곤 동네 어른들뿐이었다

팔각정아래 삼삼오오 모인 노인들에게 뜻하지않은 정보를 듣게된다

진한아 너 사당들어가면 혼쭐난다 그러니까 들어가지마

저기 사는 할미가 아주 사나워

생각해보니 나는 단군사당에 누가있는지 조차 모르고살았던가

나는 그길로 희미한 가로등아래 사당근처에서 시간을 보내고있었다 끼이이익 오래된 나무로된 문이열렸고 아주 단정한 한복을입은 할머니가 나왔다

당시 동네에서 나는 인사성밝은 아이로 유명했기에
걸어나온 할머니에게 인사를 건넸다

안녕하세요

쭈뼛쭈뼛 서있는 나를보고 할머니가 주위를 둘러보더니

대뜸 사당 불을끌시간이라며 얼른 집에 들어가라고 했다

네 안녕히계세요 하며 집으로 돌아갔고

가족들과 수박을 먹었다

영웅심리인지 뭔지 그간 가까이 하지마라던 할머니와 접촉한 내가 뿌듯해서 가족들에게 사당할머니가 불끈다고 가라고했다

이런얘기를 꺼내니까 할아버지가 대노하시면서 가지마라 했지않느냐며 나를 호통치시길래 서글픈 마음에 울음을 터트렸고
누나는 나를 달래주며 그날밤 단잠에 빠졌다

다음날 학교갔다가 아이스크림 사준다던 누나를 마중나가게되었고 집에 돌아와 또 밥을먹고 뉘엇뉘엇 저녁이 오고말았다

곤충채집후 사당앞에있는 팔각정에가서 동네 어른들막걸리에 주전부리를 먹는것을 옆에서 도왔고 나는 또 어제일을 얘기하고말았다

어제 사당할머니랑 인사했는데 할아버지한테 혼났어요

그러자 하나같이 헛기침을 하며

나를 나무라던 어른들은 각자집에 간다며 뿔뿔히 흩어지고

집에 돌아오게되었다


2편에서 다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