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은 본인 이야기는 아니고 아는 지인 분 친구로부터 들은 약간 섬뜻한 이야기임.

편의상 그 지인 친구 분을 그냥 A라는 분으로 칭하겠음.


2001년 10월은 강원도 철원에서 군 생활을 했던 A분이 전역한 달이었는데 나름 전방이라 불리는 곳에서 군대 시절을 보냈기에 당시에는 자부심이 엄청 컸다고 한다. 마치 군대를 전역하면 뭐든지 다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절정에 달했던 시기라고 해서...

특히 A님은 어린 시절부터 아버지와 함께 등산을 다녔기 때문에 산을 매우 좋아했고, 친구들과도 자주 왔다고 하는데 정작 혼자 산행하는 것은 그전까지 한 번도 안했다고 한다. 그래서 전역하고 나서 가장 해보고 싶은걸로 혼자 등산하는 계획을 짰다고 함.

(옛날에는 겁도 많았고 혼자서 산으로 갈 기회가 적었다 보니 홀로 등산하는 것은 좀 꺼려했지만 어느순간부터 혼자 산행하는 것을 매우 로망으로 여기게 되었는데 이무래도 힘든 군 생활도 이겼냈기에 자신감이 생겨서 그랬던 것이라고 한다. )


그래서 혼자서 등산하기 좋은 곳을 찾던 도중에 강원도에 있는 대관령 옛길이 눈에 들어왔는데 산도 그리 높지 않고 주변에 맑은 계곡물이 이어진 곳이 많아 풍경도 제법 좋고 안성맞춤이라 생각하여 전역하고 1달 뒤에 그곳을 방문하게 되었다고 한다.

사실 이곳에 오기 전에 주변 사람들로부터 혼자서 산에 돌아다니는 것은 매우 위험하고 안좋은 일들이 빈번히 발생하여 부정적인 시선들이 많았지만 옛길이 험난한 산도 아니고 가볍게 산책하는 느낌이라는 평가들이 많아서 별로 신경쓰지 않았다고 하는데...


그 당시 주변에서 가볍게 점심을 마치고 오후 2시가 좀 안되서 산에 오르기 시작했다고 하며, 맑은 계곡물 소리와 주변에 멋있는 나무들이 많아 경치에 매혹되어 뭔가에 홀린 듯 계속 이어지는 길로 올라갔다고 한다. 처음에는 너무 기분이 좋아서 맞은 편에 하산하고 있는 등산객들에게 먼저 웃으며 "안녕하세요!"라고 할 정도였다고 하니...

그러다 어느순간부터 사람들이 점점 안보이기 시작하더니 인적이 드문 길로 빠져 버리게 되었다고 한다. 그때서야 정신을 차리고 뭔가에 홀렸다고 생각하고 다시 되돌아갈려고 했다고 한다. 안그래도 11월 겨울철이었기에 해가 금방 떨어져 어두워지기 때문이다.


전혀 엉뚱한 길로 들어왔다는 생각과 이제까지 자기가 걸어왔던 길을 생각하며 다시 내려가고 있었는데 똑같은 길이 계속 보이며 이어지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고 한다. 

그 순간 매우 혼란스러움을 느끼며 주변을 향해 소리쳐 봤지만 들려오는 소리와 인기척조차 없었다고 기억한다. 구조 요청을 시도할려고 했지만 통화 자체가 될 수도 없었다...

주변은 차즘 어두워지고 두려움에 떨며 계속  헤메면서 보이는 길은 다 내려 가던 도중에 저 멀리 한 계곡이 나타나기 시작했고, 거기서 어떤 젊은 여자가 세수를 하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고 한다.

모처럼 길을 잃어 두려움에 떨고 있을 때 사람을 발견했다고 생각하여 반가움 마음에 급히 그곳을 향해 달려간 것이다.


근데 막상 달려가보니 그 앞쪽으로 진흙 길 같은 곳이 이어져 있었는데 마치 암흑 속으로 들어가는 것처럼 보였다고 한다. 그렇지만 산을 벗어나고 싶은 마음에 그 길이라도 계속 가지 않으면 안된다는 생각이 들었고, 결국 계속 그 이어진 길로 걸어갔다고 함.

한 25분 ~ 30분 정도 걸었을까? 생각하던 와중에 낡은 초가집이 보였는데 그곳에는 조선시대 농민 같은 복장의 차림을 한 중년 남성과 젊은 여성이 서 있었다고 한다. 그 젊은 여성이 눈길에 들어왔는데 이유는 아까전에 길을 헤메다가 계곡을 발견했을 때 세수하고 있었던 그 여성 같았던 느낌이 들어서라고 한다.

여성은 의미심장한 눈빛으로 바라보고 있었고 중년 남성은 길을 잃어서 산 속을 헤메는 사람 처럼 보이는 자기에게 반갑게 환영하는 목소리로 초가집 안쪽으로 안내했다고 한다.

너무 지쳐 있던 탓에 괜찮다는 말도 할 힘이 없이 그 초가집 안으로 들어갔다고 하는데 마치 끌려가는 느낌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 중년 남성은 산 속에서 길을 잃었냐고 물었고? 자기는 그렇다고 대답했다고 한다.

 남성이 말하길  자기네들이 이미 식사를 했지만 그쪽이 너무 굶주려 보인다고 식사를 대접하면 할 수 있다고 말했는데 뭔가 안좋은 이상한 기분이 들어 거절했다고 한다. 그러자  날씨가 추우니 따뜻한 차라도 한 잔 내오겠다고 말했다는데 당시 목이 너무 말랐던터라 마지 못해 승낙했다고 한다. 

그러자 중년 남성이 밖에 있던 젊은 여성을 부르더니 곧 따뜻하게 보이는 보리차를 가지고 들어왔다고 전해진다.


고맙다고 말을 하고 잔을 잡는데 그 순간 깜짝 놀라 잔을 쏟을 뻔했다고 한다. 보리차는 따듯했지만 잔이 정말 얼어붙을 정도로 차갑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그때 중년 남성은 자기네들이 이런 옛날 복장을 하고 있어서 놀랐을 것이라 얘기하면서 원래 예전부터 자기네 집안은 이곳에 터를 두고 살았고 계속 전통을 중시하며 살고 있었다고 한다. 그러면서 간혹 길을 잃은 등산객들에게 숙소도 제공하는 좋은 일도 많이 했다고 한다.


중년 남성 말로 지금은 날이 너무 어두운데다가 여기는 통화가 불가능하니 오늘 여기서 자도 된다고 말하자 A님은 그러면 오늘 하루만 신세 좀 지겠다고 말하고 동이 트자마자 떠나겠다고 말하면서 숙박비도 같이 지불하겠다고 말했더니 그 남성은 돈을 보자 고개를 저으며 내일 당장 떠날지 안떠날지도 모르는데 그런거 그냥 넣어두라면서 기분 나쁜 미소를 띄면서 나갔다고 한다.


한편으로 편안함이 들었지만 알 수 없는 공포감이 더 컸기에 쉽게 잠을 이루지 못했다고 하는데 그 남성이 알 수 없는 미소와 마지막 의미심장한 말을 했기 때문이다. 그렇게 계속 뒤척이다가 새벽 1시경에 겨우 잠에 들어 곯아 떨어졌는데...

 갑자기 밖에서 알 수 없는 특이한 음성으로 남성과 여성이 오가는 대화가 들렸고 얼마 안있다가 여성의 날카로운 웃음소리가 들려 잠에 확 깼다고 한다. 그때가 새벽 5시 정도였으며 겨울이라 밖은 여전히 깜깜했고 말했다.


순간 너무 무서워서 온몸이 벌벌 떨렸고 남성의 발자국 소리가 밖에서 계속 크게 들리며 신경을 거슬리게 했는데 마치 안에 있는 자기를 엿보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그랬다고 한다. 그렇게 1시간을 꼼짝하지 않고 있다가 6시가 되자 빨리 이곳을 도망쳐야 겠다고 느꼈는데 밖에 상황을 알아보기 위해 문가에 귀를 기울이고 있었다고 했다.

남성이 여자에게 어디 잠깐 갔다와서 어제 그 길 잃은 남자를 보러 가자는 얘기가 들렸는데 그때를 기회로 잡아 남자의 발자국 소리가 잠시 멀어졌을 때 빨리 문을 열고 나와서 밖에 이어진 산길을 향해 냅다 달렸다고 한다.


달리는 와중에 여자의 무섭고 날카로운 웃음소리가 멀리서 들려왔는데 도망치며 잠시 뒤를 돌아 본 순간 여자의 눈이 어제와는 다르게 양쪽 다 빨갛게 변해있었다고 했다. 너무 무서운 나머지 나무가지에 걸려 넘어 질 뻔했지만 생존본능이 강한 탓인지 넘어지지 않고 곧바로 중심을 잡고 빠르게 달리며 내려오고 있었다고 한다.

참고로 A님은 어렸을 때부터 달리기가 무척 빨라 체육 대회에 나가면 달리기가 거의 1등도 많이 할 정도였다는 오죽했으면 부모님이 육상 선수로 키울 생각까지 했었다고 한다...


다행히 달리기가 빠른 탓인지 모르겠지만 가까스로 그곳을 벗어났고 넓어보이는 길로 게속 쭉 내려가자 그때서야 옛길 산행 관리원으로 보이는 아저씨가 있어서 최고로 안도의 한숨을 지었던 기억이 있다고 했다.

어제 어두워서 보이지 않던 길들이 날이 서서히 밝더니 잘 보였던 까닭인지 모르겠지만 그런 위험한 곳에서 가까스로 벗어난 것에 지금도 정말 행운이라 느껴진다고 한다.


근데 그 눈이 새빨갛게 변한 여자는 누구였으며? 조선시대 의복을 입고 있던 남성은 또 누구였는지 지금 생각하면 정말 궁금하면서도 의문이 풀리지 않는다고 하는데 아마 사람으로 둔갑한 여우가 아닐까 조심스럽게 추측 된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