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전에 일이다.난 12살때 우리가족을 포함한 이세상모든 사람들이 날 싫어한다는 결론에 도달했다.난 결코 문제가 없는 아이였지만, 부모님은 날 문제아 취급했고,매일 오후 5시쯤 집으로 돌아오면,곧바로 숙제를 해야만했다.내가 친구집에 놀러가는 것도 , 친구가 우리집에 놀러오는 것도 금지사항이었고,부모님은 나에게 비디오게임이나장난감대신 책을 주면서 그것을 읽도록 강요하며 꼬박꼬박 독후감까지 쓰게했다.내가 책을 진짜로 읽었는지 확인하려 했던 것이다.이 모든 것들은 어린아이가 감당하기 힘든 상황이었고,그 중에서도 날 가장 아프게했던 것은 바로 나에대한 부모님의 사랑이 부족하다는 것이였다.어머니는 내가 자잘한 실수를 하거나 사고를 치면 불같이 화를내며 나를 혼냈고,항상 매정했다.아버진 내 시험점수가 좋지 않아서,나를 때리거나 꾸중할때만 나에게 말을 걸었다.학교에는 상담선생님이 상주해있었는데, 우리학교에도학생들의 학업과 교우관계,심리와 행동교정 상담을 위한 선생님이 있었다.나는 매일 급식소에 가는길에 상담실을 훔쳐봤는데, 선생님은 매일 혼자앉아 서류를 보고있을 뿐, 그와 상담하는 학생은 한번도 보지못했다.그 나이때에 아이들은 스스로의 고민거리를 나와는 아무상관이 없는 어른과 이야기를 한다는것에두려움을 느끼는 것 같다.나 역시 그러한 이유로상담실에 들어가기까지 3주의 시간이 걸렸는데,1993년 3월 2일이 바로 선생님에게 처음으로내문제를 고백했던 날이다.“똑똑똑” 점심시간에 상담실문을 두드리자문에달린 창문을 통해 웃으면서 손짓하는상담선생님의 얼굴이 보였다.그는 자신이 친절한 사람이라는 것을 온몸으로 외치는것 같은 온화한 분위기의 사람이였다.그렇게 자리에 앉아서 자기소개를 하고 난 서서히 내 상처를 털어놓기 시작했다.부모님이 나에게 얼마나 가혹하게 구는지,나에게 얼마나 냉정한지 이야기하다가점차 목소리가 심하게 떨리기 시작하자난 그만 입을 다물어버렸다.그러자 팔짱을 낀 채 고개를 끄덕이며내말을 끝까지 들어준 선생님이 웃으며 입을 열었다.나는 속으로 그가 내 모든이야기들을 부정하며부모님은 나랑 사랑한다는 말따위나 늘어놓진 않을까겁을 먹고있었다. 그런데“흐..하하하 있지..나는 세계최고의 상담사란다.내가 네 고민을 반드시 해결해줄게!”“네?.. 근데 어떻게요??”“방법이 다 있어. 나는 한다면 하는사람이거든장담하건데 한 달이내로 부모님과의 사이가 좋아질거야.영원히 말야” “지..진짜요?”“그럼! 내일 방과후에 다시오렴.오늘 우리가 이런얘길 했다는걸 아무에게도 말해선 안돼,이건 우리 둘만의 비밀이니까. 약속할 수 있지?”“..네 그럴게요”다음날난 수업을 마치고 오후4시무렵에 상담실로 향했고내가 자리에 앉자마자 그는 입구문에 달려있는작은 창문을 블라인드로 가려버렸다.“흐아.. 이제 우리 둘만의 공간이 됐어.”그후로 우리는 한시간정도 이런저런 이야길 나누었고,선생님이 나에게 음료수나 한잔 마시라고 했다.그말에 나는 아주 기쁘게 좋다고 대답했는데,부모님은 그동안 나에게 한번도 음료수를 사준적이없기 때문이었다.선생님은 상담실 앞에 있는작은 냉장고앞에 서서 한참동안을 부스럭거렸다.그리고 그는 뚜껑을 딴 탄산음료를 내놓았고,그 후로 좀더 이야기를 나누었다.그런데“아아악..”정신을 차리고 눈앞에 초점을 맞출때까지 꽤오랜시간이걸린것 같았다.한참만에 눈을 떠보니 내가 수갑을 찬 상태로 침대에 묶여있는 것이다.입은 테이프로 막혀있었고 두려움에 몸부림치며수갑을 마구 잡아당겨 봤지만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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