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력 지하철 1
인력 지하철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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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력 지하철 3 완결 (무지성 인간 지음)
아, 정말 신경 쇠약인 걸까."
요즘의 료스케는 이전과는 사뭇 다르다.
이상한 환각도 가끔 보인다. 아, 전 번에는 지하철에 탔는데 눈동자가 자신에게 달려왔다거나 하는 헛것까지 보았다.
정도것 헛 것이어야 병원에 가지, 이대로라면 정말 미친 사람 확정이었다.
조금 쉬면 괜찮아지겠지, 라고 막연하게 생각하며 퇴근 지하철에 발을 올린다.
마침 금요일 퇴근길이라, 주말동안 푹 쉬고 출근하면 괜찮을 것이라고 생각 한 것이다.
대학 동창 다케다의 생각이 머리속에 떠나질 않는다. 그녀석, 분명 오타쿠였는데 요즘 잘 나가는 변호사 행세를 한다.
나보다 봉급도 많이 받고, 키도 나보다 크고.
유일하게 뚱뚱한게 단점이라고 생각했던 다케다는 요즘 다이어트도 혹독히 하고 있어 가끔은 잘생겼다는 느낌까지 받는다.
"최악이네, 나."
얼마 받지 않는 봉급에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면 월급을 받고 보름이면 동이 난다. 그러면 그저 하염없이 아끼는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지금이 딱 그런 보릿고개인데, 그 녀석. 잘났다고 이만 엔 짜리 오마카세 디너를 먹으러 가자니, 분명 사람 속 긁으려고 하는 이야기일 것이다.
스트레스가 최고치이다. 더 이상 무언가 나를 자극한다면 정말 폭발 해 버리고 말 것이다.
- 이번 역은 ···
벌써 집에 도착했다. 그나저나, 이놈의 지하철 신세는 언제 벗어날 건지.
집으로 돌아가 간단히 씻고 저녁을 준비했다. 조촐한 밥상에, 반쯤 부러진 나무젓가락.
몰래 부계정으로 팔로우해둔 전 여자친구의 인스타그램 스토리가 올라왔다.
금요일 저녁이라서인가, 레스토랑에서 잘생긴 남자와의 식사를 찍어 올린.. 그저 그런 간단한 사진이었다. 잘 나가는 남자와의 연애를 하고 있는 중인 것으로 보인다.
나로서는 감당도 안되는 고급 레스토랑에, 예전에 사귈 때 딱 한번만 먹어보자며 졸랐던 와인을 보틀로 시킨 채 저녁을 먹고 있는 모습을 보자니 내가 한없이 초라해 보였다.
저번 달 생일에, 어머니에게 전화가 왔을 때에 일부러 받지 않고, 문자로 짧게
'히요리와의 저녁 식사 중. 엄마.. 왜요?' 라고 보냈었다.
하지만 그보다 훨씬 전에 히요리와 결별했고, 심지어 그 때는 이미 히요리에게 다른 남자친구가 생겼을 때 였다.
그렇게 우울한 생각을 하며 한참을 울고 난 후, 후련해졌다고 생각 했을 때 핸드폰이 한번 더 울렸다.
띠링- 하는 경쾌한 알림음이었다. 확인해보니, 히요리가 인스타그램 스토리를 하나 더 올렸다.
스토리의 배경에는 저런 곳에 갈 수 있다는 생각 조차 해 본 적 없던 정도의 고급 호텔 사진이 있엇다.
- 히요리 : 남자친구와 주말 호텔 바캉스! 저번주 갔던 곳은 해피아워 타임에 호텔 직원들이 최악이었어. 이번엔 좋아야 할텐데.. ~
해피 아워. 바로 검색을 해 보니 호텔에서 하는 술 드링크 부페 따위라고 한다.
"아아아아아아아아...."
깊은 탄식, 짧은 탄식, 깊은 탄식, 짧은 탄식...
침대에 얼굴을 파묻고 한참 호흡을 가다듬고, 행복한 상상을 했다. 망상에 가깝지만, 그렇게 해서라도 지금 이 기분에서 벗어날 수만 있다면 괜찮았다.
그리고 또 울리는 인스타그램의 알림 소리.
료스케는 확인도 하지 않고 휴대폰을 들어 벽에 던져 버렸다. 던지자마자 한참 부서져서 바닥에 나뒹굴었다.
24개월 할부라서, 할부도 아직 15개월도 넘게 남은 핸드폰이었다.
"나는... 나는... 부서지라고 던진 게 아닌데.. "
료스케의 마음 속에서 울분이 터져 나왔다. 현관의 공구통에서 망치를 들고 와 휴대폰을 완전히 깨부셨다.
" 죽어.. 죽어 죽어!!!!"
한참을 소리 지르며 망치로 휴대폰을 내려쳤을까. 온 발과 손에 유리 조각이 박혔고, 피가 흘렀다. 마침 타이밍 좋게 누군가가 현관을 두드렸다.
"누구세요?"
-저기, 이 밤에 너무 시끄러운거 아니야? 여기 너만 사는 집이 아니니까 조금 조용히 하라고.. 사람 성질 돋우지 말고....
료스케는 들고 있던 망치를 가다듬어 잡고, 현관문을 열어 남자의 머리를 수도 없이 가격했다.
"씨발.. 별 것도 아닌 게.. 별 것도 아닌 게..... "
남자가 확실히 죽었다는 것을 료스케는 알았음에도, 수도 없이 가격을 했다. 오십 번 정도일까, 백번 정도일까. 셀 수 없을 정도로 휘둘렀다.
그리고 료스케는 남자의 시신을 집 안에 던져놓은 채, 현관문을 닫고 집을 나섰다.
그리고는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집 앞 우에다 역으로 향했다.
어떤 소리가 들리는지, 어떤 사람들이 있는지. 아무것도 들리지 않고 보이지 않았다.
다만 한 가지 보인다면, 자신이 구원받을 거대한 기차뿐이었다고 할 수 있겠다.
그의 살인이 5분만에 면죄를 받는 순간이었다.
료스케는 빠르게 달리는 기찻길 사이로 몸을 던졌다.
이 세상은, 그렇게 돌아간다.
아무도 가 본 적 없는 지하철 밑, 그 칠흑과도 같은 공간은 그런 인간들이 모여있는 곳이다.
무사히, 그리고 행복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을 오늘도 실어 날라주는 지하철.
그 지하철을 움직이게 하는 원동력은 인력(人力) 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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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게 잘봣습니다. 옛날 웃대 공포창작소설 감성 생각나서 좋았습니다. - dc App
글을 처음 써 보는거라 부족한 부분이 많을텐데 재미있게 봐주셨다니 감사할 따름입니다.. ㅠ ㅠ - dc App
옛날 공포특급 보는 기분으로 봤음 ㅋㅋㅋㅋ - dc App
개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