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어렸을 때 겪었던 일이야


가끔 할머니네 집에서 며칠씩 자고 오곤 했는데

어느날은 잠에서 깨서 화장실이 너무 가고 싶은거야


우리 할머니집은 방과 화장실이 각각 끝쪽에 있고

방에서 화장실까지 가려면 기다란 복도를 지나야 했어


가족들 다 자고 있고 하니까

불도 안 켜고 그 컴컴한 복도를 그냥 지났지


근데 진짜 이상한 게

보통 잠에서 막 깨면 눈이 어두운 환경에 적응을 해서

주변이 깜깜해도 어느정도는 앞이 보이잖아


그날은 진짜 아무것도 보이질 않아서

거의 벽을 짚으며 걷다시피 화장실까지 천천히 걸어갔어


그렇게 화장실에 다다랐을 때

갑자기 문이 닫히는 소리가 났는데


발자국소리나 물내리는소리, 세면대 물소리 이런게 일체 나질 않아서

그냥 바람때문이겠거니 생각을 했지


그리고 일단 급하니까 화장실 문을 열고

바로 앞에 있는 변기에 앉았는데..


진짜 지금 생각해도 너무 소름끼치는게





변기가 아니라 사람 다리 위에 앉는 느낌



딱딱한 변기가 아니라 물컹한

그것도 맨 살가죽이 닿는 느낌이었어


너무 깜짝놀라서 바로 일어나서 불을 켰는데

아무것도 없고



진짜 내 인생 가장 무서웠던 순간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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