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고양이의 저주
내가 초딩 5학년때 쯤이다. 당시 외갓집이 근처에 있던 우리집은 자주 외갓집을 왕래했는데
외가집에 있던 고양이가 새끼를 낳아 너무 귀엽고 키우고 싶어서 한마리 달라고 애원을 했고
그래서 새끼고양이 한마리를 얻어 15분쯤 걸어 가는 거리의 우리집으로 돌아왔다.
새끼 고양이가 가는 도중 얼마나 할퀴고 울어대며 발버둥을 치는지 이 녀석이 아직 엄마 곁을
떠나기 싫어하는구나 생각했는데..
그렇게 집에 고양이를 데려다 놓고 너무 이쁘다고 밥도 주고 같이 놀고 그러려 했지만
고양이는 전혀 나를 따를 기미를 안보였고 밤새 엄마 찾는 건지 울어대기만 했다.
이렇게 사랑을 주는데도 반응을 안보이는 고양이에 몇일 지나자 싫증이 났던 것 같다.
차츰 고양이 챙겨보는 것도 시들해지고 사실 집에서 나 말고는 고양이 키우는데에 관심이
없던 우리집 식구들은 이럴 거면 도로 외가집으로 돌려보내자고 했고 나도 찬성했다.
고양이가 지저분해져서 돌려보내면 욕먹는다고 해서 싫다고 발광하는 고양이 델고
겨우겨우 목욕을 하는둥 마는중 시켜주고 고양이는 외가집으로 돌아갔다.
근데 몇일후 잠을 자는데 꿈에서 새끼 고양이가 내앞에 나타나 자던 나를 보는 꿈을 꿨다,
나는 내심 반가웠다. 니가 나를 그리 안따르더만 꿈에서 나타나다니 혹시 내가 그리워서 온거니?
그런 내 기대는 잠시였고.. 고양이는 갑자기 온 몸에 짙은 살기를 내뿜기 시작했고
원한서린 눈으로 나를 째려보는데.. 고양이가 나에게 이런 말을 전하는게 느껴졌다.
"왜 그랬어. 왜 그랬어. 왜 그랬냐고." 원한에 사무친 듯한 이 말을 반복하는게 느껴졌고
나는 신기하게도 새끼 고양이가 죽었다는 사실과 왜 죽었는지 원인도
알 수 있었다. 이 모든게 마치 텔레파시 처럼 나에게 전달이 되었다. 목욕시켜준다고 억지로 물
끼얹었더니 달아나버려서 그냥 목욕 한 셈치자고 내버려뒀던게 탈이 되어 병에 걸려
외가집에 가서 죽은 것이었음.
난 꿈속에서도 너무나도 미안하고 무섭기도 하고 그래서
고양이에게 잘못했다고 진심으로 거듭 사과했고 모르고 한 일이었다고 정말 몰라서 그런 거라고
용서를 빌어야 했다. 한참을 용서를 빌고 나서야 살기등등하게 앞에 버텨 지켜보던 고양이의 눈매가
온순해지더니만 스윽 뒤돌아 천천히 사라져 갔다.
이 모든게 꿈속에서 2~30분정도는 흐른 거 같은 긴 시간이었다.
너무나도 생생한 악몽에서 깨어보니 외갓집에서 온 사촌누나랑 울 누나가 이야기 속닥속닥 하는게
들렸다.. 고양이는 개하고 달라서 물 잘 닦아줘야 하는데 그걸 안해줘서.. 뭐 이런 이야기가 들리는
것이었다. 내가 일어난 기색을 알아채고는 이야기를 뚝 끊고 모른척 하기 시작하는 두 누나들.
허지만 나는 알았다. 고양이가 죽었다는 것을.
이미 꿈에서 고양이가 알려줬기 때문에. 그리고 그게 나 때문이고 겨우 용서도 받았다는 점도.
그 후에도 나에게 아무도 고양이가 죽었다는 이야기는 안해줬다. 내가 어린 나이에 상처입을까봐
그랬으리라. 허지만 나도 굳이 묻지 않았다. 그만큼 너무나도 생생했던 꿈을 확신했었다.
신기하게도 고양이가 죽은 것은 꿈에서 말고는 누가 말해주지도 내가 확인해보지도 않았다.
다만 나중에 외갓집 갔을때 확인해보니 새끼 고양이는 역시 없었다.
---------------MSG deliminating-------------
>>> 이 이야기는 내가 근 10년이상을 확실한 내가 겪은 심령 괴담으로 여기던 이야기었는데..
나중에 생각해보니 그냥 자다가 잠결에 누나들 이야기 듣고 순간적으로 꾼 꿈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예전엔 꿈이란게 그렇게 0.5초만에 꾸는 거란걸 몰랐기에.. 30분동안 꿈을 꾸고 깨서
대화 들은건 그 이후 시점이라는 확신이 있었으나..
지금 생각은 잠결에 듣고 0.5초동안 꿈꾸고 깨서 마지막 대화 내용... 고양이는 물 잘닦아줘야 하는데..ㅉㅉ
이 정도 끝자락만 깨서 들은 것이 팩트라는 생각이다..고양이 죽었어 왜? 목욕하다가. 이 내용은 자다가
잠결에 듣고 꿈을 잠시 꾼 거라는 추측이다.
착각 가능성 95프로 정도.. 실화 가능성도 5프로 정도 남겨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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