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이맘때쯤 겨울에 술 한잔하고 지하철 타고 집에 가는 길이었음. 당시 대학생이었는데 종강하기 전까지 시험기간이라 잠도 못자고 해서 좀 비몽사몽한 상태였어.
밤 11시쯤 막차였던 것 같은데 타자마자 앉아서 막 졸다가, 어느 순간 찬 바람이 들어서 깼어. 근데 아무리 지하철이라도 실내니까 그렇게 추울 일이 없는데 정말 온 몸이 오들오들 떨릴 정도로 추웠어.
어디서 외풍이 드나.. 싶어서 흘깃 양 옆을 보는데 갑자기 어떤 여자가 내 앞에 완전 바짝 서는거야. 정말 무릎이랑 무릎이 닿을 정도로.
근데 그 사람이 귀신같지는 않았고 그냥 좀 이상한 여자다, 하는 느낌이었어. 옷은 평범했는데 흰 원피스같은거에 샌들을 신었는데 좀 사람 자체가 흐릿한 느낌?
그렇게 가다가 옆에 맨끝자리가 비어서 엉덩이만 살짝 떼서 자리를 옮겼는데 그걸 또 따라와서 내 앞에 우뚝 서는거야. 이대로 계속 가다간 무슨 일 나겠다 싶어서 다음 역에 도착하자마자 내릴 준비를 하고 있었어.
다음역에 내리자마자 계단을 올라가면서 아직 따라오나 싶어서 출발하려는 지하철 쪽에 눈을 돌렸는데, 그 여자가 닫히는 문 앞에서 나오려고 손이랑 발을 허우적거리는데 다행히 지하철에서 빠져나오지는 못하는거야.
근데 귀신이라기엔 발도 있고 손발 얼굴 다 멀쩡하고.. 사람이랑 그냥 똑같았어. 근데 이상한게 정말 사람이라면 그렇게 나오려고 기를 쓰는데 못나왔을리가 없으니까.. 또 다른 사람들도 그 사람을 보지 못하는 느낌이었어. 일부러 무시하는게 아니라 못보고 지나쳐가는 느낌?
쨌든 그 이후로 인적 드문 심야에 지하철 혼자 타는 건 좀 꺼려져서 버스나 택시 타고 다녀ㅜㅜ
- 출처 : 심야괴담회 앱
근데 택시가 인적 드물땐 더 무섭더라